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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대선 출마? 국가를 위해 몸 던지겠다"



정치 일반

    김동연 "대선 출마? 국가를 위해 몸 던지겠다"

    대한민국 금기 깨야, 승자독식구조부터 해체
    우리 사회 기회도 사재기, 기회복지가 화두
    흙수저 김동연, 20대때 응어리는 "열등감"
    최저임금, 방향성까지 부정적 인식 심어줘
    공직자는 퇴임 후도 사회에 무한책임 져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일찌감치 대선의 장외 주자로 관심을 모아온 분이 있습니다. 바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본인은 한 번도 공식적으로 출마의 길을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마는 주위에서 거는 기대가 워낙 컸어요. 그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오늘 본인의 저서를 출간합니다. 책 제목이 '대한민국 금기 깨기'입니다. 과연 김동연 전 부총리가 꿈꾸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지, 또 그것을 위해서 어떤 각오가 서 있는지, 제가 직접 확인해 보도록 하죠. 김동연 전 부총리,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동연>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처음 뵙겠습니다.
     
    ◆ 김동연> 처음 뵙죠. 전에 전화로만 한 번 인터뷰한 적이 있고요.
     
    ◇ 김현정> 이렇게 생기신 분이셨군요. (웃음)
     
    ◆ 김동연> (웃음) 네, 이렇게 생겼습니다.
     
    ◇ 김현정> 워낙 부총리직을 그만둔 후에 언론인터뷰를 거의 안 하셨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저처럼 궁금해하셨어요. 잠깐 저쪽 유튜브 카메라 보시면서 인사 한 말씀 하시겠어요?
     
    ◆ 김동연> 네, 반갑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또 청취자 여러분, 이렇게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또 과분한 관심 또 과분한 성원 주신 분들도 계셨는데 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부총리 그만두고 많이 성찰을 했고요. 지금도 이렇게 우리 사회 변화를 위해서 작은 기여를 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좀 쑥스러우시죠?
     
    ◆ 김동연> 네, 좀 쑥스럽네요. 갑자기 이렇게 주문하시니까요. (웃음) 
     
    ◇ 김현정> 굉장히 오랫동안 준비해오신 책으로 제가 알고 있는데 오늘 드디어 그 책을 출간하시는군요. 책 제목이 '대한민국 금기 깨기'
     
    ◆ 김동연> 그렇습니다.
     
    ◇ 김현정> 단도직입적으로 뭘 깨야 합니까?
     
    ◆ 김동연> 그 책에서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했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나라 진짜 문제가 뭘까?' 두 번째는 '그 문제를 풀 해답은 무엇일까?' 세 번째는 '그 해답을 실천에 옮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렇게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이고요. 저는 금기를 깨자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금기는 우리가 깨려고 엄두조차 못 내거나, 깨려고 생각은 하지만 깨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이죠. 그래서 그런 것들을 쭉 깨자고 하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문제의 근저에 있는 것을 만약에 대표적인 것 중 하나를 꼽으라면 저는 승자독식 구조라고 얘기하고 있는데요.
     
    ◇ 김현정> 승자독식구조요?
     
    ◆ 김동연> 네, 거기서 비롯되는 여러 금기들, 예를 들면 우리 추격경제의 금기를 깨자든지, 또는 세습경제의 금기를 깬다든지, 또는 거품경제의 금기를 깨자든지 하는 주장을 하면서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승자독식구조를 깨고 기회복지 국가로 가야 한다' 전체 책 흐름이 그런 기조 하에 진행이 되던데요. 기회복지국가라는 말은 좀 생소해요. 이거는 뭔가요?
     
    ◆ 김동연> 이런 거죠. 우리 사회에 여러 문제들이 있는데 그 문제가 기회와 연결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첫 번째로는 더 많은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어요. 옛날보다 더 많은 일할 기회, 사업할 기회, 장사할 기회, 또는 사랑할 기회, 결혼할 기회, 이런 것들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기회를 더 많이 만듭시다' 하는 얘기고요. 
     
    두 번째는 기회가 주어져도 고르게 주어지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사람은 너무나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어떤 사람에게는 아주 제한적인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기회에 사재기를 하는 사람도 있고요.
     

