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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의 역설…직장과도 거리두기? 2030 "이직 여유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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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택근무의 역설…직장과도 거리두기? 2030 "이직 여유 생겼다"

    코로나로 재택근무 늘자 2030 "이직에 나서볼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지속되는 가운데, 재택근무에 돌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이직 준비'에 나서는 2030세대들도 늘어나는 모습입니다. 이들은 재택근무가 시간적 여유와 눈치 보이지 않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말합니다. 반면 여가 시간이 늘고 업무효율도 유지됐다며 직장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2030세대도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IT업계 '붐' 등 재택근무 속 이직 분위기 '후끈'
    MZ세대, 회사 충성도 낮은 데다가 '재택' 더해져 이직 시도 늘어
    취업 컨설턴트 "재택근무 이후 이직 상담 25% 증가"
    "효율적 업무처리·여가시간 확보" 현재 회사 업무, 긍정 평가도

    연합뉴스연합뉴스
    한 대기업 계열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황모(30)씨는 최근 이직을 고민 중이다. 평소같으면 이직 생각을 할 틈도 없었겠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재택근무에 돌입하면서 시간적 여유가 생긴 덕분이다.

    황씨는 "재택근무를 오랫동안 하다보니 '이 업무가 내 적성에 맞나'에서부터 '더 나은 회사로 이직 해볼까'하는 생각까지 든다"며 "출·퇴근 시간이 줄어든만큼 여유 시간에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1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지속되면서 재택근무하는 회사가 느는 가운데, 여유 시간을 활용해 이직 준비에 나서는 20·30세대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이들은 재택근무로 줄어든 출·퇴근 시간, 직장 내 눈치가 덜 보이는 환경 등을 활용해 이직 준비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스타트업 회사에서 개발 업무를 하던 노모(29)씨에게 재택근무는 '기회'였다. 작년 코로나19가 심해지면서 이전 회사에서는 재택근무에 돌입했고 노씨는 이 시기를 활용해 현재 종업원 1000명 규모의 한 중견기업 개발자로 이직에 성공했다.

    노씨는 "집에서 근무하다보니 평소보다 이력서 등 이직 과정에 필요한 준비를 하기가 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IT업계는 활황이 이어지면서 업계가 전반적으로 이직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여기에 재택근무까지 더해지니 주변에서도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직장인 3명 중 1명은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재택 근무 중 이직 준비를 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지난 7월 직장인 75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3.1%가 재택 근무 중 이직 준비를 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사무실 근무 때보다 직장 내 눈치가 덜 보여서(54.2%)'가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 '업무 집중도가 올라가면서 업무가 빨리 끝나서(20.5%)'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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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컨설팅업체 트러스트원 송진원 공인노무사는 평소 다니던 회사에 대한 아쉬움이 코로나19 환경과 만나면서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송 노무사는 "회사에 재택근무가 퍼지면서 평소보다 25% 정도 이직 상담이 늘었다"며 "누구나 평소 다니던 회사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기 마련인데 이번 기회에 이직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실제로 재택근무 중에 이직 컨설팅을 오는 경우도 많다"며 "특히 MZ세대들이 원래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데 (재택근무로) 회사의 (직원) 관리 가능성도 낮아진 만큼 이직 움직임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재택근무로 여유 시간이 늘었다지만 모두가 쉽게 이직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업이 채용규모 자체를 줄이는 등 반작용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에 재직중인 윤모(33)씨는 2년째 이직 준비중이다. 윤씨는 "우선 조금 작은 회사에 취직해서 이직을 준비하려고 했다"며 "재택근무를 활용해 CFA(공인재무분석사 자격증) 등 이직에 도움이 될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대로 재택근무가 운영돼서 준비할 여유는 생겼는데, 코로나19로 기업이 채용 인원을 확 줄여서 준비 기간만 길어지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재택근무 도입으로 오히려 이전보다 효율적으로 근무할 수 있고, 남은 시간을 자기계발에 투자할 수 있었다며 현 회사 재직 환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회가 됐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여행 플랫폼 회사에서 재택근무를 경험한 이서연(32)씨는 특히 '혼합형 재택근무'가 효율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혼합형 재택근무는 격주나 격일 등 재택근무와 출근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이씨는 "원래라면 멀리 출장을 간 뒤에도 회사로 돌아와 나머지 업무를 처리해야했다"며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도입되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귀가해서 처리할 수 있는 쪽으로 회사 시스템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실제 직장인들은 재택근무에 크게 만족하는 편이었다. 잡코리아가 지난 10일 재택근무를 경험한 직장인 840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만족도'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87.3%가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재택 근무 유지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출퇴근 시간 대중 교통 이용 스트레스가 없어서(42.0%)', '자유롭게 시간 활용이 가능해서(36.3%)' 등이 꼽혔다.

    관세청에서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는 공무원 최모(28)씨는 "기본 1~2시간씩 걸리던 출·퇴근 시간이 줄어 그 시간 동안 잠을 더 자거나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을 수 있었다"며 "그러면서도 평소 업무대로 처리했으니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송 노무사는 재택근무를 활용해 이직에 시도하려는 청년들에게 "이직할 때 대부분 평판조회를 거친다"며 "재택근무시 할 일을 안하고 이직을 준비했다는 평가가 전해지면 좋지 않으니, 할 일은 하고 업무시간 이후에 이직을 준비하길 권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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