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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탄압색' 정진웅, '우수검사' 승진…檢 내부 "코드인사" 부글



사건/사고

    '육탄압색' 정진웅, '우수검사' 승진…檢 내부 "코드인사" 부글

    • 2020-08-28 05:00

    '각종 논란에 승진 어려울 것' 전망 빗나가
    '정진웅 고검 감찰팀'은 사실상 와해
    '권력 사건' 팀장들 다수 교체
    윤석열 고립 심화 분석도

    (사진=자료사진)

     

    법무부가 '형사‧공판부 강화'라는 개혁 기조를 앞세워 27일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선 "실질은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여권이 직간접적으로 힘을 실었던 이른바 '검언유착' 수사를 이끌었지만, 각종 논란과 부실한 중간결과를 내놓은 정진웅 부장검사의 차장검사 승진은 이번 인사의 성격을 상징하는 장면이라는 목소리도 이런 비판과 맥을 같이 한다.

    여권과 재벌과의 연관성이 거론된 사건을 수사한 재경지검 수사팀장 다수는 이번에 자리를 옮긴 한편, 윤석열 검찰총장의 참모진도 지난 검사장급 인사에 이어 대거 물갈이 됐다는 평이다.

    ◇'검언유착 수사' 정진웅, '우수 검사' 차장 승진…부글대는 檢

    한동훈 검사장과 압수수색 중 몸싸움을 벌인 정진웅 부장이 차장검사로 승진했다.(사진=연합뉴스)

     

    법무부가 이날 오후 발표한 검찰 차장·부장급 승진·전보 인사 명단에서 가장 이목을 끌었던 인물은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의 수사팀장인 정진웅 부장검사다. 정 부장은 이번에 광주지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일부 여권 인사들이 '검언(檢言)유착'으로 규정지은 이번 사건을 맡아온 정 부장은 윤 총장에게 수사 독립성을 부여해 달라며 공개적으로 대립각을 세워왔다. 결국 추 장관은 윤 총장에게 이 사건에서 손을 떼라는 취지로 지휘권을 발동해 정 부장에게 힘을 싣기도 했다.

    그러나 정 부장이 내놓은 중간수사 결과에선 유착의 명확한 근거는 제시되지 못해 부실‧편향수사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육탄 압수수색' 논란까지 더해져 서울고검의 감찰까지 받게 되자 검찰 안팎에서 여권 입맛에 맞춰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부담요인이 많은 만큼, 정 부장의 승진 가능성을 낮게 전망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법무부는 정 부장이 '2017년 상반기 우수 형사부장'으로 선정됐음을 승진 이유로 들었다. 형사부 강화 기조에 적합한 인사라는 얘기다.

    반면 '육탄 압색 논란'과 관련해 정 부장에 대한 감찰 조사를 진행하던 서울고검 감찰부 검사들은 6명 중 5명이 지방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감찰을 중단하라는 메시지로도 읽힌다. 정 부장과 사건 처리 방향을 두고 각을 세웠던 박영진 대검찰청 형사 1과장은 유임 신청에도 불구하고 직책을 맡은지 1년도 안돼 울산지검 형사2부장으로 좌천됐다. 이에 한 검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빚어진 논란을 외면한 채 정 부장을 대형청의 차장으로 보낸 건 황당하다"며 "코드인사의 상징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여권‧재벌 수사팀장들 대거 교체…'이재용 사건팀장'도 사실상 좌천

    여권·재벌 관련 사건을 다루던 수사 지휘라인은 대거 교체됐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둘러싼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을 수사하던 이복현 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부장검사도 대전지검 형사3부장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현 정부가 재벌개혁을 강조해왔던 만큼, 사건 처분이 내려질 때까지 유임시키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전망은 빗나갔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한 김태은 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은 대구지검 형사1부장으로, 해당 사건을 지휘했던 이근수 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안양지청 지청장으로 전보됐다. 해당 수사팀에 파견됐던 일부 검사들도 원대 복귀 조치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정권 핵심을 겨눴던 이번 수사는 마무리 수순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未)복귀 의혹을 수사한 양인철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장은 서울북부지검 인권감독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라임자산운용 사건을 맡았던 조상원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장은 중앙지검 형사12부장으로, 이 사건 지휘라인인 이정환 남부지검 2차장은 대구지검 1차장으로 발령 났다.

    수사 연속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법무부는 사건 관련 부부장이나 공판검사 유임을 고리로 "사법농단, 라임, 세월호 사건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수사 및 공소유지 업무의 연속성을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중앙지검 차장단은 '秋‧李 라인' 평가…윤석열 대검 참모진 와해

    윤석열 검찰통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번 인사를 두고는 담당 사건 뿐 아니라 속칭 '라인'별 명암도 극명한 인사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지휘부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이성윤 중앙지검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사들로 채워졌다. 1차장검사에는 이성윤 지검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욱준 4차장검사가 수평 이동했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스피커' 역할을 해온 구자현 법무부 대변인이 새로운 중앙지검 3차장검사로 발탁됐다.

    직접수사를 총괄하는 요직인 4차장 검사 자리에는 이 지검장의 신임을 받아온 인물로 알려진 형진휘 서울고검 검사가 온다. 그는 최근까지 국무조정실 부패예방추진단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신임 2차장에는 전남 광양 출신 최성필 의정부지검 차장검사가 발탁됐다.

    반면 윤 총장의 참모진은 사실상 와해됐다. 윤 총장의 '입' 역할을 해온 권순정 대검찰청 대변인은 유임 신청을 했지만, 전주지검 차장검사로 전보됐다. 그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던 차장검사급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 △공공수사부 공공수사정책관 △과학수사부 과학수사기획관 자리는 직제개편으로 사라졌다. 그나마 손준성 수사정보정책관은 남았는데, 해당 직책은 이번에 부장검사급도 올수 있는 수사정보담당관으로 격하됐다. 아울러 손 정책관과 함께 호흡을 맞춰왔던 김영일 수사정보1담당관은 제주지검으로, 성상욱 수사정보2담당관은 고양지청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법무부는 신설된 대검 형사·공판과장 자리에 지방이나 국조실에서 근무한 우수 검사들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무부 법무과장 등 핵심 보직에 여성검사들을 전진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사건의 피해자를 조롱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검사는 서울동부지검 부부장으로 이동한다.

    법무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검찰 인사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법률상 규정된 검찰총장의 의견 청취 절차를 공식화‧문서화하고, 해당 절차를 보다 투명하고 내실있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요 보직과 관련한 윤 총장의 의견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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