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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나는 대로 글을 올리겠다고 선언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는 다수결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1일 공식 인터넷 홈페이지인 ''사람사는 세상''에 올린 ''민주주의와 관용과 상대주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민주주의 원리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용"이라며 "이는 민주주의의 철학적 기초인 상대주의의 한계를 보완하는 통합의 원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글을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기간 중에 자신의 홈페이지에 벌어진 김 추기경의 행적에 대한 평가를 놓고 벌어진 논쟁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썼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이 미디어 관련법 처리를 놓고 한쪽(한나라당)은 다수결의 원리를 내세워 강행 처리를 압박하고 다른 한쪽(민주당)은 합의 처리를 요구하며 결사항전 태세에 돌입한 지난 1일 작성된 것이어서 정치권에 던지는 ''봉하마을'' 메시지의 성격도 띄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친정인 민주당 손을 들어줬다.
[BestNocut_R]노 전 대통령은 "다수결로 결정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해 도저히 납득을 못하는 사람들이 있거나 양보할 수 없는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있을 경우 다수결 자체를 반대하거나 다수결의 결과에 대해 승복하지 않고 협력을 거부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다수결은 결코 만능의 방법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실제 민주주의 과정에서는 다수결로 결정을 하기 이전에 충분한 대화를 통해 인식의 차이를 좁히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설득과 타협의 과정을 거쳐 다수결에 부칠 수 있는 안을 다듬어내는 과정에서 많은 쟁점은 합의를 이루게 되고, 일부 합의가 되지 않은 쟁점이라 할지라도 충분한 토론과 조정이 이뤄지면 다수결 절차에 합의를 이루게 되므로, 표결 결과에 흔쾌히 승복은 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적극적인 방해는 하지 않게 된다"는 게 노 전 대통령의 생각이다.
노 전 대통령은 국회에서 전개될 상황을 충분히 예견하고 이 글을 쓴 것일까?
2일 여야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치킨게임''을 벌인 끝에 결국 6월 임시국회에서 미디어 관련법을 표결처리하기로 했다. 노 전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대로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