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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폐기물 처리시설 무효화하라" 삭발식·상여 등장에 고사까지



대전

    "세종 폐기물 처리시설 무효화하라" 삭발식·상여 등장에 고사까지

    시, 전동면 송성리 일대 폐기물 처리시설(친환경종합타운) 추진
    후보지 주민 "주민과 소통 전혀 없어…전면 무효화하라" 집회

    폐기물 처리시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세종시청 광장을 한 바퀴 도는 상여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김미성 기자폐기물 처리시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세종시청 광장을 한 바퀴 도는 상여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김미성 기자
    "어느 시도지사들이 주민들과 소통 한마디 없이 이렇게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펼칠 수 있단 말입니까?"

    세종시가 추진 중인 폐기물 처리시설(친환경종합타운) 건립에 반대하는 후보지 일대 주민 150여 명은 28일 오전 세종시청 앞에 모여 '쓰레기소각장 북부권총연대 반대 집회'를 열었다.

    시는 전동면 송성리에 하루 400t급 폐기물을 처리하고 80t의 음식물 쓰레기를 자원화할 수 있는 폐기물 처리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시의 행정 처리 과정상 여러 문제를 제기하며 건립 철회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반대의 일환으로 사업추진기구인 입지선정위 주민 대표 5명 전원과 시의원 1명이 사퇴했지만, 최근 시에서 자체적으로 주민 대표 5명과 시의원 2명을 재선정하며 입지선정위 회의를 개최했고, 이에 반발한 주민들이 결국 세종시청 앞까지 오게 된 셈이다.

    이날 오전 10시 22분 기준 세종시 온도는 31.5도. 내리쬐는 햇빛에 눈을 제대로 뜨기도 힘들고,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였다.

    60~80대가 대부분인 고령의 주민들은 연신 땀을 흘리며 부채질을 해댔다. 선글라스, 챙이 긴 모자, 토시까지 챙겼지만, 더위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정효영 북부권 총반대대책위원장은 "이렇게 날이 뜨거운데도 이 자리에 모이게 됐다"며 "단지 송성리 지역에 소각장을 유치한다 해서 반대하는 게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춘희 시장은 고집과 오만과 그리고 소통이 부재했고, 토박이들인 북부지역 주민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행태를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호 연서면 쌍류리 반대대책위원장은 "(폐기물 처리시설이) 어딘가는 와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서도 "이 사업을 하게 되면 240억 예산의 주민 편의 시설을 설치해주고 1년에 10억씩을 준다는데 그 돈을 주지 말고 산속 시유지에 길을 닦아서 민원 없는 곳에 설치하면 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주최 측에서 준비한 아이스팩과 얼음물, 오이. 김미성 기자주최 측에서 준비한 아이스팩과 얼음물, 오이. 김미성 기자
    주최 측은 주민들에게 얼음물과 아이스팩, 오이, 에너지 음료 등을 제공했다. 주민들은 더위를 피해 보려 머리 위에 아이스팩을 얹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금세 녹아버렸다.

    집회에서 만난 70대 주민은 "우리 동네에 소각장이 들어오면 그 연기를 다 마시고 살아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이렇게 더운데도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답답한 마음을 호소했다.

    폐기물 처리시설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김미성 기자폐기물 처리시설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김미성 기자
    이날 집회에서는 정효영 북부권 총반대대책위원장 등 4명이 '건립 반대'를 외치며 삭발식을 열기도 했다.

    오전 11시쯤에는 상여까지 등장했다. "세종시 북부권은 죽었다"는 의미라고 반대대책위 관계자는 귀띔했다. 주민들은 '전동면은 죽었다', '북부권은 다 죽었다'는 글귀의 팻말을 든 채 상여를 메고 세종시청 광장을 한 바퀴 도는 '상여 퍼포먼스'를 벌였다. 그러던 중 팻말을 들던 주민 한 명이 쓰러지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주최 측은 고사를 지내기도 했다.

    주민들은 폐기물 처리시설의 사업추진기구인 입지선정위가 개최되는 한 계속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며, 법적 대응도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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