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재 전 채널A 기자(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 부인이 이동재 전 채널 A 기자가 보낸 편지를 받고 "하루하루 불안하며 힘들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16일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기자와 같은 회사 후배 백모 기자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이철 전 대표의 부인 손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손씨는 이 전 대표가 대표로 있던 VIK 관계사의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손씨는 검찰 측 신문에서 남편인 이 전 대표로부터 이 전 기자의 편지 내용을 전달받았으며 읽고 나서 "괴로웠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남편 상황만으로도 사실 그냥 사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괴로운 상황이다"며 "그런데 편지를 보면 신라젠 수사가 과도하게 진행될 것 같다거나 '가족 재산 먼지 하나까지 탈탈 털린다' ,'가족들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내가 잘못한 게 없어도 너무 두렵고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는 이 전 기자의 편지를 협박으로 느꼈다는 취지의 증언으로 앞서 증인으로 나온 이 전 대표의 진술내용과도 부합한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손씨는 이같은 증언을 이어가다 피고인석에 앉은 이 전 기자를 바라보며 "저도 불려다니며 조사받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혹시 '우리집을 압수수색하고 다 뒤집어놓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어 마음이 하루하루 불안하고 잠도 안 오고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편지를 보며 저는 오늘 (이동재) 기자님 얼굴을 뵙고 싶었다. 왜 우리 남편에게 '협조하지 않으면 차가운 구치소 바닥에 있을 거다'라며 협박에 가까운 말씀을 하셨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진 반대신문에서 이 전 기자의 변호인은 손씨가 편지 전에도 이 전 대표나 본인에 대한 검찰 조사를 예상할 수 있었다는 점을 집중 부각했다.
변호인이 "증인은 VIK 관계사의 대표이사를 역임했기 때문에 신라젠 사건이 확대되면 본인도 조사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지 않냐"고 묻자 손씨는 "조사받을 것이란 이야기를 (남편 측 변호인)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 증인도 검찰에서 수사를 받을 수 있는 것을 예측했다는 것이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는 "그것은 저는 잘 모른다. 남편에게 전달받았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이날 손씨와 함께 증인신문이 예정됐던 '제보자X' 지모씨는 지난 기일에 이어 이번에도 불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