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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지나고 방치된 동해안 해양쓰레기…관광객 '눈살'



영동

    태풍 지나고 방치된 동해안 해양쓰레기…관광객 '눈살'

    해변 곳곳 해양 쓰레기더미…"흉물스러워"
    양양군 "다음 달 말까지 처리 완료할 것"

    26일 양양군 정암해변에서 한 관광객이 해양쓰레기 사이를 비집고 나가 바다를 보고 있다.(사진=유선희 기자)

     

    지난달 초 연이은 태풍이 지나고 발생한 엄청난 양의 해양쓰레기가 두 달 가까이 해변 곳곳에 쌓여 있어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6일 오전 취재진이 찾은 양양지역 관광 해변. 낙산해변을 따라 정암해변 곳곳에는 겹겹이 쌓인 해양 쓰레기더미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성인 어른 무릎 위는 거뜬히 넘을 정도로 쌓인 해양쓰레기가 백사장에 짙은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지난달 초 제9호 태풍 마이삭에 이어 10호 하이선의 영향으로 백사장에 몰려온 쓰레기를 아직 치우지 못한 까닭이다.

    밑동을 드러낸 나무들로 뒤섞인 해양쓰레기들 사이로 관광객들은 힘겹게 발을 내디디고 있었다. 양양군은 응급복구 차원에서 해변에 뒤덮인 쓰레기를 긁어 모아놨지만, 예산부족 등 이유로 반출하지 못했다. 연이은 태풍으로 양양지역에서 발생한 해양쓰레기는 5천여 t인 것으로 파악됐다. 동해안 전체로 파악하면 2만 6백여 t에 이른다.

    양양지역 해변 곳곳에 해양 쓰레기더미가 높게 쌓여있다.(사진=유선희 기자)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흉물스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경기도 양평에서 양양으로 놀러 왔다는 박모(75)씨 부부는 "해양쓰레기가 너무 흉물스럽다"고 입을 열며 "걸어 다니기에도 거치적거리는 데다 일단 미관상 너무 안 좋은데 왜 아직까지 안 치우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캠핑을 즐기러 왔다는 김모(43.서울)씨는 "해양쓰레기가 그나마 없는 곳을 찾아 텐트를 쳤다"며 "여력이 안 되는 건지 코로나 때문에 일부러 안 치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바다를 보러온 건데 해양쓰레기가 워낙 많아 좀 놀랐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광객 서모(35.수원)씨는 "머리를 식히려고 어제저녁에 양양으로 와 바다는 오늘 처음 보는 건데, 처음 본 바다 풍경이 해양쓰레기여서 실망스럽기도 하고 오히려 머리가 복잡해지는 것 같다"며 "빨리 치워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26일 양양 죽도해변에서 해양쓰레기 너머로 서퍼객들이 서핑을 즐기고 있다.(사진=유선희 기자)

     

    취재진이 하조대해변과 죽도해변 등도 둘러보니 곳곳에서 해양쓰레기를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죽도해변은 서핑을 하러 오는 서퍼객들이 많아 관광지 이미지를 위해서도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양양군 관계자는 "해양쓰레기 처리를 위한 재해복구비 확보에 시간이 걸려 작업이 늦어졌다"며 "쓰레기 처리에 필요한 11억 5천만 원을 전액 국비로 확보한 만큼 이번 주 중으로 업체를 선정해 다음 달 말까지는 처리를 모두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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