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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코로나 양극화, 미국은 이미 죽창 들고 나왔다"



사회 일반

    박노자 "코로나 양극화, 미국은 이미 죽창 들고 나왔다"

    유럽 코로나 2차 물결, 英 '6인 이상 집합금지'
    빈익빈 부익부 심각... 부유층은 '코로나 저축'
    美인종차별 반대 시위, 빈민봉기 성격도 가져
    아베, 실패한 채 퇴진.. 스가는 아베의 그림자
    한일 관계, 앞으로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보여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노자(노르웨이 오슬로대학 교수)

    계절이 바뀔 때마다 뉴스쇼를 찾아주시는 분이 있죠? 바로 노르웨이 오슬로대의 박노자 교수. 가을이 찾아오면서 어김없이 이분도 찾아오셨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한국에 입국을 못 하셨어요. 그래서 오늘은 전화로 연결합니다. 계간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박노자 교수 만나보죠.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박노자> 안녕하십니까? 정말 아주 오랜만입니다.

    ◇ 김현정> 이게 얼마만이죠, 우리가?

    ◆ 박노자> 7개월이죠. 제가 봄인사를 직접 드렸는데 가을인사는 이렇게. (웃음)

    ◇ 김현정> 늘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국에 세미나든 어떤 행사든 일정이 있어서 들어오시고 그때마다 뉴스쇼와 인터뷰를 하셨는데 이번에는 못 오시는 거예요.

    ◆ 박노자> 사실 제가 한국 여권을 갖고 있으니까 가려면 당연히 갈 수는 있는데 2주 동안 아무래도 제가 성격이 좀 성급해서. 2주 자가격리를 못 버틸 것 같아서요.

    ◇ 김현정> 한국에 들어오면 무조건 2주 자가격리 하셔야 되고, 노르웨이로 돌아가도 입국자 자가격리가 있습니까?

    ◆ 박노자> 물론입니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발틱 3국, 핀란드 몇 군데 (다녀온 사람들)만 빼고 다 10일간 의무격리입니다. 그러니까 거기(한국)에서도 (자가격리) 하고 여기서도 하고.

     



    ◇ 김현정> 한 달 자가격리는 좀 심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입국을 포기하시고 이렇게 만나게 됐습니다. 아니, 그나저나 어떻게 잘 지내고 계세요? 지금 코로나19 상황, 유럽의 상황이 어떻습니까?

    ◆ 박노자> 유럽은 제2의 물결? 그러니까 다시 한 번 확 번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9월 15일 이후로는 영국에서 밖에서든 안에서든 여섯 사람 이상 모이지 마라.

    ◇ 김현정> ‘노래방에 모이지 마라, PC방 가지 마라’ 이런 식의 업종으로 금지가 아니라 ‘여섯 사람 이상은 어디든 모이지 마?’

    ◆ 박노자> 그렇죠. 영국은 그만큼 초비상입니다. 하루에 2500명씩이나 확진자가 나오니 정말 초비상이죠.

    ◇ 김현정> 다른 유럽의 상황들은 어때요?

    ◆ 박노자> 대체로는 발틱과 핀란드만 빼고는 악화일로로 가고 있고요. 심각한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습니다. 노르웨이만 해도 지난주에 700, 거의 800명의 확진자가 나와 하루에 100명 정도, 이렇게 나오는데 노르웨이 인구가 한국 인구의 10분의 1에 불과합니다.

    ◇ 김현정> 한국 인구의 10분의 1밖에 안 되는데 하루 확진자가 100명이면 이건 상당한 거네요. 한국의 인구로 환산을 해 보면 하루에 1000명이 나오는 셈인 거잖아요.

    ◆ 박노자> 그렇죠. 그러니까 한국은 지금 이 수준까지는 가지는 않고 있는 거죠. 아직까지요.

    ◇ 김현정> 사실 우리의 경우 최근에 다시 심각해지기는 했습니다마는 몇 개월 동안 관리가 쭉 잘돼 왔기 때문에 사회적인 부작용이 그나마 좀 더디게 나타나고 있어요. 그런데 유럽은 코로나 초창기부터 쭉 심각했기 때문에 아마도 코로나 부작용이 이미 좀 눈에 띌 것 같습니다. 심각하게. 어떤가요?