    ◇ 김현정> 기회의 사재기요? 돈이 많으니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 김동연> 그렇죠. 어떤 분들은 스펙도, 인턴의 기회도 여러 기회로 할 수 있겠죠. 그러다 보니까 기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오는 것이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를 조금 더 고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두 번째고요. 
     
    마지막 세 번째는 더 많은 기회와 더 고른 기회가 주어져도 기회에 접근조차 제한되는 사람들이 꼭 우리 사회에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에게 기회복지 안전망을 제공해 주자 는 측면에서 저는 기회복지, 또는 '기회'라는 말을 미래를 위한 화두로 던졌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데 제가 이해한 게 맞나 봐주세요. 그러니까 사과를 따서 입에 넣어줄 수도 있지만 그 사과를 딸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공정하게 공평하게 만들어주자, 이런 거라고 보면 돼요?
     
    ◆ 김동연> 그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주 쉽게 얘기하시네요. (웃음)
     
    ◇ 김현정> 기회복지국가. 사실 김동연 전 부총리의 철학을 이해하려면 이분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살아온 흔적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쉽습니다. 제가 잠깐 소개를 하자면 흙수저 중에 흙수저시죠?
     
    ◆ 김동연> 뭐 그렇게… (웃음) 네.
     
    ◇ 김현정> 소년 가장이었고 가난 때문에 대학은 생각도 못하고 상고를 나와서 은행에 취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합숙소 쓰레기통에 버려진 고시잡지를 주어든 게 기회가 돼서 야간대학에 들어가셨어요. 그럼 주경야독?
     
    ◆ 김동연> 야간대학 들어간 것은 고시잡지 보기 전이고요. 
     
    ◇ 김현정> 아, 잡지 보기 전에 들어가신 거에요? 그다음에 잡지를 보셨고요?
     
    ◆ 김동연> 네, 직장생활과 야간대학 생활을 병행하면서 제가 있었던 독신자 합숙소 쓰레기통에 그 잡지를 보고 '공무원 시험 한번 준비해 볼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되신 거군요. 1982년에 입법고시와 행정고시를 붙고 경제기업원에는 바로 들어가신 거예요? 
     
    ◆ 김동연> 그렇습니다. 첫 발령지가 경제기획원이었습니다.
     
    ◇ 김현정> '요즘 저런 야간대학 출신도 들어오냐?'라고 비웃음도 들으셨다고요? 얼마나 서러우셨어요?
     
    ◆ 김동연> 비웃음이라기보다는 그 당시에 제가 저희 직장 있을 때 제가 나온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나오신 분이 없었으니까 거의 없었으니까요. 상업학교에 야간대학이었으니까요. 비웃음이라기보다는 조금 특이하게 좀 돌연변이처럼 보여졌을 거고요. 그때 20~30대 때는 많은 열등감 속에서 지내왔죠.
     
    ◇ 김현정> 많은 열등감 속에서 '내가 버텨야 한다' 이런 생각으로 버티셨어요? 그 공직사회에 갖은 편견이 많았을 텐데요. 
     
    ◆ 김동연> 그렇죠. 20대, 30대 제 가슴에 있는 응어리 딱 하나만 뽑아내라면 열등감이었습니다.
     
    ◇ 김현정> 열등감이요. 지금은요?
     
    ◆ 김동연> 지금은 그런 열등감이 있지는 않고 또 그런 열등감이 주어져서는 안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아주 꿋꿋하게 제 길을 가고 있죠. 우리 사회가 학벌이라든지 또는 재산의 정도라든지 이런 것으로 인해서 차별받아서는 안 되는 것이고요. 또 교육 격차처럼 이제는 세습이라고 하는 것이 부의 세습이 아니라 인적 자원 투자를 통한 세습이 교육격차를 통해서 이뤄지는 것들이 시정되는 사회, 그것이 아까 말한 더 고른 기회, 공정하고 관련되는…
     

    ◇ 김현정> 기회복지죠?
     
    ◆ 김동연> 네,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죠.
     
    ◇ 김현정> 그런 갖은 편견을 딛고 결국 경제 관료로서는 최고직인 경제부총리까지 갔습니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 경제부총리 지내셨고요. 그런데 최저임금과 소득주도성장, 이 두 가지 문제로 강하게 부딪혔고 결국은 그만두게 되는 어떤 결정적인 계기가 됐어요. 그때는 왜 그렇게 반대하셨어요?
     
