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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구조자 "고무줄 칭칭 감긴 백구, 물 주자 허겁지겁…"



사건/사고

    [인터뷰]구조자 "고무줄 칭칭 감긴 백구, 물 주자 허겁지겁…"

    공업용 고무줄로 입 묶어 괴사상태 이르러
    순한 백구, 학대 순간도 사람 반겼을 듯
    마실 물 주자 허겁지겁, 물은 피로 물들어
    경찰 탐문 수사 중, CCTV 영상 확보해 분석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세현 (비글구조네트워크 이사)
     
    지금부터 함께 악마를 찾겠습니다. 제가 악마라고 표현하는 게 좀 지나치다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부터 소개하는 이야기를 들으시면 아마 여러분도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실 거예요. 전북 진안에서 발견된 개 이야기입니다. 사진을 한번 보여드릴게요. 유튜브와 레인보우로 보실 수 있는 분들은 한번 보시고요. 제가 설명을 해 드리죠. 
     
    흔히 '백구'라고 하는 개입니다. 아마 진돗개로 보이는데요. 개 입에 질겨서 잘 늘어나지도 않는 그 두꺼운 공업용 고무줄을 칭칭 감아놨습니다. 그리고 끝을 단단히 동여맸어요. 아마 개는 이걸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했지만 앞발 두 개가 다 피가 나도록 헐었습니다. 이런 채로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제보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던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죠.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의 김세현 이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이사님 나와계세요?
     
    ◆ 김세현> 네, 안녕하세요.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김현정> 일단 저 백구의 지금 상태는 어떤가요?
     
    ◆ 김세현> 지금 상태는 병원에 있는데요.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기아 상태라서 또 골반 뼈가 보일 정도로 굉장히 말라 있어요. 병원에 간 첫날은 탈수하고 염증 수치가 너무 높았고요. 신장이 많이 안 좋다는 결과가 나온 상태예요.
     
    ◇ 김현정> 그러면 집중적인 치료를 하면 목숨에는 문제가 없겠습니까? 
     
    ◆ 김세현> 네, 목숨에는, 아무래도 집중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고요. 지금은 뭐 먹으려고도 하고 조금 호전이 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 김현정> 지금 구조영상 찍은 걸 보여드리고 있는데 불쌍하네요. 참 불쌍하다라는 말밖에 안 나오는데 처음에 어떻게 발견이 됐습니까?
     
    ◆ 김세현> 처음에 제가 지난주 토요일 12일에 아는 지인한테 전화를 받았어요. 울면서 전화가 왔더라고요. 그분이 진안군 상전면 월포리 금지교차로 부근을 천천히 차를 타고 지나고 있는데 개 한 마리가 목줄뿐이 아니고 목끈 있잖아요. 긴 목끈.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김현정> 산책 다닐 때 이렇게 들고 잡고 다니는 거요?
     
    ◆ 김세현> 네, 목끈까지 쭉 늘어지는 채로 정말 천천히 걸어가고 있더래요. 그래서 깜짝 놀라서 이렇게 보니까 입이 이상한 거예요. 입이 이상하니까 얼른 비상등을 켜고 차를 세워서 내려서 본 거죠. 그랬더니 강아지가, 백구가 입이 뚤뚤 말린 채로 막 숨을 헐떡이면서 걷지도 못할 정도로 힘들어하고 있더래요.
     
    ◇ 김현정> 조금 전에 보여드린 영상이 처음 발견됐을 당시를 아예 찍으셨군요? 휴대폰으로?
     
    ◆ 김세현> 네.
     
    ◇ 김현정> 크지도 않아요. 그런 개인데 입을 그냥 칭칭 매어놓은 상태로 목줄을 질질 끌면서 돌아다니고 있었던 거예요?
     
    ◆ 김세현> 그렇죠.
     
    ◇ 김현정> 그래서 발견하자마자 고무줄을 풀어주신 거죠?
     
    ◆ 김세현> 네. 여기가 도로변이다 보니까 안쪽으로 강아지를 데리고 가서 너무 힘들어하니까 고무줄을 풀어줬어요. 고무줄을 풀어줬는데 이분이 하필이면 캣맘이신 분이라서 얼른 차에서 고양이 사료하고 물을 꺼내서 줬는데 입이 아프니까 사료는 먹지도 못하고 입을 풀어주니까 정말 입을 벌렸다 다물었다 하면서 숨 쉬면서 물을 허겁지겁 마시더라고요.
     
    ◇ 김현정> 먹었어요? 지금 보니까 입 주변이 다 헐었어요.
     
    ◆ 김세현> 네, 헐었고 물을 먹는데도 물이 다 피로 물들 정도로 피가 많이 났어요.
     
    ◇ 김현정> 물 색깔이 빨갛네요. 이거 얼마 동안이나 이렇게 묶여 있었던 걸까요?
     
    ◆ 김세현> 일주일 정도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일주일 정도가 되지 않겠느냐?'예요? 아니면 무슨 단서를 찾으신 거예요?
     
    ◆ 김세현> 왜냐하면 병원에서 진단이 콩팥하고 심장이 다 망가진 상태거든요. 먹지 못하고, 물을 못 먹었기 때문에.
     
    ◇ 김현정> 물을 일단 못 먹으니까.
     
