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베리크리크를 덮친 '베어파이어'로 주택과 자동차가 불에 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의 3개 주(州)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재난당국이 가짜뉴스 대응에도 진땀을 흘리고 있다.
NBC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연안의 경찰과 소방관들이 이 지역에 퍼지고 있는 산불은 물론 페이스북 등을 통해 급속히 유포되고 있는 가짜뉴스와도 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현재 6개 지역 당국이 가짜 소문에 대한 경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레곤주 더글라스 카운티는 "소문은 마치 산불처럼 번지고 있다"면서 "6명의 안티파 회원 6명이 산불을 지른 혐의로 체포됐다는 거짓 소문에 대한 확인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당국이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안티파는 극좌 성향의 반파시즘 운동 단체로 극우 진영으로부터 인종 차별 항의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 집회의 배후로 지목된 조직이다.
더글라스 카운티는 이어 "공식 출처에서 내놓은 정보만 따라가 달라"면서 "소문은 어려운 현 상황을 더욱더 어렵게 만들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곳 외에도 오레곤주 잭슨 카운티, 워싱턴주 매디슨 카운티도 실체가 없는 소문의 확산을 막아 달라며 주민들에게 비슷한 내용의 경고문을 전달했다.
(사진=연합뉴스)
워싱턴주 소방관 노조도 산불의 기원에 대한 소문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올린 글에서 "페이스북이 작금의 잘못된 정보의 절대적 소굴이다"고 비판했다.
이날 FBI 포틀랜드 지국도 급진주의자들이 불을 내고 다닌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리포트를 트위터에 게시했다.
오레곤주 메드포드 경찰당국도 안티파와 관련된 낭설 외에도 이번 산불이 '프라우드 보이즈'의 소행이라는 또 다른 종류의 소문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프라우드 보이즈'는 극우 성향의 백인우월주의 단체로 구성원들은 자신들을 '서부 쇼비니스트(배타적 애국주의자들)'이라고 칭하고 있다.
이들은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대를 저격하려는 전위부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이 지역에 극좌, 극우 단체를 겨냥한 헛소문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은 오레곤주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그에 대한 맞불 시위가 100일 가까이 진행돼온 상황과 관련 있어 보인다.
총격전 현장(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레곤주 포틀랜드에서는 안티파 지지자가 극우 단체 패트리어트 프레이어 멤버를 총격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안티파 지지자도 경찰의 총에 맞아 지난 3일 숨지기도 했다.
한편, 미국 서부의 산불이 이날도 확산세를 보이면서 사망자는 15명으로 늘고 50만명 이상에게도 대피령이 내려졌다.
화재로 탄 주택의 수색 작업 결과에 따라서는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올해 산불로 300만에이커(약 1만2140㎢)가 잿더미로 변했다. 남한 면적의 절반에 해당하는 크기다.
오레곤주의 피해 면적도 100만에이커(약 4047㎢)에 육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