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 조작'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재판에서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에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각각 선고받은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민주화운동의 대부이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가 오는 21일 대법원 최종 선고를 앞두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했다.
16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송 신부는 최근 김 지사의 상고심을 맡은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송 신부는 재판부에 "대법원에 사건 계류 중인 '피고인 김경수'를 위해 이글을 올린다"며 "대법원이 법의 원칙에 따라 바르고 공정한 재판을 해주시기를 기도하며 동시에 그가 걸어온 '진실한 길'도 깊이 헤아려주시기를 간청한다"고 글을 시작했다.
송 신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만남, 함께 했던 민주화운동, 서거 당시 기억을 되뇌인 뒤 "그 때 노무현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지켰던 이가 바로 김경수"라며 "제가 탄원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노무현 정신을 앞장서 지키고 계승해야 하는 일이 그에게 큰 짐과 같았을 것"이라며 "그런 그가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에게 누가 될 것이 뻔한 불법행위에 가담한다는 것은 제가 생각하기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송 신부는 "저는 노무현에게 '일어나 가자'고 했고, 그런 노무현을 끝까지 지키고 따른 것이 김경수 였다"며 "누구보다 그의 진실함을 잘 아는 제가 그를 위해 변호하지 않으면 다른 누가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는 "김경수는 대학 때 어린 나이에 독재정부에 항거해 3차례나 감옥에 간 적이 있다"며 "불의에 저항하던 그 청년이 이제 한국정치를 감당할 새로운 주역의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흔들리며 불안한 그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며 "그가 세상을 밝히는 빛과 소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선처를 당부했다.
한편, 대법원 2부는 오는 21일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지사의 상고심 선고를 진행한다.
김 지사는 드루킹 김씨 일당과 공모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 등을 위한 불법 댓글조작을 벌인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특검은 또, 김 지사가 이러한 댓글조작 범행에 대한 대가로 김씨 측근 도모 변호사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적용했다.
1심은 2019년 1월 두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댓글 조작 혐의에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김 지사를 법정 구속했다.
하지만 2심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고 댓글조작 관련 범행만 유죄로 인정하며 1심과 동일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항소심 과정에서 보석으로 풀려난 김 지사가 공직을 맡고 있고 도주 우려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