    ◆ 김세현>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추론을 할 수 있는 거죠.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김현정> 그렇게 역추적을 해 보면 일주일 동안 물 한 모금 못 먹은 것 같다는 거군요. 도대체 누가 왜 이렇게 잔인한 짓을 했을까요? 이게 좀 단서가 있습니까?
     
    ◆ 김세현> 어저께부터 경찰에서 수사가 들어갔어요. 경찰에서 수사가 들어갔는데 그 동네가 또 마을이 많지가 않아요. 세대수가. 그래서 일일이 집집마다 다니면서 탐문 수사를 했는데 그 동네 개는 아닌 것 같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시골 동네면 동네 개들은 다 알거든요.
     
    ◆ 김세현> 그렇죠. 좀 더 탐문을 해봐야 되겠지만 아닌 것 같다고 말씀을 하시고 CCTV 쪽으로 오늘부터 수사를 시작할 거예요. 그런데 제가 개인적으로 하는 생각은 보통 저희가 유기견들을 구조하고 그랬을 때 보통 목줄, 목끈까지 이렇게 매달린 상태로 유기를 하는 경우는 그렇게 흔치는 않아요. 그래서 혹시 이 친구가 학대를 당해서 묶여 있다가 탈출을 한 게 아닌가? 이런 의심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묶여 있다가 끈을 풀고 탈출했기 때문에 질질질 저 긴 목줄이 다 딸려온 게 아닌가, 그 가능성을 보시는 거군요. 
     
    ◆ 김세현> 네. 이런 짐작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외지인이 차를 타고 와서 저거를 버리고 갔을 가능성을 낮게 보시는 이유는 저 긴 줄 때문인가요?
     
    ◆ 김세현> 그렇죠. 그런데 그거는 알 수가 없어요. 학대자들이 워낙 이상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일부러 또 학대를 한 상태에서 차에다 싣고 와서 버렸을 가능성도 있죠.
     
    ◇ 김현정> 뉴스에 많이 보도가 됐는데 제보가 들어왔다든지 추가 증거가 확보된 건 없습니까?
     
    ◆ 김세현> 네, 아직까지는요. 어제부터 좀 알려졌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그래서 제가 안 그래도 현장에 가서 한번 살펴보러 가보려고 하는 중이에요.
     
    ◇ 김현정> 얼마 전에 백구 한 마리가 자기 키워준 할머니를 체온으로 이렇게 감싸서 구해드렸다는 그 소식이 있었는데 참 말 못 하는 약한 동물도 인간을 위해서 이렇게 희생을 하는데 참 인간이 저 말 못 하고 약한 동물을 저렇게 학대해도 되는 것인지, 참 잔인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신고 받고 처음 가서는 어떠셨어요?
     
    ◆ 김세현> 원래는 저희가 유기견을 발견했을 때는 지자체 보호소로 원래 보내야 되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그 사진을 받고서 지자체 보호소로 보내면 아무래도 보통 치료를 안 해주거든요. 그래서 119로 일단 이송을 해달라고 그래서 제가 바로 갔어요. 바로 갔는데 이 백구 아이가 너무 힘이 들었는지 진짜 자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낯선 환경에서 그렇게 푹 못 자는데 얼마나 피곤했으면.
     
    ◆ 김세현> 네, 자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지금 제일 많이 들어오는 문자가 '아니, 버리려면 그냥 버리지 왜 저렇게 입을 묶어놨을까. 물도 못 마시게' 왜 그랬다고 보세요?
     
    ◆ 김세현> 요즘에 뉴스나 보도를 보면 학대사건이 굉장히 많잖아요. 이거는 그냥 동물들을 학대한 학대사건이죠.
     
    ◇ 김현정> 그럼 재미로? 그냥 재미로요?
     
    ◆ 김세현> 학대하는 사람들을 보면 사회에 불만이 있거나 아니면 스트레스, 이런 걸 동물들한테 푸는 그런 경우가 많아요. 그런 일종이 아닐까 생각해요.
     
    ◇ 김현정> 참 속이 상합니다. '모두 다 동물을 끔찍히 사랑해 주세요, 개를 한 마리씩 키우세요' 이런 차원이 아니에요. 이런 차원이 아니고 인간으로서 최소한 다른 생명체에 대한 도리를 지켜야 되는 게 아닌가? 저는 그런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30초 남았습니다. 그 학대범이 혹시 듣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한 말씀 하시죠.
     
    ◆ 김세현> 제가 동물 활동을 하면서 정말 본 강아지 중에서… 이름을 황제라고 지어줬는데 정말 너무너무 착한 강아지예요. 정말 학대자가 입을 묶고 있을 때도 아마 꼬리를 치면서 있을 정도로 정말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착한 친구거든요. 진짜 이 학대자가 왜 이렇게 이 착한 백구를 이렇게 괴롭혔는지, 학대했는지 꼭 묻고 싶고요. 그리고 꼭 잡혀서 엄벌에 처해졌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이 상황을 혹시 목격하신 진안군 쪽 분이 계시다면 제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잘 먹고 회복했으면 좋겠네요. '황제'가 잘 회복한 모습이 있다면 다음에 한번 보여주세요.
     
    ◆ 김세현>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비글구조네트워크 김세현 이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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