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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남미

    기습적 美대선 결과 발표, 무엇에 근거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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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 승리 화룡점정 펜실베니아
    CNN등 5일 앞당겨 조기 확정 발표
    의도와 배경은? 역효과는 없을까?

    연설하는 조 바이든 후보(사진=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가 7일(현지시간) 펜실베니아주에서 승리를 추가하면서 2020년 미국 대선의 승리자로 발표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의 승리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소송을 통해 승리를 되찾겠다고 저항하고 있어 바이든 후보의 공식적인 당선 확정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그런데 이날 바이든 승리에 쐐기를 박은 펜실베니아주 승리 소식은 예상 밖으로 일찍 나왔다.

    전날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는 펜실베니아주 개표 결과가 주말을 넘겨 늦으면 오는 10일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우편투표 도착 지연, 잠정투표 유효성 검증 등을 이유로 펜실베니아주 당국은 '데드라인'을 오는 10일로 제시했었다.

    그런데도 7일 오전 11시 24분(미국 동부시간) CNN이 "바이든 당선"을 기습적으로 보도했다.

    곧 이어 개표 주관 언론사인 AP가 같은 보도를 내보냈고, 이후 봇물 터지듯 도하 언론사들이 같은 소식을 타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면 이들 미국 언론사들의 승리 확정 보도는 무엇에 근거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언론사들이 자체적 '판단'에 따라 결정해 발표한 것이다.

    미국의 선거 승자 예측 발표는 AP가 대신 해오고 있다.

    AP가 자체적으로 수집한 개표 결과를 바탕으로 승자를 예측하면 각 언론사들이 받아서 국민들에게 보도(공표)하는 방식이다.

    이날 CNN이 먼저 발표한 것은 그런 측면에서는 이례적이다.

    AP는 어떤 기준으로 각 주별 승자를 결정하는 것일까?

    AP매뉴얼에 따르면 이 매체는 선거 분석가들, 연구원들, 선거 결과 확정자들(race callers)로 이뤄진 결정팀(Decision Desk)의 결정에 따라 각 주별 선거 승자를 예측해 발표한다.

    여기서 결과 확정자들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들은 다년간 경험으로 선거 지역 사정에 정통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들은 1848년부터 AP가 진행해온 개표 집계 시스템 등 여러 도구를 활용하는 한편, AP 기자들, 선거 연구팀과 협업해서 선거 승자를 예측해 결정팀에 제공한다.

    다만 AP는 후보간 격차가 박빙일 때는 승자 예측을 발표하지 않는다.

    특히 재검표에 들어가는 대상이 되는 지역에 대해서도 승자 예측을 발표하지 않는다.

    미국의 주들은 상위 1,2위 후보 사이의 격차가 법에 의해 정해진 범위 안에 들어가면 의무적으로 재검표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 CNN등이 펜실베이니아의 승자를 확정지을 때는 바이든과 트럼프 간 격차는 3만 4243표 차이였고, 16만장의 표가 개표되지 않고 있던 때다.

    우편투표 6만 2천장, 잠정투표(우편투표 용지를 교부받은 유권자가 선거일에 투표소에서 투표하겠다고 하는 경우 발급하는 투표용지) 10만여장이 남아있었다.

    이들 미개표 표로는 역전이 안된다고 판단해 승자를 예측해 발표한 것이었겠지만 과연 예측 발표 매뉴얼에 따른 것인지는 의문이 제기될 만한 대목이다.

    AP의 확정에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CNN의 승리 확정 보도는 CNN이 대표적인 트럼프 반대 언론사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에 반감이 많은 미국의 주요 언론사들이 트럼프의 개표 지연작전에 대응하기 위해 앞당겨 펜실베니아의 승리를 앞당겨 확정지었을 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결과야 바뀌지 않았겠지만 조기에 바이든 당선을 기정 사실화함으로써 트럼프의 법적 대응에 김을 빼고 그에 반하는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시도가 대선 후유증을 조기에 치유하고, 국정을 안정화시키는 데 도움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를 인정 할 명분을 더욱 좁힘으로써 친 트럼프 진영의 반발을 초래해 미국 분열을 더 자극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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