    ◆ 박노자> 대단히 심각하죠. 일단 경제적으로는 남유럽에 타격은 엄청나고요. 정치적으로는 말 그대로 대공황이 다시 찾아왔다. 빈익빈 부익부입니다. 그러니까 어려웠던 사람들이 더 어려워지고 그 대신 중산층이나 상류층은 밖에 안 나오고 돈을 안 쓰다 보니까 저축이 많아지는 거죠. 여기 노르웨이에는 신조어도 나왔습니다.

    ◇ 김현정> 무슨 신조어요?

    ◆ 박노자> 코로나 저축가. 그러니까 코로나 때 레스토랑 같은 데 갈 수 없어서 돈이 모아진 비교적 여유 있는 사람을 코로나 저축가, 이렇게 부릅니다. 그래서 한쪽에서는 인구의 한 10%, 15%는 사실은 좀 더 부유해지고 그리고 한쪽에서는 어려웠던 사람이 훨씬 어려워지는 겁니다.

    ◇ 김현정> 교수님이 봄에 한국 오셨을 때 이야기 나눴던 게 기생충. 영화 기생충 얘기였거든요. ‘이미 우리 사회에 전 세계에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 이걸 지적해 주셨는데 코로나 발생하고 나서 이 ‘양극화 문제는 이미 노르웨이는 더 심각해졌고 전 세계적으로도 더욱 심각해질 거다’라고 보시는 거군요.

    ◆ 박노자> 한국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방역으로 치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양호한 편에 속하거든요. 그런데 양극화로 치면 노르웨이도 사실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고요. 노르웨이는 실업자가 돼도 어쨌든 국가가 처음에 80% 나중에 60%의 소득을 다 보장해 줍니다. 그러니까 굶어 죽을 수는 없죠. 그런데 미국 상황을 보면 예컨대 뉴욕에서 세입자, 임차인들이 40% 정도는 지금 집세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회적 거리를 둔 채 마스크를 착용한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참석자들. 2020.9.2. [사진=EPA 연합뉴스]

     



    ◇ 김현정> 40%나?

    ◆ 박노자> 그러니까 지금 미국의 인종주의 반대시위라는 게 사실 어떤 면에서 인종주의만의 문제도 아니고 빈민봉기입니다.

    ◇ 김현정> ‘인종차별 시위가 한창이다. 이게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뉴스로 계속 그렇게만 접하는데 이게 인종주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거군요.

    ◆ 박노자> 미국은 인종과 빈부가 거의 완벽하게 겹쳐지는 사회입니다. 사실 경찰 공권력에 희생당하는 흑인들은 1년에 한 1000여 명 정도 됩니다. 그러니까 계속해서 이 문제가 심각해 왔죠. 심각했는데 이제 도화선이 돼서 막 봉기처럼 일어난 것은 이건 사실 대공황하고 맞물려 있는 빈민봉기죠.

    ◇ 김현정> 빈민봉기라고 보시는군요. ‘유럽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심각해지는 양극화, 대량실업 이런 문제에 대해서 복지가 그래도 탄탄하다’ 특히 북유럽이 그렇죠. 그런데 반해서.

    ◆ 박노자> 미국은 한국식으로 이야기를 하면 이미 죽창을 들고 일어난 거죠.

    ◇ 김현정> ‘결국 이런 문제들 때문에 지금 빈민봉기가 일어났다. 죽창을 들고 일어선 거나 마찬가지다’ 이런 표현을 쓰셨는데 그럼 이게 지금 우리가 코로나를 그런 대로 잘 컨트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안 나타났지만, 코로나가 계속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 되고, 부작용이 나타나게 되면 우리도 대비책을 만들어야 되는 거잖아요. 어떤 게 필요하다고 보세요?

    ◆ 박노자> 그 누구도 굶어죽지 않게끔 만드는 안전망이죠. 그리고 그 누구나 충분히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공공의료 안전망이고요. 그게 제일 기본입니다. 누구도 굶어죽지 않게 하고 누구나 아파도 병원 못 가는 사람 없게끔 하고. 이 두 가지만 있으면 대공황을 그냥 버텨낼 수 있을지도 모르죠.

