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 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이송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부산 북구 해뜨락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가 53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방역당국은 최초 발견 확진자인 간호조무사 이전에 또다른 전파 고리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곽진 환자관리팀장은 14일 "한 번의 노출로 확진자가 나오기는 힘들다"며 "전파의 고리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합당하며, 확인해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집단감염에서 가장 먼저 발견된 환자는 해당 병원에 재직 중인 간호조무사다. 그는 지난 8일 오후 11시쯤까지 근무한 뒤 퇴근했는데, 다음날 발열 증상이 나타났지만 금방 사라져 진단검사를 받지 않았다.
그런데 10일 다시 약한 발열이 나타나 11일 진단검사를 받았고, 12일에 재검사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전달받아 다시 검사를 받았다. 그 뒤, 1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곽진 팀장은 "확실한 양성 기준에 들어가지 않아 재검사 결정을 내린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방역당국이 해당 병원에서 간호조무사와 접촉한 사람들을 조사하고 관리하던 중 환자 42명, 종사자 10명이 추가로 감염된 사실이 드러나며 현재까지 모두 53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
14일 부산 북구 만덕동에 있는 해뜨락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52명이나 발생했다.(사진=박진홍 기자)
해당 간호조무사는 8일을 마지막으로 병원에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당국은 간호조무사의 증상발현 날짜와 감염 규모 등을 고려할 때, 그 이전부터 전파 연결고리가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증상 발현 1~2일 전에도 전파력을 갖는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간호조무사 1인으로부터 집단감염이 비롯됐다고 보기에는 확산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해당 병원은 외부 면회객을 받지 않고 있어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한 다른 종사자들을 매개로 병원 내 전파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곽 팀장은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52명의 환자들이 이전부터 의심 증상을 나타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방역당국은 해당 병원 종사자와 입원 환자 등 264명에 대한 진단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 퇴원한 환자까지 검사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또 인근 목욕탕, 식당 등에서 발생한 집단감염과의 연관성도 파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수도권 지역 요양병원·시설, 정신병원 등의 종사자와 노인주간보호시설 이용자 16만명을 대상으로 전수 진단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방대본 홍정익 대응관리팀장은 "수도권에 유행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방역 강화하는 측면에서 실시하는 것"이라며 "부산 등 다른 지자체도 수요가 있는지 확인해 확대 추진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요양병원·시설 입원자의 경우 입소 때 진단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어 전수 검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만, 해당 기관에서 감염사례가 발생하면 진단검사를 받게 된다.
방역당국은 전수 진단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을 1주일로 예상하고 있다. 양성 판정률에 따라 다른 지역이나 고위험군 밀집 시설에 대한 추가 전수검사를 확대할 지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