    ◆ 김동연> 그 사항에 대해서는 초기부터 내부에서 심한 토론이 있었는데요. 저는 최저임금 문제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물건 값이 오르면 수요가 떨어지거든요. 커피값이 오르면 커피 드시는 분이 줄어드는 겁니다.
     
    ◇ 김현정> 그렇겠죠.
     
    ◆ 김동연> 임금은 노동의 가격이거든요. 노동의 가격이 오르면 노동 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의 고용에 미칠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을 얘기했었고요.
     
    ◇ 김현정> 노동의 가격이 올라가면 그 노동을 사서 쓰는 사람의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 김동연> 그렇죠, 그런 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하나였고요. 두 번째는 우리 지금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이 전체 취업 인구의 25% 안에 듭니다. OECD에서 가장 높은 나라거든요. 이런 분들이 비용으로 되기 때문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등등. 그 다음에 세 번째로는 시장의 가격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가장 안 좋은 일입니다. 노동의 가격에 개입을 사회 정책상 정도로는 할 수 있지만 심하게 개입하는 것은 결국 문제를 가져올 수 있거든요.
     
    ◇ 김현정> 첫 해에 최저임금이 16% 정도 올랐죠?
     
    ◆ 김동연> 16.4% 올랐고 둘째 해에는 10.9% 올랐습니다.
     
    ◇ 김현정> 그것은 과한 것이라고 판단하셨어요?
     
    ◆ 김동연> 그렇습니다. 다만 임금을 올리는, 최저임금을 올리는 문제는 우리가 가야 할 방향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다만 이것을 어떻게 우리가 시장과 소통하면서 방향은 제시하고, 비교적 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시장 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올리는 게 중요하고요. 
     
    그런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올 수 있어요. 그것에 대한 보완책을 잘 만들어서 임기 내에 계획성 있게 하자는 것이 저의 주장이었었고요. 초기에 첫 해 둘째에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그런 면에서 시장이 주는 충격이 크고 오히려 추구하려고 하는 가치를 해칠 수도 있다 하는 식으로 반대 의사를 분명히 주장을 내부적으로 했었죠.
     

    ◇ 김현정>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도 그것은 방향은 맞지만 혁신성장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그 당시에 펴셨어요. 그럼 결국 지금 보면 그 두 가지는 모두 실패했다고 보십니까? 소주성과 최저임금 인상.
     
    ◆ 김동연> 의도한 좋은 의도에 비해서는 거기에 맞는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가야 되는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이게 좀 잘못된 것이 아니냐?' 하는 그런 인상을 주는 것이 됐죠. 추구하는 가치를 오히려 해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문제제기를 많이 했었는데요.
     
    ◇ 김현정>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고 보시는 거예요?
     
    ◆ 김동연> 이런 거죠. 예를 들어서 최저임금 인상은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인데 많은 국민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계십니다.
     
    ◇ 김현정> 이제는 그렇게 됐다는 거죠?
     
    ◆ 김동연> 그렇죠. 그렇지만 원래는 이게 가야 될 방향이고, 적절한 예고와 시장과의 소통을 통해서 가야 될 길임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것이다 하는 그런 인상을 준 것이 제가 가장 가슴 아프게 생각할 부분이죠.
     
    ◇ 김현정> 그럼 처음에 16% 막 이렇게 올릴 게 아니라 그때부터 서서히 체계적으로 조금씩 올렸다면 이렇게 안 됐을 거라고 보시는 건가요?
     
    ◆ 김동연> 제가 주장했던 것은 임기 내에 합리적인 선에서 주장을 해서 목표하는 바를 이루자는 것이었고요. 그 당시에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2020년까지 1만 원을 만들자였거든요. 저는 임기 내에 그것을 목표를 수정을 하고 전체적으로 좀 합리적으로.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과의 소통입니다. 이런 면에서는 첫 해는 조금 분명한 신호와 시그널을 주는 것이 필요했지만 그 관리를 조금 더 정교하게 했었어야 했다, 이렇게 안에서는 심한 토론이 벌어졌었죠.
     
    ◇ 김현정> 그런데 그때는 이 정부 초기고 대통령 지지율이 최고점 찍을 때 아닙니까? 그렇게 반기 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요.
     
