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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받는 사장님" 김봉진 의장 한 마디서 시작된 배민 '밀키트'

"수수료 받는 사장님" 김봉진 의장 한 마디서 시작된 배민 '밀키트'

"배민이 수수료 떼가는 방식 대신 식당이 로열티 받는 수익모델 없을까" 고민서 출발
밀키트 전문업체 프레시지와 손잡고 '배달의발견' 1호 업체로 '쫄갈비' 선정
선정 식당, 투자 부담 최소화·메뉴 홍보에 로열티 수익까지 1석 3조

11일 오후 6시 송파구 방이동 A빌딩 3층 배민쇼핑라이브실. 'ON AIR' 불이 켜진 생방송 카메라 앞에 서자 20년 내공의 강훈(51)사장 입술이 살짝 떨렸다.

쇼호스트의 질문에 긴장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가던 그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조리대 앞에서 자신의 '상품'을 요리하며 한 입 가득 먹방을 보여주던 그는 배달의민족이 선정한 첫 번째 가정간편식(HMR) 1호 음식점 '팔백집'의 주인이다.

지난 11일 방송된 배민의발견 모바일 라이브방송 화면. 방송화면 캡쳐

 


양념에 졸여먹는 '쫄갈비'가 대표 메뉴인 팔백집은 코로나19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은 '맛집'이다. 주말이면 조리되지 않은 '포장' 음식을 손님 한 명이 40개씩 사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처음에는 '배달의발견'이라고 해서 광고인 줄 알았어요. 간편식을 같이 만들자는 제안을 받고 기뻤습니다. 저희 매장 음식을 많은 분들이 맛볼 수 있다는 취지에 공감해 참여하게 됐습니다."

업체 선정에는 고객의 평점과 리뷰가 가장 큰 선정요소가 됐다. 배민 내 리뷰 별점 5점 이상이 90%이고 짐 1000개 이상인 업소 중 간편식 제작이 가능한 업소로 엄선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맛집 찾아다니기는 부담스러운 고객에게 집앞까지 맛집을 전달하고, 가게 사장님들에게는 더 많은 고객을 만날 수 있도록 꿈을 응원하는 차원에서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민의발견'은 고객에게 음식을 전달하고 수수료를 받는 기존의 배달의민족 수익 모델과 정반대로 운영된다. 식품 제조사와 협의해 제품을 생산하고, 가게 사장님에게는 브랜드와 메뉴 레시피 공유에 대한 로열티로 상품 판매 수수료를 돌려주는 방식이다.

배민의발견_팔백집, 강훈 사장님의 쫄갈비. 배달의민족 제공

 


이같은 아이디어는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의장의 '한 마디'에서 출발했다는 게 배민측의 설명이다.

김 의장은 "소상공인에게 수수료를 떼 가는 모델 말고 수수료를 드리는 방법을 고민해보자"고 제안했고, 작년 하반기 사업 모델이 구체화됐다.

배민 관계자는 "식당 사장님들로서는 투자 부담은 최소화하면서도 식당과 메뉴의 홍보 효과를 누리고 로열티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의발견'은 배달의민족의 또다른 수익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19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은 지난 2017년 3조7909억원으로 지난 2012년 대비 81.9% 신장했다. 는 2022년에는 국내 HMR 시장 규모가 5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배민의발견'은 추후 배민 고객에게 직접 동네 맛집 추천을 받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와 의견이 좀 더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선정 과정을 업데이트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배달업체의 가정간편식 진출에 식품업계와 유통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음식점 음식을 시켜먹으면 집에서 요리를 안 하기 때문에 신선식품을 파는 유통업체 입장에서 배민은 또 다른 의미의 경쟁사였다"며 "가정간편식까지 진출한 배민이 유통 경계를 허무는 메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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