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행렬 현미경으로 쥐 신경망을 관찰하는 실험. (사진=기초과학연구원 제공)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최원식 부연구단장 연구팀이 두개골 훼손 없이 뇌 신경망 구조를 고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는 광학 현미경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뼈 조직은 내부에 미세한 구조들이 많아 빛의 산란이 심하고 복잡한 광학적 수차를 유발한다. 광학 현미경으로 두개골 아래의 뇌 조직을 관찰하면 이미지가 크게 왜곡되고 노이즈가 심해 물체의 구조를 알아보기조차 어려웠다.
지금까지는 두개골을 제거하거나 얇게 갈아내야만 뇌 조직의 신경망을 연구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반사행렬 현미경'을 새롭게 개발해 기존 현미경의 한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빛의 초점에서만 신호를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초점으로부터 산란한 모든 빛을 측정하도록 설계한 현미경이다.
연구진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알고리즘을 적용해 직진 광만을 선택적으로 추출했다. 이를 통해 기존 공초점 현미경으로는 전혀 관찰할 수 없었던 약 1마이크로미터 굵기의 가는 뇌 속의 미엘린 신경섬유들을 관측할 수 있었다.
이광자 현미경에 반사행렬 시스템을 접목한 결과 세계 최초로 쥐의 두개골 훼손 없이 신경세포의 수상돌기 가시의 고해상도 형광 이미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신경세포의 수상돌기 가시는 생물학적으로 매우 중요하지만, 그 구조가 미세해 기존 현미경 기술로는 두개골을 제거해야만 관찰할 수 있었다.
공동 제1저자인 윤석찬 연구교수는 "반사행렬 현미경은 조직 내부 우리가 원하는 위치에 빛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기술"이라며 "기존에 관찰하기 힘들었던 생체 조직 내부 구조를 정밀하게 연구할 수 있어 신경과학 연구의 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원식 부연구단장은 "실제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현미경을 소형화하고 이미징 속도를 증가시키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광학 수차를 보정할 방법을 더 발전 시켜 빛의 산란 현상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고 질병의 실시간 조기 진단 등 의생명 분야 활용 범위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