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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가 차보다 빨라" 위험천만 라이딩 명소 '하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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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가 차보다 빨라" 위험천만 라이딩 명소 '하여말'

    핵심요약

    경기 성남-의왕 연결 '하오개로', 산길 코스로 자전거 운전자 인기
    왕복 2차선에 구불구불 형태지만…도로 한가운데 고속 주행 '안전사고 우려'
    접촉 사고도 발생…자전거 운전자가 주의해야?

    30일 오후 한 자전거 운전자가 자전거 라이더들의 명소로 꼽히는 경기 성남 하오고개를 달리고 있다. 정성욱 기자30일 오후 한 자전거 운전자가 자전거 라이더들의 명소로 꼽히는 경기 성남 하오고개를 달리고 있다. 정성욱 기자자전거 한 대가 내리막길을 달렸다. 도로 한가운데로 내려오던 자전거는 요란한 체인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지나갔다.

    "제가 차보다 더 빨리 달린다고 했죠?"

    이를 지켜보던 인근 상가 관계자가 익숙하다는 듯 말했다.

    30일 오후 경기 성남시 하오개로. 이곳은 의왕 청계동과 성남 운중동을 잇는 4km 길이 도로다. 산길을 지나다 보니 드라이브를 즐기는 운전자들이 종종 찾는다.

    하지만 이곳은 자전거 운전자들에게 더 유명하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공존하는 '낙타 등' 형태다 보니, 힘겹게 고개를 오른 뒤 거침없이 내리막길을 달릴 수 있어서다. 자전거 매니아들은 이곳을 성남 유명 고개와 묶어 '하여말'(하오·여우·말구리고개) 코스로 부른다.


    도로 한가운데로 고속 주행…접촉 사고도 발생

    한 자전거 운전자가 하오고개 도로 한가운데로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정성욱 기자한 자전거 운전자가 하오고개 도로 한가운데로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정성욱 기자
    그러나 왕복 2차선에 불과한 도로가 라이딩 명소로 이용되다 보니 안전사고에 노출돼있는 상황이다.

    이날도 다수의 자전거 운전자들은 빠른 속도로 도로를 내달렸다. 이 도로는 구불구불한 형태의 산악도로여서 시야 확보가 어렵지만, 일부 자전거들은 거침없이 도로 중앙을 달렸다.

    고속으로 달리는 자전거가 많다 보니 실제 충돌 사고로도 이어진다. 인근 카페에선 도로 옆에 '자전거 주의'라는 표지판도 별도로 설치했다.

    카페 관계자는 "이 도로에선 자전거가 차량보다 훨씬 빨리 달린다"며 "자전거가 속도를 줄이지 못해 차량과 부딪친 사고도 두 번이나 봤다"고 말했다.

    오르막길에서는 자전거 속도가 느려지다 보니 차량이 자전거를 지나쳐 가려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도로 폭이 좁아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하면서 자전거를 피해갔다. 이로 인해 맞은편에서 오던 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줄이기도 했다.

    더욱이 이곳엔 자전거뿐 아니라 롱보드를 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도로를 자주 이용한다는 운전자는 "예전에 갑자기 보드를 탄 사람이 달려들어서 깜짝 놀랐다"며 "다행히 지나가는 차량이 없었고, 차도 서행 중이어서 사고는 안 났지만 아찔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규제 대상 아냐"…자전거 운전자에게 맡겨진 안전

    자전거 운전자가 불법 주차 차량과 주행 중인 차량 사이를 달리고 있다. 정성욱 기자자전거 운전자가 불법 주차 차량과 주행 중인 차량 사이를 달리고 있다. 정성욱 기자
    도로교통법상 자전거 운전자는 자전거도로로 통행해야 한다. 자전거도로가 없을 경우엔 도로 우측 가장자리에 붙어서 이동해야 한다.

    즉, 기본 법령만 준수하면 도로 폭이나 형태와 상관없이 도로를 달릴 수 있다. 때문에 도로와 교통을 관할하는 지자체나 경찰에서도 안전수칙을 당부하는 게 전부다.

    시 관계자는 "해당 도로는 폭도 좁고, 자전거 도로를 위해 도로를 확장하기도 어려운 형태"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전거가 도로를 달리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단속 대상이 아니다"라며 "자전거 이용자들이 안전 운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18년부터 3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자전거 관련 안전사고는 총 5555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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