    ◆ 김동연> 반기라기보다는 정책에 있어서 그런 제 소신을 늘 얘기를 했기 때문에 대통령께서도 제 얘기를 경청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마는 결국은 제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었죠. 어쨌든 공직생활 34년 하면서 제가 생각했던 소신껏 한 것이 정부와 대통령과 우리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조금 더 주저하지 않고 저는 시종일관 그런 소신을 밝혔습니다.
     
    ◇ 김현정> '그러려면 그만두시오!' 이런 얘기나 압박 같은 거 안 들어왔어요? '다른 소리 하려면 그만 두시오!' 이런 얘기는 없었어요?
     
    ◆ 김동연> (웃음) 여러 가지 토론 과정에서 이런 저런 얘기는 있었지만 저는 꿋꿋하게 말씀을 드렸고요. 그리고 자리에 연연한 적도 없었고요. 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실제로 2018년도에 고용이 굉장히 떨어지는 통계가 아주 안 좋던 게 나왔는데 제가 바로 사의를 표했고요. 그런 사의를 표한 것이 고용에 대한 책임도 있지만 제가 말씀드린 그런 정책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대한 그런 것도 같이 포함돼서 사의를 표했던 것이죠.
     
    ◇ 김현정> 지금 재난지원금을 두고 '선별이냐 보편이냐. 즉 80% 지급이냐, 100% 지급이냐?'를 놓고 한 달째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전국민 지급은 안 된다는 입장이고요. 여당은 전국민 지급해야 된다라고 당론으로 정했고요.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보십니까?
     
    ◆ 김동연> 저는 재난지원금은 위험에 처하고 수요가 있는 사람에게 두텁게 지급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선별이요?
     
    ◆ 김동연> 보편적 복지를 지향하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보편적 복지의 철학은 누구에게나 준다는 획일이 아니고요. 수요가 있고 위험에 처한 사람에게는 빠지지 않게 준다고 하는 형평의 문제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어려움에 처하신 분들, 수요가 있는 분들을 두텁고 촘촘하게 줘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또 동일한 피해는 동일한 지원, 이렇게 돼야 되겠죠. 많은 분들이 이것이 경기 진작 내지 소비 진작을 위해서 줘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의 소비진작과 경기진작의 핵심은 코로나 극복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가 극복되지 않고서는 소비진작은 그렇게 크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위험에 처하고 수요가 있는 분들에 대해서 촘촘하고 두텁게 주는 것이 맞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고 계시는군요. 그럼 홍남기 부총리가 계속 밀고 나가야 된다고 보시는 거예요?
     
    ◆ 김동연> 홍 부총리가 이 부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까 소신껏 해야 되겠지만 또 대의기관인 국회가 있기 때문에 국회와 충분히 협의를 해야 될 겁니다. 협의를 하면서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그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만나고 있습니다. 아무튼 대한민국의 금기를 깨고 기회복지국가로 가야 한다는 비전은 급조된 게 아니라 상당히 탄탄한 오랜 생각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진 거라는 느낌을 여러 번 받으시죠. 그런데 아직은 책 속에만 존재해요. 이론으로만 존재해요. 이론으로는 못할 게 없습니다. 이론으로는 저도 합니다. 결국 누가 이거를 실현하느냐의 문제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만약 '이걸 당신이 직접 나서서 현실에서 실현해 봐라'라고 시대가 요구한다면 자신을 던질 각오는 되셨습니까?
     
    ◆ 김동연>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제가 공직을 34년을 했고요. 국가로부터 받은 혜택이 큽니다. 지금 우리 정치 지도자들도 그렇고 미래에 대해서 얘기하시는 분이 별로 없거든요. 과거 얘기, 또는 진영 논리, 이념 싸움이거든요. 정말 미래를 위해서 고민하고 생각하고 경제를 생각할 때고 또 글로벌을 생각할 때입니다. 그럴 때이기 때문에 저처럼 34년 공직을 하면서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은 사람이 어떤 식으로든지 미래와 또 우리나라를 위해서 해야 될 일이 있다면 몸을 던지는 것이 당연한 도리죠.
     
    ◇ 김현정> 아니, 지금 막연하게 얘기할 타이밍은 이미 지난 것 같아서 제가 조금 더 솔직하게 질문드릴게요. 지난 수년간 탄탄하게 머릿속으로만 꿈꿔왔던 그 비전을 펼치기 위해서 내 몸을 던질 각오가 돼 있다? 이번 대선에 나갈 각오도 됐다?
     
