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기안84가 이번엔 웹툰 '회춘'에서 '나 혼자 산다' 출연진 이름을 등장시켜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진=박종민 기자/노컷뉴스 자료사진)
웹툰 '복학왕'으로 다시 한번 여성혐오 논란을 자초한 기안84(본명 김희민)가 또 다른 웹툰 '회춘'으로 비판받고 있다. '나 혼자 산다' 출연자 이름을 웹툰 캐릭터에 썼는데, 캐릭터 묘사가 부적절했다는 것이다.
기안84는 네이버에 15세 이용가 웹툰 '회춘'을 연재 중이다. 두 번의 청춘이 오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를 그린 이 웹툰에서는 MBC '나 혼자 산다'에 함께 출연한 이들 일부 이름이 약간 변형된 채로, 혹은 그대로 사용됐다.
지난 6월 26일부터 올라온 '대학생 아빠' 시리즈에서 주인공을 괴롭히는 선배 이름은 전헌무였고,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여성 캐릭터 이름은 지화사였다. 또한 나래, 성훈이라는 캐릭터도 등장했다. 전헌무라는 이름은 '대학생 아빠' 4화(7월 17일자) 때 최삽질로 바뀌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지난 7일 올라온 '대학생 아빠' 7화였다. 여성 종업원 나오는 술집에 최삽질과 주인공이 방문하는데, 이때 지화사가 여성 종업원으로 등장했다. 최삽질이 "인사해~ 이쪽은 지화사!!"라고 하자, 주인공은 "어디 갔나 했더니… 이런 데서 일하고 있었냐?!"라고 쏘아붙였다.
"화사야 힘들지? 좀만 참아. 오빠가 돈 벌어서 여기 일 관두게 해 줄게~ 우리 밖에서 떳떳하게 만나자~"라고 하는 최삽질에게 지화사는 "여기서 일하니까 내가 오빠를 만나지~ 밖이였음 내가 오빠 만났으려나?! ㅋ 나 만나고 싶어?! 그럼 100억 줘~"라고 말했다.
'대학생 아빠' 4화부터 최삽질로 바뀌긴 했으나 원래 이름이 전헌무였던 캐릭터가 유흥업소 방문자로, 지화사가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설정된 셈이다. 네티즌들은 실존 인물을 연상케 하는 이름을 주의 깊게 고려하지 않고 쓰는 행태를 지적하고 있다.
"아니 전헌무 캐릭터는 이름 수정해줬는데 왜 지화사 캐릭터는 이름 수정 안 해 주냐?", "무슨 저딴 캐릭터들을 주변 지인 이름 갖다 붙여서 씀? 보통 지인 이름 쓰면 좋은 캐릭터로 해 주지. 기안 지인들은 만화에 나올까 두려울 듯", "진짜 너무 무례해서 할 말을 잃었다", "기안이 단순 음지 만화가였음 모를까 애들도 무심코 보는 방송에서도 나오는 사람인데 너무 예의도 경각심도 없잖아" 등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지만, 이와 관련해 기안84의 입장 표명은 없다.
앞서 기안84는 지난 11일 게시한 '복학왕' 304화로 여성혐오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평소 무능력해 밉상이었던 봉지은이 거대한 조개를 깨부수었다는 이유로 팀장의 귀여움을 받아 대기업 인턴에 합격하는 내용이 비현실적이고 여성 구직자를 비하한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이후 조개는 대게로 바뀌고 일부 노골적인 대사가 조금 순화되었으나, 봉지은이 능력과 무관한 다른 것(애교나 상사와의 친밀한 관계)으로 취업한다는 주된 내용은 그대로 유지됐다. 비난이 빗발치자 기안84는 지난 13일 사과문을 올려 "자리를 구하기 힘든 봉지은이 귀여움으로 승부를 본다는 설정을 추가하면서, 이런 사회를 개그스럽게 풍자할 수 있는 장면을 고민하다가 귀여운 수달로 그려보게 되었다"라고 해명했다.
기안84는 '복학왕'에서 여성혐오(30대 여성을 두고 "늙어서 맛없다"라고 표현), 장애인 비하(청각장애인을 생각할 때조차 발음이 어눌한 것처럼 묘사), 외국인 노동자 비하(외국인 노동자가 한국 노동자와 달리 더러운 숙소를 보고서도 감탄하는 것으로 표현)적인 내용을 넣어 여러 차례 비판받았다.
논란이 반복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기안84의 웹툰 연재를 중단해 달라는 글이 올라왔고, 5일 만에 10만 3천 명 넘게 동의했다. 동시에 '나 혼자 산다'에 고정 출연 중인 기안84를 빼 달라는 요구도 거세다.
지난 7일 공개된 기안84 웹툰 '회춘' 대학생 아빠 7화 일부. 왼쪽 여성 캐릭터 이름이 지화사이고, 오른쪽 캐릭터 이름은 원래 전헌무였으나 최삽질로 바뀌었다. (사진=네이버 웹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