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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안정성 해치는 대출 규제?…고민 휩싸인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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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주거안정성 해치는 대출 규제?…고민 휩싸인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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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언론 보도에 실수요자들 "월세 살라는 건가" 들끓어
    금융위 "전세대출 등 실수요 자금조달에 어려움 없도록 유의하고 있다"
    고승범 위원장 "따로 규제할 계획 정해지지 않아"
    가계대출 절반 차지하는 전세대출…실수요자 보호하며 거품 걷어내려면

    서울 도심 아파트 모습. 박종민 기자서울 도심 아파트 모습. 박종민 기자
    "전세값이 폭등해서 당장 대출밖에 방법이 없는데 전세 대출까지 안되면 어디에 살아야 하나요?"
    "전세 대출도 안되면 비싼 월세 내면서 버티라는 건가요"

    지난주 금융당국의 전세대출 규제 검토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는 실수요자들의 원성으로 들끓었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당국의 대출 규제 강도가 세지는 와중에 금융당국이 전세대출을 줄이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피해가 엉뚱한 실수요자들에게까지 미치고 있다는 비판에 기름을 부은 것이다.
     
    금융당국은 당장 이같은 반발에 당혹스러운 기색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급증한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 면밀히 동향을 점검, 관리하고 있다"면서 "전세대출 등 실수요와 서민·취약계층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지는 전세대출 규제강화 관련 기사에 연달아 해명 입장을 내며 "일부 언론에서 각종 규제강화 방안을 보도하고 있으나, (가계 대출) 규제 강화 여부나 대상 및 범위, 구체적 방안, 추진 일정 등은 확정된 것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10일 주요 금융지주 회장과 가진 간담회가 끝난 뒤 관련 질문에 "전세대출은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따로 규제할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에서 전세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기에 검토는 이뤄졌을 것"이라면서 "전세대출이 최근 급상승한 것은 전셋값이 상승한 탓도 있지만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악용한 사례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와 실수요자의 주거안정성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서는 전세 대출에도 손을 대야 하는데, 집값과 전세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8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764조 2천억 원으로 5조 9천억 원 늘었다. 2004년 이후 네 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이 중 전세대출 증가분이 절반에 가까운 2조 8천억 원이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실수요자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면서 정책을 하겠다"면서도, "전세자금대출과 정책모기지 대출, 집단대출은 실수요 대출인데 사실 최근에 많이 늘고 있는 게 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현재 빠져있는 고민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동훈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지난 7일 금융연구원 토론회에서 "올해는 일반 주담대는 순감했고 신용대출은 지난해 대비 반 토막으로 줄어든 반면,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 집단대출 등 3가지가 가계부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 3개 대출이 모두 실수요 대출이라서 정책적 진퇴양난에 놓이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당장 전세대출을 규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내년 선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유권자들에게 예민한 문제일 수 밖에 없는 주거 안정성을 해치는 정책을 펼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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