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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치단체 아니라더니…내부선 "서울시장 꼭 탈환"



사건/사고

    [단독]정치단체 아니라더니…내부선 "서울시장 꼭 탈환"

    광복절 집회 참여 '대장연', 사실상 선거 운동 정황
    "서울시장 부산시장 재보궐 반드시 탈환" 언급
    주요 사업으로 '4·15 총선 부정선거 규명' 채택
    설립문엔 "주사파 정권이 나라파괴…자유한국 수호"
    대장연 "정치 단체 아니다" 해명에도 물음표 남아
    극우 세력 선 긋기 나선 통합당…정치판 영향 미지수

    이달 4일 대한민국장로연합회가 보수 일간지에 실은 광복절집회 독려 광고.

     

    지난 광복절 집회에 조직적으로 결합한 대한민국장로연합회(대장연)를 두고 정치성 논란이 일고 있다. 대형교회 소속 장로들로 구성된 대장연이 종교가 아닌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와서다.

    대장연 측은 자신들은 정치 단체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내부 모임에서는 내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승리 등을 공식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단체 총회서 "서울시장·부산시장 재보궐 이어 대선까지 승리하자" 발언

    2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대장연은 이달 5일 임시총회를 열고 8·15 서울 광화문 광장 집회를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체 회원들은 광복절 집회에 각 교회 교인을 어떻게 동원할 것인지 논의하고, 집회 당일 복장과 구호, 행동 수칙까지 공유했다.

    특히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까지 언급됐다. 단상에 나선 대장연 핵심 임원 A장로는 우선 "20개월 후 대선이 있다. 여기서 탈환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소멸될 수 있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전초전은 이미 열렸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라며 "대한민국 제1도시 서울과 제2도시 부산을 우리 애국장로들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특정) 후보를 찍어야 한다'고 하면 선거법에 걸린다"며 "서울과 부산에 있는 사돈의 팔촌, 유치원 동기생까지 다 찾아야 한다. 투표가 끝날 때까지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선거 대비 지침까지 짚었다.

    지난 4·15 총선 결과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한 대장연 회원은 "4·15 부정선거가 굉장히 큰 문제다. 교인이 아니더라도 적절한 사람을 불러서 강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회원은 임원단이 함께 현충원 참배를 하고 결의를 다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설립문·발기인선서 '정치적 표현' 덕지덕지…"자유한국 수호"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광복절 집회에서 참서자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대장연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등을 내걸고 지난달 중순 만들어졌다. 회원 수는 현재 최소 5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대장연 공동회장단에는 김승규 장로 등 전직 국정원장과 국방부 장·차관 등 군 장성 출신 장로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체 법률고문은 전직 고등법원 판사 출신으로 헌변(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회장도 맡았던 이종순 변호사가 맡았다.

    대장연 설립취지문에는 이 단체의 정치적 색채를 드러내는 문장이 여러번 나온다."문재인을 중심으로 한 주사파 정권은 지난 3년 동안 이 나라의 모든 영역을 파괴하고 4·15 총선의 불법적인 승리로 헌법 개정과 각종 법령등을 개정", "사유재산 국유화와 종교·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는 사회·공산주의 체제로의 변화" 같은 문구다.

    그러면서 "자유대한민국의 체제수호와 국가 정체성 회복을 위해 싸우기 위해 대한민국장로연합회를 설립한다"고도 덧붙였다. 단체 발기인 선서를 보면, "하나님은 정치의 하나님이자 정의의 하나님"이라며 "진정한 신앙인이 되기 위해서는 이 세상에 정의가 세워지도록 노력하고 정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런데도 대장연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정치 단체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 단체 핵심 관계자 B장로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장연은 장로들이 개인적으로 모여서 교제하고 정보도 공유하려고 만든 임의단체"라면서 "개별 교회와는 전혀 상관이 없고, 정치적인 성향이나 목적도 없다"고 말했다.

    4·15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지칭하고 주요 사업에도 포함한 이유를 묻자 "지난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규정한 것이 아니라, 제기되는 의혹을 정부가 조사해줬으면 한다는 취지로 반영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통합당은 극우세력과 선긋기…정치판 영향은 미지수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중진의원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다만 보수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최근 '태극기 부대', '아스팔트 우파'로 통칭되는 극우 보수집단과 선을 긋기 시작한 터라 이들 단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향후 실제 정치판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여론조사상 목소리가 큰 극우 보수는 적게는 3%에서 많게는 5% 정도로 추산된다. 지난 총선 때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기독자유통일당은 비례대표 투표에서 1.83%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수만명이 전국에서 집결한 지난 광복절 집회만 봐도 그들의 '전투력'은 단순 지지율 같은 숫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힘을 지니고 있다. 그간 통합당이 '목소리가 큰' 이들과 제대로 결별하지 못했던 배경이다.

    이번만큼은 극우 세력과 결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 내부에서도 적지 않다. 이들에게 아무런 빚이 없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상대할 필요 없이 무시하면 된다"고 잘라 말했다. 하태경 의원 역시 "더 강력하게 당 내부에서 (극우 세력과의) 단절을 얘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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