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랑하는 아빠, 요즘엔 왜 안 놀아줘? 회사가 바빠서 그래? 만날 늦게 들어오고, 일요일에도 없고. 나보다 회사가 더 좋은 거야? 이번 토요일엔 놀이공원 간다고 했지, 약속 꼭 지켜!"
''소원의 벽''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 생겼다. 우정사업본부는 5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체신기념관 시민광장에 자신의 소원을 빌 수 있는 ''사랑의 메시지 창''을 종로구와 함께 마련했다.
체신기념관 자리는 1884년 설립된 우리나라 우편사업의 출발지 우정총국이 있던 곳이어서 의미도 각별하다.
''사랑의 메시지 창''은 너비 4m·높이 2m 크기의 펜과 엽서를 디자인한 모습이다. 200매 가까운 크고 작은 엽서를 붙일 수 있다.
가족, 친구, 연인에게 전하는 사랑 고백 메시지부터 안중근, 베토벤 등 국내외 유명 인사들의 편지까지, 다양한 글이 올라 있어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소원을 담은 글에다가 우표를 붙이게 되면 일정 기간 전시한 뒤 배달까지 해준다.
휴대폰 버튼만 꾹 누르면 문자메시지가 눈 깜짝할 새 전달되는 디지털세상이라지만, 엽서에 희망의 마음을 담아 아날로그의 사랑을 전해보라는 일깨움일까. [BestNocut_R]
정경원 우정사업본부장은 "손으로 직접 쓴 글은 문자메시지나 이메일과 다른 진솔함이 살아있다"면서 "경제위기로 국민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사랑의 메시지 창이 희망을 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정본부와 종로구는 앞으로 체신기념관과 주변시설을 보완하고 사랑 포스트지 상품을 개발하는 등 관광명소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