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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신음한 공연계…온라인 공연, 새 활로 될까



공연/전시

    코로나19로 신음한 공연계…온라인 공연, 새 활로 될까

    [문화연예 연말정산 ②] 대면공연 못하는 공연계, 코로나19 직격탄
    공연 취소·잠정중단·조기종연 속출…거리두기 좌석제는 공연할수록 손해
    공연계 매출 급감…2019년 2405억원→2020년 1715억원으로 30% 뚝
    유료 온라인 공연으로 돌파구 모색…대면공연과 상생방안 마련 분주
    "공연 영상 유통 플랫폼 수수료 지원 필요…창작콘텐츠 힘 키워야"

    문화연예계는 올 한 해 코로나19와 분투를 벌였습니다. 대중과 직접 맞닿아 소통해 온 만큼 어느 분야보다 타격이 컸습니다. 그 혼란 속에서도 코로나 이후 시대를 향한 밑거름을 뿌렸습니다. 엄혹한 현실을 굳은 의지로 낙관하며 헤쳐 온 2020년 문화연예계를 돌아봅니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코로나19라는 다이너마이트, 가요계 어떻게 바꿨나
    ②코로나19로 신음한 공연계…온라인 공연, 새 활로 될까
    <계속>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올 초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공연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3차에 걸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취소·잠정 중단·조기 종연하는 공연이 속출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에 따라 국공립 공연장은 휴관·재개관을 반복했고, 민간 공연장은 거리두기 좌석제(좌석 띄어앉기)를 적용한 상태로 공연을 하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속앓이를 했다.

    1.5단계와 2단계에서는 좌석 한 칸 띄어앉기, 2.5단계에서는 좌석 두 칸 띄어앉기를 해야 한다. 좌석 가동률이 각각 50%, 30%를 밑돌기 때문에 공연을 올릴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다.

    지난 8일부터 수도권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공연계는 셧다운 되다시피 했다. 지난 16일 1078명 이후 연일 신규 확진자가 1천명대를 기록하자 상황은 더 악화했다.

    서울시 소재 국공립 공연장은 휴관 조치를 무기한 연장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올리던 공연마저 잠정 중단했던 뮤지컬·연극은 공연 재개 시점을 놓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3단계에서는 공연장이 문을 닫는다.

    ◇ 공연 취소·중단으로 공연계 매출 타격…유료 온라인 공연으로 돌파구 모색

    그래픽=고경민 기자

     

    잇단 공연 취소·중단 사태는 공연계 매출 급락으로 이어졌다.

    20일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공연 매출액은 2405억원(상반기 468억원+하반기 1937억원)이었다. 반면 올해는 12월 20일 기준, 1715억원(상반기 987억원+하반기 728억원)으로 급감했다.

    월별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1~3차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눈에 띄게 감소했다. 매출액은 4월 47억원, 9월 70억원, 12월 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33억원, 171억원, 535억원(12월 20일 기준) 떨어진 수치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공연이 어렵게 되자 공연계는 온라인 공연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올 상반기만 해도 공연 영상 콘텐츠는 아카이브 형식의 영상을 온라인에서 무료 상영하는 분위기였지만, 하반기 들어 유료 온라인 상영하는 작품이 급격히 늘었다.

    민간단체에서는 지난 10월 3~4일 뮤지컬 '모차르트!'를 시작으로 '광염소나타', '어쩌면 해피엔딩',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베르테르', '엑스칼리버' 등이 유료 온라인 공연 대열에 합류했다. 이중 '모차르트!'는 10월 첫 상영에서 온라인 관객 1만 5천명을 모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지난 12~13일 앙코르 상영하기도 했다.

    유료 온라인 상영한 국립극단 신작 연극 '불꽃놀이'(사진=국립극단 제공)

     

    국공립 예술단체도 가세했다. 서울예술단은 '잃어버린 얼굴 1895', '신과 함께_저승편' 등 창작가무극 5편을, 국립극단은 신작 '불꽃놀이'를 유료 온라인 상영했다.

    단순히 대면 공연을 촬영·편집·송출하는 것에서 한 발 나아간 새로운 장르도 선보였다.

    예술의전당은 공연영화 '늙은 부부이야기: 스테이지 무비'를 극장에서 상영한 후 IPTV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 유료 VOD 서비스했다. 이 작품은 자사의 영상화 사업 '싹 온 더 스크린'(SAC on Screen)을 통해 동명의 스테디셀러 연극을 영화적 기법으로 영상화했다.

    웹뮤지컬도 등장했다. '킬러파티'는 10분 남짓한 에피소드 9개로 구성된 숏폼 콘텐츠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출연배우들은 비대면으로 음악·대본을 연습한 후 주로 각자의 집에서 녹음·촬영에 임했다.

    김지원 'EMK뮤지컬컴퍼니' 프로듀서는 CBS노컷뉴스에 "공연을 좋아하는 기존 관객뿐만 아니라 유튜브에 익숙한 어린 세대도 쉽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관객층을 넓히고 시장을 확대하고자 했다"며 "무대에서 보기 힘들었던 배우들의 코믹연기와 넘버가 관객으로부터 호평받았다"고 했다.

    공연 영상 유통 플랫폼 다변화 전략도 눈에 띈다. '킬러파티'는 네이버 브이라이브(VLIVE), 네이버TV 후원 라이브에서 유료 상영한 후 내년 2월 극장판을 제작해 영화관과 IPTV로 관객을 만나고 OTT로도 서비스할 계획이다.

    ◇ 코로나19 종식 이후…대면 공연·온라인 공연 상생하려면?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도 유료 온라인 공연이 대면 공연과 상생하려면 제작사가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풀어야 할 숙제로 창작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공연 영상 유통 구조 개선을 첫손에 꼽았다.

    지혜원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은 비싼 저작권료 때문에 영상화가 쉽지 않지만, 국내 창작뮤지컬은 브랜드파워가 낮아 온라인 상영 시 일반관객을 끌어들이기 힘들다"면서 "스타의 이름값에 의존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창작콘텐츠의 질을 높여 작품 자체로 승부해야 한다. 웹뮤지컬도 웹예능·웹드라마 등 기존 웹콘텐츠와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면 공연은 회전문 관객(한 작품을 여러 번 관람)이 매출에 크게 기여하지만, 온라인 공연은 하나의 아이디를 여러 명이 공유해도 제어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1인 1티켓을 판매하는 영화관에서 상영하거나 영상 유통망을 글로벌화해서 보완해야 한다. 자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기반을 마련해 유통 수수료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두 차례 유료 온라인 상영한 뮤지컬 '모차르트!'(사진=네이버TV 화면 캡처)

     

    유료 온라인 공연이 급증하면서 정부도 각종 지원책을 내놓았다. 국립극단은 내년 온라인 극장을 정식 개관하고, 예술의전당은 건물 내에 '공연 영상화 스튜디오'를 만들어 민간단체 공연 영상 제작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국립극장은 공연 영상을 온라인 시장과 연계할 수 있는 판로를 개척한다.

    현장에서는 보다 실질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김지원 프로듀서는 "코로나19로 많은 제작사가 오랜 기간 손해를 감수하고 대면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상영 플랫폼 수수료를 지원해 영상으로 인한 수익이 제작사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수수료는 네이버 브이라이브가 30%, 네이버TV 후원 라이브가 5.5%(올해 말까지 면제)를 떼간다.

    지혜원 교수는 "공연 스튜디오·제작비 지원뿐만 아니라 공연 장르별로 특화된 영상기획·제작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지원도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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