    ◆ 김동연> (웃음) 또 그렇게 연결을 시키시는군요.
     
    ◇ 김현정> 지금 이 시점에서 대선 얘기를 안 여쭙는 건 그게 더 이상할 것 같아요.
     
    ◆ 김동연> 공직생활 34년 중에서 처음에 한 10년은 제가 공직을 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후에 한 20여 년 이상 제가 했던 공직생활을 하는 제 마음의 중심은 사회 변화에 대한 기여였습니다. 지금도 변함이 없고요. 공직자는 퇴직 후에도 사회에 대해서 무한 책임을 져야 되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 앵커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문제에 있어서 어떤 식으로 기여할 수 있는 지는 여러 가지 길이 있겠습니다만 여러 가지 마다하지 않고 제가 미래와 또 우리 국민을 위한 길이라면 헌신을 하는 것이 제 도리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 정도면 굉장히 명확하게 각오를 밝히신 겁니다. '어떤 길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갈 각오가 돼 있다'라고 오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처음으로 입장을 아주 명확하게 밝히셨어요. 사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어느 당에 소속된 분이 아니시잖아요. 그런데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다 자기 당으로 들어오라고 그러고 있어요. 물론 민주당은 경선이 시작됐습니다마는 경선 전에 그런 제안을 했었으니까 부총리님께서 '나중에라도 단일화하겠다'라고 하면 반가워 할 거고 국민의힘에서는 아예 경선버스를 지금 탑승하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 김동연> 참 질문을 아주 굉장히 재미있게 잘하시네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저는 궁금한 건 다 묻습니다.
     
    ◆ 김동연> 저는 지금의 우리 정치현실상 여야가 어디가 집권을 하든 소위 말하는 정권재창출이나 정권 교체를 하든 우리 경제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정권 교체나 정권의 재창출을 뛰어넘는 정치 세력의 교체를 해야한다고 보고요. 그다음에 또 우리 의사결정 세력의 교체, 이런 것이 되지 않으면 어떤 식으로 앞으로의 정치 일정에서 결과가 나오더라도 지난 20년 동안 우리 사회와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앞으로도 '어느 당에 들어가서 뛰겠다' 이런 생각은 없으신 거군요.
     
    ◆ 김동연> 그렇게 말씀을 드리기보다는 지금과 같은 정치구도와 이런 견고한 양당구조 속에서 우리가 가져왔던 지금 구조적인 문제들이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지난 20년 동안의 문제입니다. 하나도 해결하지 못했거든요. 어떤 건 오히려 악화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정치판 자체가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판을 바꿔야 된다?
     
    ◆ 김동연> 네, 여의도 판이 바뀌어야 되고 정치판도 바뀌어야 되죠.
     
    ◇ 김현정> '이 판 속에서 내가 여당이냐 야당이냐 그건 의미 없다' 그 말씀이군요.
     
    ◆ 김동연> 지금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정치는 현실이잖아요. 잘 아시잖아요. 후발 주자인데다가 기존세력을 등에 업지 않고, 개인 인지도도 사실 그렇게 높지 않은 상태에서 과연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는가? 정치세력의 교체를 이뤄낼 수 있을 건가? 상당히 어려운 얘기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윤석열 전 총장도 상당히 개인지지율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지금 조직이 없어서 고생하고 있는 것을 보시기도 하잖아요. 어떻습니까?
     
    ◆ 김동연> 부총리 그만두고 지난 2년 반 동안 제가 전국의 정말 많은 곳을 갔습니다. 국민 삶의 현장, 또 많은 분들을 만났어요. 이분들 속에서 나오는 공통 분모는 지금 같은 진영싸움과 이념싸움의 논리가 아닌 것 같아요. 이와 같은 점을 정치 지도자들이나 정치권들이 분명히 아신다면 우선 기존의 정치 세력들이 환골탈태를 해야 될 겁니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제가 말씀드린 정치세력 교체의 취지에 맞는 식으로 환골탈태를 하게 되는 쪽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겁니다. 
     
