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관광호텔 제공
충남 온천관광 산업의 대표적 숙박시설인 아산시 온양관광호텔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올해 연말 폐업할 위기에 처했다.
25일 온양관광호텔측에 따르면 호텔부지에 있는 충남도 지방문화재 3기(영괴대, 신정비, 온천리석불)로 시설투자가 어렵고 코로나19로 인한 투숙객 감소 등으로 인해 연말까지 운영한 뒤 폐업하겠다는 의사를 아산시에 전달했다.
1966년 개관한 충남 아산 온양관광호텔은 충청권은 물론 전국에서 몰려오는 온천관광객들로 특수를 누렸던 상징성을 갖고 있다. 아산시 온천동 242-10 일대 1만6340㎡에 연건축면적 2만6858㎡ 지하3층, 지상4~8층 규모에 객실 175실, 1회 666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대온천장을 갖춘 3성급 호텔이지만 노후화된 시설로 인해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겼다.
1300년 역사와 전통을 가진 왕실 온천을 기반으로 한 온양관광호텔은 1970~80년대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각광을 받으며 연간 40만여명이 이용하는 중부권 최고의 호텔이었지만 문화재 로 인한 시설 노후화와 코로나19로 문을 닫게 될 위기에 놓인 것.
수차례 시설을 개선하고 증축을 시도했지만 지방문화재로 인한 규제가 번번이 발목을 잡았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상황까지 장기화되면서 적자가 쌓여가고 있다는 게 호텔측 입장이다.
호텔측 관계자는 "문화재가 호텔부지 안에 있어 시설투자가 어렵다는 점을 알고 내부라도 200억 원을 들여 수리하려고 했지만 손해만 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중단하게 됐다"면서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했지만 문화재로 인한 개발이 막히면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연말 폐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수십년간 문화재로 인해 호텔은 피해를 입고 있지만 충남도와 아산시에서는 아무런 지원도 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문화재도 보호하고 원도심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공멸하는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설노후화와 코로나19로 인한 호텔측 적자규모는 상당하다. 평일 기준 투숙률은 5~10%에 그치고 주말에도 10~15%의 투숙률로 빈방이 넘쳐나고 있다. 매월 1억 5000만원의 적자가 쌓이면서 최근 3년간 7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9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다 적자가 계속되면서 절반 넘게 인원을 감축했지만 40여명의 직원 월급도 제때 지급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원도심을 살릴 수 있는 상생 방안이 없다면 연말 폐업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