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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시개]"112 걸어도 범인이 받아"…20대 울린 그놈 목소리



사건/사고

    [이슈시개]"112 걸어도 범인이 받아"…20대 울린 그놈 목소리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1억5천만원 뜯긴 20대 청년
    폰 해킹으로 112, 검찰청, 금감원에 전화 걸어도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연결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보이스피싱에 전재산을 잃게 된 20대 청년이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은 보이스피싱 일당의 엄벌을 호소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3일 "9월 총 3일간에 걸쳐 '검찰·금감원 사칭 악질 보이스피싱 사기'로 전재산을 날린 26살 사회초년생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9월초 총 3일간 검찰 및 금감원 합동 수사 관련 보이스피싱 사기와 대출 사기에 당해 전재산 약 1억 5천여만원을 잃었다"며 "이 돈은 제가 7년 넘게 모아온 청약과 적금 그리고 제 어머니의 목숨값"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명의로 대포통장과 불법대출 건이 발견됐고 그로 인해 큰 금액의 피해와 피눈물을 흘리는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지만 그들은 제 예상보다 치밀했다"며 "(가해자들이)수집한 개인 정보를 토대로, 미사어구와 법조항을 들먹이며 협박해 점점 세뇌됐다"고 설명했다.

    보이스피싱 일당의 사기 수법은 빈틈이 없었다. 청원인에 따르면 이들은 사건번호와 실제로 근무 중인 검사, 수사관 정보, 증명서 등을 통해 검찰과 금감원 수사관임을 믿게 했고 코로나 상황으로 인한 사전 약식 녹취 조사라는 명목 하에 실제사건이라고 믿게 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피싱 일당은 스마트폰에 원격접속 프로그램을 심어 해킹한뒤 철저히 감시하면서 자금인출을 하도록 명령했다. 결국 청원인은 10군데 이상의 은행을 돌아다니며 현금 인출을 했다. 또한 본인 명의로 발생된 불법대출 피해금액 및 대출 건을 상쇄시켜주겠다는 명목 하에 300여만원의 대출까지 받게 했다.

    청원인은 주변에 신고를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해킹된 폰과 감시 때문에 신고에 실패했다고 토로했다. 은행 보안직원의 전화기를 빌려 경찰과 금융감독원에 신고하려고 해도 피싱 일당이 폰에 전화를 걸어 협박을 했다는 것.

    특히 112(경찰)와 1301(검찰청), 1302(금감원)에 전화를 걸어도 피싱 일당에게 전화가 걸리도록 만들어 청원인은 고립될 수밖에 없었다.

    악몽은 주변 이웃 덕분에 끝이 났다. 청원인은 피해 3일째, 몰래 창문으로 빠져나와 다른 층의 세입자에게 신고해달라는 내용을 종이에 써서 보여준 끝에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사건조사 기간에도 피싱 일당은 기만 행위를 일삼았다. 청원인의 카카오톡에 "경찰에 신고한거 다 안다"라고 보냈고 "신고한 것 때문에 조사 전면 무효니까 검찰청에 가보라"고 주소까지 써보내기도 했다.

    청원인은 "(피싱 일당들이)미묘하게 사람 감정을 가지고 기만하는 달인들이며, 일반 시민은 당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단순히 보이스피싱 방지 포스터나 문자 및 은행 질문지들만으로는 치밀한 그들보다 한발 늦어질 뿐"이라며 "깊숙히 숨은 사기꾼들을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해당청원은 사전동의를 400여명에게 받았고 청원 관리자가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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