    ◇ 김현정> 그렇게 보면 우리나라는 의료보험 체계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단단한 나라고 그리고 굶어죽지 않을 정도의 사회복지체계, 이것도 뭐 이 정도면 그래도 만족할 수준은 아니어도 자리 잡은 거 아닌가요? 밖에서 보시기에는 어때요?

    ◆ 박노자> 아직이에요. 물론 미국보다는 훨씬 낮지만, 미국하고 비교할 수는 없죠. 한국은 실업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실업자가 되면 돈이 나오는 기간이 한 10개월 정도입니다. 미국 같은 나라보다는 낫죠. 그런데 그거는 장기실업자가 많아질 상황에 대비하자면 훨씬 (지원이) 늘어나야,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죠.

    ◇ 김현정>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또 코로나 끝난다고 해도 사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일자리는 줄어들게 돼 있거든요. 사람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는 줄어들게 돼 있기 때문에 그때를 대비해서라도 사회적인 안전망, 특히 실업자들, 대량 실업자가 쏟아지는 것에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이런 말씀이세요.

    (사진=연합뉴스)

     



    ◆ 박노자> 지금 코로나시기에 서울에서만 해도 한 2만 개 중소기업이 망했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이 도산하고 망하는 속도가 지금 엄청 빨라진 겁니다. 그것만 생각해도 대책을 내놔야 하는데요.

    ◇ 김현정> 참 코로나 때문에 우리 한숨이 깊어지는데 이런 와중에 교수님, 지난번 나오셨을 때 일본과 우리나라 간의 마찰이 극에 달했을 때였어요. 그래서 뭐라고 그러셨냐면 ‘일본은 열강을 꿈꾸지만 평생 2류일 수밖에 없다’ 이런 발언을 하셔서 그 당시에 굉장히 이슈가 됐었습니다. 일본 얘기 잠깐 할게요.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으십니까?

    ◆ 박노자> 지금도 사실 일본은 계속해서 밀려나는 과정에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아베는 실패하고 지금 물러나는 것이고요. 아마도 아베의 그림자가 국무총리가 되겠지만 크게 봐서는 조금씩 밀려나는 과정이 그냥 지속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니, 아베, 몸이 아파서 물러나는 거 아니에요? 실패해서 물러난다고 보세요?

    ◆ 박노자> 몸이 아파서 물러났지만 본인이 계획한 일들을 거의 다 이루지 못하고 실패한 거죠. 이룬 게 없습니다.

    ◇ 김현정> 예를 들어 ‘평화헌법 수정하겠다’는 게 (아베의) 꿈이었는데 결국 못 이룬 거고.

    ◆ 박노자> 그건 국민의 저항을 뚫지 못한 거죠, 다행히도. 아베는 러시아와의 국방영토 문제 해결하겠다, 자기 아버지의 무덤에 가서 큰소리 막 치고. 아버지도 그 문제 노력을 했으니까 죽은 아버지 이름을 걸고 맹세하고 이랬는데 뭐 아무것도 이룬 거 없죠.

    ◇ 김현정> 오히려 한국과의 갈등만 키운 거, 그게 제일 큰 안 좋은 업적이네요?

    ◆ 박노자> 그러니까 사실 아베류의 정객들의 제일 큰 걱정거리는 한반도도 아니고 중국인데 중국한테 자꾸 밀려나는 거죠. 그런 상황에서는 한반도 국가들과 사실 합리적으로 하자면 관계를 잘해 놔야 하는 건데 그것도 못 하고 자기 인기몰이를 위해서 갈등만 키워놓고 물러나는 거예요. 그러니까 무능한 정객이죠.

    ◇ 김현정> 그 아베가 물러나고 스가 관방장관이 총리직을 이어받게 됐습니다. 아시아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스가, 그 인물은 어떻게 보십니까?

    ◆ 박노자> 크게 봐서는 그냥 아베계파에 상당히 충성해 온 사람이고요. 정책적 변화는 크게 없겠는데 아베보다는 좀 더 무난하게. 아베는 약간 저돌적이고 훨씬 예상치 못한 정책도 가끔 내놓고 그렇지만 이 사람은 약간 덜 공격적이고 덜 저돌적인 아베 정도 아닐까 싶은데. 같은 과정은 계속해서 진행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아베의) 정책을 이어받아 진행을 한다면 결국 아베의 꿈인 그 평화헌법 수정하는 거 그것까지도 시도할까요?

