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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법 지배 속 홍콩 결국 교과서도 中 입맛대로 수정



아시아/호주

    보안법 지배 속 홍콩 결국 교과서도 中 입맛대로 수정

    삼권분립 사라지고 행정부가 이끄는 통치체계 강조
    '나는 홍콩인인다' 시위 삽화 사라져
    홍콩시위 지지하는 포스터 붙은 '레논의 벽' 사진도 삭제
    형사 고발 등 자신의 행동에 대한 법적 책임 강조

    반정부 시위자들의 메시지가 담긴 스티커 메모로 만들어진 게시판인 레논의 벽(Lennon Wall) 사진이 교과서 수정판에서는 삭제된 장면. (사진='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홍콩보안법이 홍콩의 학생들이 배우게 될 교과서 내용도 결국 중국 입맛에 맞게 바꾸어 놓았다.

    교육 당국이 임명한 교육전문가팀의 자문에 자발적으로 응하는 형식이지만 보안법 시행 이후 살벌해진 홍콩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것을 보인다. 홍콩 교육 당국은 내용을 수정한 교과서를 채택할 것을 일선 학교에 권고했다.

    홍콩은 중고등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을 높이고 동시대의 주요 주제들에 대한 지식을 넓히기 위해 2009년부터 도입된 '자유학'(Liberal Studies)을 도입했다.

    (사진='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홍콩의 오늘, 현대 중국과 세계화 등 6개 주제로 이뤄지는데 영어 등 주요 과목과 달리 교육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고 각급 학교가 재량권을 발휘해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일부 교재가 편향되었다는 논란이 일었고 초대 홍콩 행정장관 퉁치화 등 일부 친중 인사들은 자유학 교재들이 홍콩 젊은이들의 반중성향을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이에 홍콩 정부는 지난해 검열단, 대학교수, 교육전문가 등으로 자문단을 구성해 교과서를 검토하고 수정을 권고했는데 출판사들이 '자율적 자문 서비스'에 응답해 교과서 내용을 수정한 것이다.

    수정된 교과서에서는 권력분산이라는 용어가 사라졌다. 민주주의의를 상징하는 입법, 행정, 사법의 3권분립이 아니라 홍콩 기본법에 명시된 대로 홍콩특별행정부가 이끄는 통치체계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 이전 교과서에서는 홍콩 시위대들이 "나는 홍콩인이다", "공동체 자유" 등의 푯말을 들고 시위하는 그림이 나왔지만 수정판에서는 다른 그림으로 대체되었다.

    적극적인 민주주의 개념으로 이해되는 시민 불복종을 논의하는 구절에서는 참가자가 형사 고발을 포함하여 자신의 행동에 대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분이 강조되었다.

    반정부 시위자들의 메시지가 담긴 스티커 메모로 만들어진 게시판인 레논의 벽(Lennon Wall) 사진도 수정판에서는 삭제되었다.

    (사진='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교과서 수정을 두고 홍콩 교육계의 의견은 나뉜다.

    일부 교사들은 교실에서 토론할 공간이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면서 심사 기준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 하지만 한 교육자는 시민 불복종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는 언어를 변경하는 것이 주제에 대한보다 균형 잡힌 견해를 제공한다며 찬성 입장에 섰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글로벌타임즈는 수정된 교과서가 시위자들이 법을 위반할 경우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홍콩인과 중국인으로서 학생들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홍콩의 정치 체제가 소위 '삼국의 분리'에 기반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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