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옆 대한항공 부지 (사진=이한형 기자)
서울시가 경복궁 옆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공원으로 용도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키면서 부지 대각 매금으로 자금난을 해소하려던 대한항공의 계획에 빨간 불이 켜졌다.
서울시는 지난 7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송현동 부지 3만7천141㎡의 특별계획구역은 폐지하고 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긴 '북촌 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고시를 유보하기는 했지만, 형식적인 절차여서 사실상 공원 조성이 확정되는 모양새다.
송현동 부지 소유자인 대한항공은 서울시의 이같은 결정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권익위원회 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안건 상정을 강행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대한항공 자료사진. (사진=황진환 기자)
대한항공 관계자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 토지 매입이 시급하다"며 "서울시가 권익위 조정 결과를 지켜본 뒤 고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 만큼 결과를 지켜보며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6월 서울시의 송현동 문화공원 추진 행정절차가 부당하다며 국민권익위에 고충 민원을 제기했다. 조정 결과는 이르면 이달 중순쯤 나올 예정이다.
서울시도 권익위 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지만 조정 결과가 강제성이 없는 만큼 송현동 부지 공원 조성은 서울시 안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매각 방식은 LH를 통한 3자 매입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5000억에 달하는 매각 대금을 2년간 분할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바꿔 LH가 송현동 땅을 매입한 뒤 서울시 소유의 사유지와 교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LH는 "서울시로부터 송현동 부지 매입 협조 요청을 받았지만 부지 매입 여부나 매입 방식을 두고 서울시와 합의된 사실이 없다"며 "사업 방안을 확정된 것처럼 발표해 당황스럽다"고 난색을 표하면서 보상 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코로나19로 항공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 2000억원을 지원받은 대한항공은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시가 권익위 조정 발표 전 공원 조성안을 먼저 공식화하면서 대한항공의 자구안 마련에도 제동이 걸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점도 이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공원 조성이 사실상 확정되면 권익위 중재안도 유명무실해지는 셈"이라며 "부지 매각 협상의 주도권을 서울시가 거머쥔 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