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작가의 '일제를 빛낸 사람들'. 김한영 기자
■ 방송 : 광주 CBS 유튜브 채널
■ 프로그램 : 정조박의 노컷 인사이드
■ 촬영 : 한세민 영상기자
■ 진행 : 정정섭 아나운서
■ 참여 : 조시영·김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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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섭 > 유튜브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정섭입니다. 광주 전남 지역의 핫 이슈를 깊숙이 들여다보면서도 재미있고 유쾌하게 풀어보는 시간. 정조박의 노컷 인사이드.
오늘은 조시영 기자, 김한영 기자 함께 했습니다.
조 기자 오늘은 무슨 이야기 나눠볼까요?
◆ 조시영 > 최근 광주비엔날레가 개막한 가운데 예술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사건이죠.
한 단체가 친일 인사들을 소재로 다룬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전시작품에 대해 '악의적인 정치 선전물'이라며 전시 중단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으셔서 이에 관해서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 정정섭 > 저도 뉴스를 접하고 아직도 예술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경우가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우선 간단하게 사건 개요부터 설명해 주시죠? 김 기자?
◆ 김한영 > 네 최근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광주비엔날레재단에 광주비엔날레에서 전시 중인 이상호 작가의 '일제를 빛낸 사람들'이라는 작품과 관련한 우편물을 하나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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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섭 > 우편물이라니요? 무슨 우편물인가요?
◆ 김한영 > '일제를 빛낸 사람들' 작품은 악의적 정치 선전물으로 전시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박정희재단은 우편물을 통해 이상호 작가의 작품이 박정희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산업화의 주역들을 왜곡·폄훼했다"며 "전시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정정섭 > 조시영기자 박정희재단의 전시중단 요구는 우리 광주CBS의 단독보도로 알고 있는데 제보는 어떻게 받은 것 인가요?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의 입장문.
◆ 조시영 > 박정희재단은 광주비엔날레 재단 뿐만 아니라 중앙정부는 물론 후원사 측에도 똑같은 내용의 우편물을 보내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가했습니다.
해당 우편물을 받은 광주비엔날레 공식 후원사 가운데 한 곳에서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이럴 수가 있냐고 저에게 알려오더라구요.
◇ 정정섭 > 박정희 재단이 전시 중단을 촉구하는 우편물을 보낸 곳은 몇 곳인가요?
◆ 조시영 >박정희 재단은 광주비엔날레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광주시는 물론 공식 후원사 20여곳 등에 우편물을 보내 전시를 중단하도록 했습니다.
압박을 가한 것이죠.
◇ 정정섭 >우편물을 받은 공식 후원사들은 정말 난감할 것 같은데요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
◆ 조시영> 뭐 난감할 것 까지야 있겠습니까?
문제가 크게 된다면 후원 철회 등을 할텐데. 후원사 입장에서도 세계적인 예술 잔치에 정치의 잣대를 가져다 대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입니다.
우편물을 전달받은 한 후원사 관계자는 "예술 작품을 그 자체로 보지 않고 정치적 의도를 가진 극단주의적 정치선전물로 해석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 정정섭 > 김기자 그러면 작품의 철거를 요구한 박정희 재단과 광주 비엔날레의 상황은 어떤가요?
◆ 김한영 > 현재 박정희 재단의 움직임은 조용합니다.
박정희재단 관계자를 통해 취재한 결과 박정회재단은 좀더 상황을 지켜볼 것 같습니다.
광주비엔날레도 이번 일과 관련해 대응을 하지 않기로 내부방침을 세웠습니다.
◇ 정정섭 > 우편물까지 보내면서 외압을 넣었는데 지켜보겠다니 선뜻 이해가 가질않습니다.
◆ 김한영 > 아마도 박정희 재단의 목적은 처음부터 철거아닌 보수단체 쪽에 우리가 이렇게 활동을 하고 있다 보여주기위해 취한 액션으로 보여집니다.
제 생각이지만 박정희 재단은 여러 언론을 이번 활동이 대대적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정정섭 > 김기자 사건에 대한 설명은 들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작품에 대한 설명이 빠졌네요 ? 이번 작품에 대해서 설명좀 해주시죠?
