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전의경 정원 축소 방침에 따라 전국 일선 경찰서에 공익근무요원이 배치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이들과 전의경 사이는 아직 물과 기름처럼 겉돌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위병소 근무 교대가 이뤄졌다. 경찰복을 입은 전경 1명은 정문 앞에 서서 경계 근무에 나섰고 청바지와 점퍼 차림의 남성 1명은 위병소 안에 들어가 앉아서 출입 일지 등을 살펴보며 업무를 시작했다.
◈ 전경들 "우리는 서서 근무, 공익요원들은 앉아서 근무"아직 근무복이 나오지 않아 사복 차림을 하고 있는 남성은 지난달 중순부터 일선 경찰서에 배치된 공익근무요원이다.
공익요원들이 주로 맡는 임무는 치안 행정 및 전의경 관리 보조, 정문 경계 근무, 상황실 근무 등으로 서울 지역 31개 경찰서 가운데 19개 서에 최소 3~4명씩 배치돼 있다.
이들은 일반 공익요원과 마찬가지로 근무 시간이 다소 유동적이긴 하지만 출퇴근이 가능하다. 소속도 경찰서가 아닌 병무청에 속해 있어 전의경과 선후임 관계가 아니다.
이러다 보니 전의경들은 불공평하다는 반응이다. 서울의 한 경찰서에 복무 중인 A일경은 ''''공익요원이 온다고 해서 상대적으로 근무 여건이 조금이라도 편해질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며 ''''우리는 만날 서서 근무하고 공익요원들은 앉아서 근무하는데 이건 너무 불공평한 것 아닌가''''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그는 또 ''''후임이라면 근무 방법 등을 제대로 교육시키겠는데 (공익요원들의 신분이)이도저도 아니기때문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또 다른 경찰서의 B상경은 ''''공익요원들이 한 달 정도 됐는데 솔직히 서로 서먹하다''''며 ''''우리는 같은 내무반에서 생활하는데 그들은 퇴근해버리니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없지 않느냐''''고 덤덤히 말했다.
하지만 공익요원들 역시 불만스럽긴 마찬가지다.
◈ 공익요원 "우리는 내무반도 탈의실도 없다"
B상경과 같은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공익요원 C씨는 ''''경찰서가 아닌 다른 곳에서 근무하면 편하다고 들었는데 경찰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전의경처럼 별도의 내무반도 없는데다 탈의실도 마땅히 없다. 지내다 보면 나아지겠지만 걱정되는 건 사실이다''''라고 불안해했다.
[BestNocut_R]서울 구로경찰서 관계자조차 "공익요원들에게는 사실 힘든 일을 시키지도 못하고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도 불분명하기 때문에 전의경들에 비해 관리하기가 버겁다"고 털어놨다.
영등포 경찰서 관계자는 ''''군대로 따지면 신병에 해당하는 공익요원들이 이번에 경찰서에 배치된 것''''이라며 ''''공익요원들에 대한 매뉴얼이 있긴 하지만 ''''소속 따로 관리 따로''''인 지금 상황에서 이들이 전의경과 잘 섞이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우리 역시 공익요원을 배속 받은 게 처음이라 이들과 전의경의 사이를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 지 고민 중"이라고 말해 대책 마련이 절실함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