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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버틸 힘 없다" 부산 4단계 첫날, 자영업자 '비명'



부산

    "더는 버틸 힘 없다" 부산 4단계 첫날, 자영업자 '비명'

    서면 돼지국밥 골목 인적 끊겨…"직장인·관광객 모두 없다"
    상점가 곳곳에 '임시 휴무', '임대' 안내판 나붙어
    해수욕장 폐장에 인근 상인들 "올해 장사 끝났다"
    모임 손님 주로 찾는 일식집은 '2인 제한'에 망연자실

    부산에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된 첫날인 10일, 서면 한 식당에 임시휴무 안내판이 붙어 있다. 박진홍 기자부산에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된 첫날인 10일, 서면 한 식당에 임시휴무 안내판이 붙어 있다. 박진홍 기자

    부산에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된 첫날인 10일, 시내 중심가와 관광지 자영업자들은 손님 발길이 끊겨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이날 낮 부산 서면 돼지국밥 골목. 점심 시간대 직장인과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지만, 이날은 거리를 오가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부산에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된 첫날인 10일 낮, 서면 돼지국밥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진홍 기자부산에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된 첫날인 10일 낮, 서면 돼지국밥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진홍 기자

    한 국밥집 안으로 들어서자 손님이 한두 명만 앉아있을 뿐, 대부분 테이블이 텅 비어 있었다.
     
    이곳 사장 박모(40대)씨는 "평소 점심 시간대엔 인근 금융회사나 백화점 직원들이 많이 오는데, 회사에서 통제하는지 거의 종적을 감췄다"며 "서면은 번화가라서 그나마 사람들이 많이 찾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전체적으로 다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근처 술집도 많고 아침에 해장하러 오는 손님도 많아 원래는 24시간 영업을 했는데, 요즘은 영업시간 제한 때문에 그러지도 못한다"며 "오늘 저녁부터는 2명 밖에 못 모이니 사람들이 밖으로 안 나올 것 같고, 우리도 일단 장사를 해 보고 손님이 많이 없으면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에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된 첫날인 10일 낮, 서면 한 돼지국밥집에 손님이 거의 없다. 박진홍 기자부산에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된 첫날인 10일 낮, 서면 한 돼지국밥집에 손님이 거의 없다. 박진홍 기자

    근처에 있는 다른 국밥집도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국밥집은 아예 문을 걸어 잠근 곳도 있었다.
     
    또 다른 국밥집 사장 김모(50대)씨는 "서면 자체가 24시간 돌아가는 '불야성'인데, 저녁에 영업을 못 하게 하니 매상도 없고 힘들다"며 "내수경기가 다 죽었다. 국가가 정책 판단을 잘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서면 거리에는 코로나19 이후 영업을 접은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한 음식점 유리 벽에는 '코로나로 인해 임시 휴무'라는 종이가 나붙었고, 대형 커피점이 있던 건물에는 간판 대신 '임대'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부산에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된 첫날인 10일 낮, 서면 한 대형 커피점 건물에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다. 박진홍 기자부산에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된 첫날인 10일 낮, 서면 한 대형 커피점 건물에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다. 박진홍 기자

    휴가철 특수를 손꼽아 기다렸던 부산지역 해수욕장 인근 상인들은 4단계 격상으로 이날부터 해수욕장이 일제히 폐장되자 한숨을 내쉬었다.
     
    송도해수욕장 앞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60대)씨는 "해수욕장 주변은 시즌이 끝나면 손님이 없다. 지금부터 9월 초까지가 우리에겐 황금 같은 시간인데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아예 가게 문 닫아놓고 여행이나 갈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단계 때에만 해도 4명 손님은 받을 수 있었는데, 오늘부터 2명으로 인원 제한을 해버려 정말 답이 없다"며 "인근 가게 100여 군데 업주 중에 빚 없는 사람이 없는데, 문을 열면 인건비도 안 나오고, 이자다 뭐다 해서 돈 나갈 걱정뿐"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에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된 첫날인 10일 낮, 서면 한 식당이 영업을 중단한 모습. 박진홍 기자부산에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된 첫날인 10일 낮, 서면 한 식당이 영업을 중단한 모습. 박진홍 기자

    특히 모임 손님이 주로 찾는 업종은 '오후 6시 이후 2명까지'라는 4단계 인원 제한 지침에 직격탄을 맞았다.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일식집 사장 최모(50대)씨는 "300석 규모 매장이 모두 룸 형식인데, 한 방에 2명씩 들어가면 수익이 나지 않아 차라리 장사를 접는게 낫다"며 "일식집은 주로 가족이나 동호회, 직장 회식 등 모임 손님이 찾는 업종인데 한두 명씩 하는 모임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주변 일식집 7곳 중 모두 문을 닫고 우리만 남았다. 너무 지쳐서 더는 버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토로하며 "각종 자영업자 지원책은 이런저런 이유로 다 대상이 안 돼 기대 할 수 없고, 직원들 월급을 줘야 하는데 은행에서 더는 대출도 안 해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첫날인 10일 부산에서는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49명을 기록하는 등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부산시는 이날부터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 인원을 2명까지로 제한하고, 해수욕장을 모두 폐장한 데 이어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운행도 오후 10시 이후 30% 감축 운행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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