◆ 김한영 >이상호 작가가 이번 비엔날레에 출품한 작품 일제를 빛낸 사람들은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 인명사전에 수록된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친일 인사 92명이 포승줄과 수갑을 찬 모습을 묘사했습니다.
이상호 작가는 이번 작품에 대해 "화폭에 대표적인 친일파들을 그려 역사의 죄인임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작품 창작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이상호 작가는 자신의 생각은 배제하고 역사적 사실만을 통해 작품을 구성했습니다.
이상호 작가의 일제를 빛낸 사람들. 김한영 기자
이상호 작가는 1987년 걸개그림 '백두의 산자락 아래 밝아오는 새날이여'를 그렸다는 이유로 미술가로는 처음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습니다.
당시 행해진 모진 고문 등으로 오랜기간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지금도 휴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정정섭 >이번 일을 설명을 듣다보니 과거 비엔날레에서도 이런 외압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
◆ 조시영> 있었어요. 과거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 사건도 바로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이었습니다.
지난 2014년 벌어진 이 사건은 광주 CBS의 단독보도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 정정섭> 아 기억이 납니다. 그때 윤장현 광주시장이 외압에 굴복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있었죠?
◆ 조시영> 네 그렇습니다.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은 지난 2014년 광주비엔날레를 앞두고 전시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광주시가 전시를 불허해 박 대통령 얼굴을 닭머리 형상으로 교체까지 했지만 끝내 전시가 무산됐습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전 차관 등이 세월오월 전시를 하지 못하도록 조직적으로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기도 했습니다.
박정희 재단의 외압이 드러나면서 지난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풍자해 전시 파행 사태를 빚었던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이 7년여 만에 다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 정정섭 > 김기자 예술계의 반응은 어떤가요?
이번 이상호 작가의 작품에 대한 철거요구는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과 오버랩돼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요?
◆ 김한영 > 네 예술계는 성명서를 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홍성담 화백을 주축으로 전국 각지의 예술인 260여 명은 최근 성명을 내고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이 이상호 작가의 일제를 빛낸 사람들 작품에 대해 전시 중단을 요구한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지역 미술인들은 세월오월 전시 중단 외압 사태를 겪었지만 예술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환경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 정정섭 > 다른 의견을 주장하는 예술가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
◆ 김한영 > 네 맞습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정치사회적으로 첨예한 주제를 다루는 광주비엔날레에서 이러한 논쟁이 불거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실험장인 비엔날레에서 이런 이슈가 발생하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며 오히려 우리 사회가 아직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좋은 현상이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기 했습니다.
◇ 정정섭 > 반복되는 예술의 창작과 자유 침해에 대해 이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해 보이는데요?
◆ 김한영 > 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예술가를 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게 되면 오히려 그틀안에 갖혀 예술의 창작과 자유를 침해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 정정섭 > 예술계의 생각도 다양하네요 김 기자 그런데 요즘 이문제 뿐만아니라 폐막이 10일도 남지 않는 가운데 광주비엔날레가 매우 시끄럽다죠?
◆ 김한영 > 네 맞습니다. 특별전 외압 사태에 이어 광주비엔날레 재단의 인사 문제를 비롯해 김선정 대표이사의 전횡 문제가 터져버린 것입니다.
◇ 정정섭 > 광주 비엔날레가 연일 악재 소식이 쏟아지면서 총체적 난국에 빠져 버렸군요?.
◆ 김한영 > 광주비엔날레 재단 김선정 대표이사가 행사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핵심 부서장들을 해고하거나 징계에 회부했습니다.
이에 광주비엔날레 노동자들이 대표이사의 갑질과 전횡을 멈춰달라며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진정을 제기한 상황입니다.
현재 김선정 대표인사는 언론과의 접촉을 모두 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자 급기야 광주시는 지난 4월 28일 성명까지 냈습니다.
광주시는 성명을 통해 "광주비엔날레 재단의 임직원은 전시에 전념해주기를 바란다"며 비엔날레가 종료되는 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해 엄정하게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정정섭 > 코로나 여파 속에 두 차례 연기 되는 등 우역곡절 끝에 개막된 광주비엔날레가 폐막이 얼마남지 않은 만큼 광주시의 바람처럼 잘 마무리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정조박의 노컷인사이드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구독과 좋아요는 사랑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