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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전용주택 임의 매각'…경찰, 인천도시공사 배임 의혹 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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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전용주택 임의 매각'…경찰, 인천도시공사 배임 의혹 내사

    2017년 송도 외국인 전용주택 120세대 민간업체에 515억원에 매각
    매입업체 당초 "526억원에 사겠다" 매입의향서 제출
    인천도시공사, 업체 요구액보다 더 낮은 금액에 매각
    무자격 민간업체에 특혜 매각 의혹도…"시효 만료로 징계 못해"
    노조 "이승우 공사 사장 사퇴 압박 의도" 반발
    경찰 "범죄 행위 성립 여부만 살펴볼 것"

    인천도시공사 전경. 인천도시공사 제공

     

    외국인 전용 임대아파트 불법 매각 의혹을 받고 있는 인천도시공사에서 배임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내사에 들어가 향후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526억원에 매각할 수 있는 아파트 515억원에 팔아" 의혹

    10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인천도시공사가 2017년 송도국제도시 웰카운티3단지 외국인 전용주택 120세대를 민간업체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배임 의혹이 담긴 첩보를 입수해 내사 중이다.

    경찰이 확보한 첩보에는 인천도시공사가 외국인 임대아파트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애초 민간업체에 팔 수 있는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 매각했다는 의혹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대상은 매각 당시 업무에 관여했던 도시공사 임직원들이다.

    앞서 인천도시공사는 2016년 10월 송도국제도시 3단지 외국인전용임대주택을 554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2차례 매각 공고를 냈지만 유찰됐다.

    이후 2017년 2월 민간업체인 A사가 해당 아파트를 526억원에 수의계약으로 매입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했고, 도시공사는 같은 해 3월 해당 아파트를 수의 계약으로 팔기로 입장을 바꿨다. 이때 도시공사는 재산심의위원회를 열어 해당 아파트 매각 가격을 기존 매각가 대비 7% 낮춘 515억원으로 정했다. 결국 A사가 해당 아파트를 매입했다.

    경찰은 당시 인천도시공사가 해당 아파트를 526억원에 매각할 수 있음에도 515억원에 팔아 공사에 재산상 피해를 입혔고,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주택 특별법 위반 → 업무상 배임' 의혹 확대, 왜?

    스마트 이미지 제공

     

    애초 송도3단지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 매각 사태는 공공주택 특별법 위반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공사가 법적으로 매각할 수 없는 공공임대주택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공공주택 특별법 50조의2(공공임대주택의 매각제한)는 '다른공공주택 사업자에게 매각' 또는 '임대 의무기간의 2분의 1이 지나 공공주택 사업자가 임차인과 합의해 분양 전환'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공공주택을 매각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사는 경영상 어려움이 많아 매각을 결정했고, 법률 자문도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신고 절차 누락 등 일부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문제를 인식한 인천시는 지난 4월부터 공사를 감사해 최근 처분사항을 공사에 전달했다. 인천시가 내린 처분은 인천도시공사에 대한 기관경고와 담당자 경고로 알려졌다. 공직자의 행정행위에 대한 징계시효(3년)가 지나 당시 업무담당자나 의사결정자를 징계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승우 사장은 당시 사업개발본부장을 맡으면서 해당 업무를 추진했다.

    시는 징계시효 만료로 이 사장에 대한 징계는 내릴 수 없는 상황이지만 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길 바라는 눈치다. 이와 관련해 시는 감사결과 통보 전에 이 사장에게 사퇴를 권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의 이런 시도는 인천도시공사 노동조합이 반발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노조는 지난 7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인천시는 특혜 의혹의 책임을 물어 (이승우 사장의) 조용한 퇴임을 요구하고 있다"며 "박남춘 인천시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도 민간사업자와의 유착관계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불명예스러운 사직서 제출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경찰 내사는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 매각을 둘러싸고 이 사장에 대한 사법 처벌의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에서 이 사장에게 큰 압박이 될 전망이다. 동시에 인천시도 해당 사안과 관련해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조용히 덮으려고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공사노조 "현 사장 사퇴 종용 압박 수단" 반발

    인천도시공사 측은 배임 의혹과 관련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매각가격을 낮춘 건 맞지만, 공사 내 재산관리규정을 지켰다는 주장이다. 공사의 재산관리규정은 매각시 수차례 유찰될 경우 최대 20% 내에서 할인 매각할 수 있도록 정했다. 공사 내부적으로는 10%까지 할인 매각이 가능하다.

    이같은 의혹 제기도 결국 이승우 인천도시공사 사장의 사퇴를 종용하기 위한 압박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승우 인천도시공사의 거취는 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배임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사법 처벌과 함께 사장직을 잃게 되고, 혐의가 입증되지 않는다면 남은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 사이의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해당 사안을 둘러싼 배경에 상관없이 범죄 성립 여부만 살펴볼 방침"이라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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