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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인생 짧구나, 좋게만 살다가길"…조씨고아



공연/전시

    [노컷 리뷰]"인생 짧구나, 좋게만 살다가길"…조씨고아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명동예술극장에서 5월 9일까지

    국립극단 제공

     

    "그깟 약속이 뭐라고, 그깟 의리가 뭐라고."(극중 정영의 아내 대사)

    국립극단 대표 레퍼토리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시골의사 '정영'이 충성과 의리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처자식을 희생한 후 복수에 성공하는 이야기다.

    연출가 고선웅이 중국 고전 희곡(기군상 작) '조씨고아'(趙氏孤兒)를 각색·연출했다. 2015년 초연 당시 동아연극상, 대한민국연극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2019년 실시한 '국립극단에서 가장 보고 싶은 연극'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국립극단 70주년 기념작으로 선정돼 2020년 한 달간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다. 팬데믹으로 단 1주일간 관객을 만났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지난 9일부터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다.

    초연 이후 수 차례 공연했지만 매번 관객의 호응이 크다. 권성징악이 아닌 복수의 공허함과 허탈감에 대해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가 설득력 있기 때문이다.

    극의 배경은 중국 춘추전국시대 진나라다. 대장군 '도안고'는 권력에 눈이 멀어 조씨 가문의 9족, 300여 명을 참수하는 멸족을 자행한다. 하지만 조씨 집안의 문객이던 정영의 도움으로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인 '조씨고아'는 유일하게 목숨을 건진다.

    국립극단 제공

     

    정영이 조씨 가문에 대한 신의를 지키기 위해 자기 아들과 조씨고아의 목숨을 맞바꿨기 때문이다. 그러자 그의 아내마저 "그깟 약속이 뭐라고, 그깟 의리가 뭐라고, 남의 자식 때문에 저 애를 죽여요"라고 울부짖으며 저 세상으로 떠난다.

    정영은 조씨고아를 '정발'이라 이름짓고 자신의 아들로 키운다. 그렇게 20년이 지나고 정발이 장성하자 정영은 조씨 가문의 지난날을 고백하며 도안고에 대한 복수를 부탁한다. 결국 복수에 성공하지만 이들에게 남은 건 후련함이 아닌 공허함 뿐.

    극은 나폴거리는 한 마리 나비와 함께 등장한 묵자(墨子)의 한 마디로 끝맺는다.

    "이런 우환을 만들지도 / 당하지도 마시고 부디 평화롭기만을 / 금방이구나 인생은, 그저 좋게만 사시다 가시기를."

    '정영'은 하성광, '도안고'는 장두이, '공손저구'는 정진각과 김영, '영공'은 박용수와 이영석, '조순'은 유순웅과 임형택, '조씨고아'는 이형훈과 홍사빈이 연기한다. 명동예술극장에서 5월 9일까지. 매주 목요일에는 중국어, 일요일에는 영어 자막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립극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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