    만약에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세력이 나와야 되겠죠. 그런 세력은 많은 분들은 우리가 둘로 쪼개져서 제1이 있고 제2가 있고 '나머지 기타 등등', '제3'으로 얘기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 제가 만났던 수많은 우리 국민들, 이런 분들의 저력과 잠재력, 공동체를 생각하는 애국심이 이와 같은 것들에 대한 공통분모, 나라가 이렇게 돼서는 안 되겠다. 그리고 서로 상생하고 이해하려고 하고 조금 희생하려고 했던 것들이 워낙 컸거든요. 그래서 이런 분들, 아래로부터의 반란, 이런 것들이 이제 우리 사회와 나라를 바꾸는 데 결집을 하고 큰 힘이 돼야 되겠죠.
     
    ◇ 김현정> '기타 등등'이 아니라 여당, 여당, 제1야당, 여당 그리고 기타 등등이 아닌 제3지대가 국민의 지지를 받아서 결집할 수 있다, 이 말씀이세요?
     
    ◆ 김동연> 제3지대라는 말을 제가 별로 좋아하거나 동의하지 않습니다마는 우선은 기존에 있는 정치권에 많은 분들, 정치 엘리트들, 정치세력이 환골탈태를 해야죠. 말씀드린 것처럼 기득권을 내려놓고 권력 투쟁이나 기득권 유지가 아니라 정말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는 식으로 해서 환골탈태를 하는 쪽이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겁니다. 먼저 변하고 완전히 변하는 쪽이 그렇게 될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거기에 함께할 수는 있어요? 그 세력과는. 환골탈태한다는 전제 하에요.
     
    ◆ 김동연> 환골탈태가 된다면 다시 말씀드리면 정치세력교체나 의사결정 세력의 교체에 취지에 맞는 식으로 된다면 같이 힘을 합쳐야 되겠죠. 그렇지만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것이 안 된다면 새로운 사회와 국가와 또 이렇게 싸우는 모습이 아니라 사회적 타협을 이룰 수 있고 그런 식으로의 어떤 새로운 세력, 그것은 아래로부터의 반란이라고 책에서 썼습니다만 그런 식으로 되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 김현정>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여도 야도 아니다. 네 편 내 편 하지 말아라'?
     
    ◆ 김동연> 너무나 그동안 그 폐해가 컸었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 만났었죠?
     
    ◆ 김동연> 네, 며칠 전에 아침 식사를 같이 했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 그러세요?
     
    ◆ 김동연> 김 위원장님하고는 제 책과 제 책에서 나와 있는 국가비전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또 오랜만에 뵈었습니다만 그 전에 국가의 미래와 경영에 대한 얘기를 쭉 한 적이 꽤 있기 때문에 그분의 여러 가지 통찰력도 제가 좀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됐고요. 
     
    주로 제 책에 대한 얘기, 앞으로에 대한 얘기, 대한민국의 앞으로에 대한 얘기, 그게 아마 세 가지 화두 정도를 이야기하지 않았나 싶어요. 첫째로는 미래, 두 번째는 경제, 경제가 정말 핵심이라는 얘기. 세 번째는 글로벌입니다. 지금 우리 정치 지도자들, 지금의 정치권의 논쟁들을 보면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고 있고 그다음에 글로벌 얘기 하시는 분들 한 분도 안 계시잖아요.
     
    ◇ 김현정> 그것들에 대해서 두 분이 공감대를 가지고 그러면 뭔가 새로운 정치 세력을 만드는 데 도와주시겠다고 하시던가요?
     
    ◆ 김동연> 그런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습니다. 나누지는 않았습니다마는 아까 말씀드린 세 가지 화두, 미래에 대한 얘기, 경제에 대한 얘기, 글로벌에 대한 얘기에 대해서는 생각을 같이 하시고요. 전적으로 지금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서 이와 같은 것들이 사회 아젠다가 돼야 되고 의제가 돼야 되는데 이런 것들이 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움,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 김현정> 같이 하실 수도 있어요?
     
    ◆ 김동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미래, 경제, 글로벌, 그리고 이런 것들을 위한 정치세력과 의사결정 세력의 교체, 그리고 아래로부터의 반란에 찬성하는 분들이라면 저는 힘을 합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첫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얘기를 들을 수는 없을 거고 오늘 시작으로 자주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 김동연>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고맙습니다.
     
    ◆ 김동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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