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쿠팡에서 또 다시 직장내 괴롭힘 문제가 터졌다.
노조는 쿠팡이 여전히 직장내 괴롭힘 문제를 처리하는 데 미온적이라 고용노동부의 감독 강화와 사측의 엄벌 징계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10월 초 피해노동자 A씨는 쿠팡 창원센터에 코로나 방역 업무자로 입사했다. A씨는 근무한 지 일주일 정도가 됐을 때 관리자 B씨에게 외모 평가와 폭언 등으로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
A씨는 이에 자신이 직장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쿠팡 측에 신고를 했지만, 쿠팡의 대응은 미온적이었다. 직장내괴롭힘이라고 사측이 일부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보호 조치가 미흡한 점, 가해자 징계가 약한 점 등이 그 이유다.
근로기준법(76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직장내괴롭힘과 관련해 조사 기간 동안 피해 노동자 등에게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A씨는 근로기준법 등에 따라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조치를 요구했지만 쿠팡 사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쿠팡 측이 조사에 착수해 직장내 괴롭힘을 일부 인정했지만 가해자 B씨에게는 서면 경고 조치에 그쳤다.
이형탁 기자A씨는 그 과정에서 2차 피해마저 입었다. A씨는 B씨에 의해 성소수자 아웃팅을 당했다. A씨는 이런 이유 등으로 정신과를 다니게 됐고, 그 사이 한 차례 성희롱도 당했다고 주장했다.
창원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쿠팡에서는 이런 직장내 괴롭힘 등의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쿠팡 인천4센터, 쿠팡 고양센터, 쿠팡 동탄센터, 쿠팡 안성센터, 쿠팡 장지센터 등에서는 직장내 괴롭힘과 성희롱이 발생하거나 노조와 상담 중인 곳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는 쿠팡에서 이렇게 많은 직장내 괴롭힘이 발생하는 이유로 고용노동부의 관리감독 부재, 쿠팡 사측의 가해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 교육 미흡 등을 꼽았다.
A씨는 10일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용노동부와 쿠팡은 쿠팡물류센터 창원센터에서 발생한 직장내 괴롭힘과 성희롱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김한민 지부장은 "노동부의 허술한 근무 태만과 쿠팡 사측의 안일한 태도를 규탄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