    ◆ 박노자> 그런데 그건 다수 일본인들의 생각이라든가 분위기 등등을 생각하면 생각만큼 쉽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들이 재무장을 당연히 꿈꾸고 있지만 그건 대다수 일본인들이 생각하는 거 하고는 너무나 다른 거죠.

    ◇ 김현정> 참 그건 다행이에요. 일본의 다수의 시민이 아직 깨어 있어서. 일본이 군대 가져도 된다는 방향으로의 평화헌법 수정에 반대하고 있다는 게 참 다행인데. 한국에 대한 적대감은 그래도 여전하고 우리나라와 갈등도 지금 계속되고 있고. 이건 앞으로 어떻게 될 거라고 보세요?

    ◆ 박노자> 그런데 이 실패한 정객들한테는 필요한 게 뭐냐 하면 인기몰이 수단이 필요한 거죠. 그래서 예를 들어서 북한을 어떻게든 악마화시켜서 만들어놨는데 그런데 악마화를 거의 18년 동안, 일본인 납치문제가 알려지고 나서 18년 동안 악마화해도 그걸로만 가지고는 평화헌법 수정까지 따내지 못한 거예요. 그러니까 악마화의 한계죠.

    ◇ 김현정> 그래서 악마가 하나 더 필요해서 그러면 한국과의 갈등도 이렇게 극으로까지 가지고 가는 겁니까?

     



    ◆ 박노자> 그렇죠. 아베는 그렇게 해 봤는데, 아마도 지금 한국과의 갈등은 수위 조절도 되고 조금씩 무마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긍정적으로 보세요?

    ◆ 박노자> 이 사람들한테 진짜 큰 문제는 중국이지 한국과는 사실 어떻게 보면 관계회복을 필요로 할 수도 있을 겁니다.

    ◇ 김현정> ‘이제 더 이상은 안 되겠다. 한국과 이렇게 관계 악화해서는 중국을 견제할 수가 없겠구나’를 깨달을 날이 곧 올 것이다?

    ◆ 박노자> 이 사람들이 민족주의자들이고 그 민족주의적인 명분 때문에 급격하게 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씩 조금씩 갈등 수위 조절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김현정> 이런 얘기 하면 꼭 이런 문자도 와요. 청취자들의 문자, 어떤 게 오냐면 ‘아니, 일본하고 우리하고 이렇게 척 지고 살아도 크게 불편한 것도 없는데 그냥 계속 이렇게 삽시다’ 이런 문자도 오거든요. 동아시아 역사를 전공한 분으로서 그런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노자> 글쎄요, 우리가 누구인가라는 게 문제죠. 우리 저한테 불편한 게 없거든요. (웃음) 이 세상에 우리만 있는 게 아니고 예를 들어서는 후쿠오카와 부산은 사실 같은 경제권이거든요. 거기에 서로의 관광에 엄청 의존해 왔는데 그것도 끊기니까 양쪽은 다 아주 상황이 안 좋죠. 그러니까 사실 한일 교류를 엄청나게 필요한 사람들이 있어요. 그리고 일본에서 사는 거의 60만 명의 재일조선인들이 있고 한국에서 사는 약 3만 명의 재한일본인들이 있는데 그들을 생각해서라도 당연히 갈등 수위가 조절되면 다행이죠, 다행인데 중국이나 북한을 적으로 하는 동맹이 되지는 말아야 되는 거죠.

    ◇ 김현정> ‘일본이 역사에 대한 인식을 정상화하는 걸 전제로 한 관계 회복. 그러한 회복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 말씀이세요. 계간 박노자,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듣고요. 빨리 코로나가 회복돼서 교수님 얼굴 보고 얘기하고 싶어요. (웃음)

    ◆ 박노자> 저도 그래요. 저도 원하는 꿈이죠. 꿈 중에도 꿈이죠. (웃음)

    ◇ 김현정> 아무쪼록 건강 조심하시고요. 우리가 정말 환한 얼굴로 다시 스튜디오에서 얼굴 보고 얘기할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박노자>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노르웨이 연결했습니다. 계간 박노자. 박노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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