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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우리는 몰랐다" 투기 의혹 경찰의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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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뒤끝작렬]"우리는 몰랐다" 투기 의혹 경찰의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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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기 전형 '기획부동산' 근절 공감대 확산
    수사 주체 경찰, 일부 간부 투기 가담 의혹
    경찰 "위법성 없고 보상용 주택 짓지 않아"
    사정당국으로서 엄격한 잣대, 자정 대책 필요

    화옹지구에 인접한 우정읍 원안리 일대 한 임야 지역이다. 주변에는 대형 농장이 있어 악취가 심한 것은 물론, 농촌 지역으로 접근성이 떨어지고 생활 기반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주택을 개발하기에 부적합한 곳이다. 수십명이 지분을 나눠 가진 뒤 지자체로부터 개발행위 허가를 받은 상태다. 박창주 기자
    "기획부동산의 투기는 건전한 경제질서를 교란하고 일확천금의 투기 문화를 조장합니다. 이로써 선량한 국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근로의식을 잃게 됩니다."

    최근 경기도가 도내 기획부동산 실태를 수사 의뢰하며 밝힌 주요 고발 취지다. 위법성은 물론이거니와 계획적으로 부동산 투기를 유도하는 행위 자체를 문제 삼은 것.

    경찰 역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련 의혹에 이어 투기의 전형인 기획부동산을 정조준하며 수사망을 넓히는 분위기다.

    이런 현실과 달리 정작 경찰은 일부 간부가 조직적인 부동산 투기에 가담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다소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 빈축을 사고 있다.

    "법적으로 문제되는 부분은 없어요. 미리 개발 정보 같은 걸 인지하고 산 게 아닌 거죠. 당사자들은 이게 기획부동산인지도 몰랐다는 겁니다. 투기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직 경찰간부들이 경기도 수원 군공항 이전 보상을 노리고 화성 화옹지구내 토지를 매입했다는 CBS노컷뉴스의 의혹 제기에 대한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의 말이다.

    거래 시점은 군공항 이전 계획이 나온 뒤였고, 전직 경찰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받거나 은퇴 후 전원생활을 위해 지분만 가졌을 뿐 보상을 위해 소위 벌집주택을 짓진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지분을 갖게 된 뒤로 토지 거래를 주도한 업자와 연락마저 끊겨 본인들은 재산권 행사조차 못하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점이 한 둘이 아니다.

    앞서 취재진은 군공항 예비후보지인 화옹지구 인근 우정읍 일대 131개 번지의 토지대장 등을 전수 분석해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경찰관 2명이 2개 필지를 공동 소유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 토지들은 모두 화성시로부터 주택, 상가 등을 지을 수 있도록 개발행위를 허가받은 곳이다. 경찰이 주택을 짓지 않은 빈 땅이라고 했지만, 언제든지 주택개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실제 우정읍 화수리, 원안리, 호곡리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일명 '유령주택'이 100채 넘게 들어서 있다. 지난 2017년 군공항 예비후보지 발표와 소음 정도에 따른 토지·건물 매입 보상안이 나온 뒤 보상을 극대화하기 위해 투기꾼들이 몰려든 정황이다.

    더구나 경찰관들이 지분을 갖고 있는 땅은 대형 축사와 인접해 있어 악취가 심하고, 지리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져 집을 지어 생활하기엔 부적합한 지역이다.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는 자료사진. 연합뉴스
    그런데도 해당 경찰관들은 '지분 쪼개기'로 필지를 소유한 30여 명의 공동 지분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는데, 200~400㎡가량의 땅을 매입하면서 1인당 5천만 원 안팎의 돈을 들였다. 수사 주체인 경찰관이 되레 조직적인 부동산 거래에 가담한 셈이다.

    공동 매입자들의 주소지 또한 경기도뿐만 아니라 서울, 전라남도, 대구, 인천 등 전국 각지에 분포해 있다. 공동명의로 한 은행에서 13억 원의 대출까지 받았다. 전문가들은 대출금을 끼고 다수의 지분 매수자들을 끌어 모으는 기획부동산에 의한 전형적인 투기 형태라고 판단했다.

    특히 이들이 공동 소유한 임야와 논밭은 개발행위 허가를 받으면서 지목이 대지로 바뀌어 공시지가가 3~4배가량 오른 상태다.

    이처럼 기획부동산의 흔적과 경찰관들의 거래 정황이 뚜렷한데도 경찰은 투기가 아닌 '개인적인 투자'로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취재진은 군공항 이전 관련 정보가 담긴 지도를 들고 다니며 동료들에게 토지 매입을 권유한 다른 경찰간부가 있다는 주장을 접하면서, 전수조사에서 확인한 200명 넘는 지분 소유자들(중복포함) 중 또 다른 경찰이나 차명 거래자가 있을 수도 있다고 봤다.

    전문가들 또한 "위법성 여부를 떠나 투기 의혹을 수사하는 사정당국으로서 보다 엄격한 잣대로 내부 직원의 부동산 거래를 살피고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 터였다.

    그럼에도 경찰은 지분을 소유한 직원이 더 있는지, 최초 지분거래를 주도한 업자의 위법성은 없는지, 또 경찰 품위가 손상된 것은 아닌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당사자들의 해명만을 강조하며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과연 경찰이 사정당국으로서 부동산 투기에 대해 제대로 된 문제의식과 이를 수사할 자세를 갖췄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4월 14일자 "확정도 안됐는데…" 군공항이전설에 '유령주택' 지은 투기꾼들" / 4월 28일자 "[단독]수원 軍공항 '보상계획' 나오자…'땅' 산 경찰간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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