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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배우 차건우 "단역에게도 중압감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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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스페셜 노컷 인터뷰

    늦깎이 배우 차건우 "단역에게도 중압감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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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인터뷰] 배우 차건우 ①
    올해 드라마 '남편에게 김희선이 생겼어요',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 '번외수사' 출연
    이름이 주어지지 않는 역할 많이 맡았지만, 언제나 최선 다해
    오디션 횟수 최소 100번은 넘을 것, 이제 배역 제안도 늘어
    우연히 어린이 뮤지컬 극단 들어가면서 연기 시작

    지난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CBS노컷뉴스 사옥에서 만난 배우 차건우 (사진=황진환 기자)
    황씨, 최부장, 광화문 구경꾼 양반 2, 리어카 토마토장수, 요양원 의사. 배우 차건우가 그동안 영화에서 맡은 배역 이름이다. EBS 드라마 '슴슴한 그대'를 통해 본격적으로 매체 연기에 도전한 그는 드라마에서도 또렷한 이름이 주어지지 않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피리부는 사나이'에서는 터전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상황에서 시위하는 철거민, '보이스 2'에서는 주인공 강권주(이하나 분) 팀장의 상사, '욱씨남정기'에서는 한영미 과장(김선영 분)의 남편으로 나왔다.

    올해 출연작인 tvN 드라마 스테이지 '남편한테 김희선이 생겼어요'에서는 우편배달부,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에서는 주인공 한재현(유지태 분)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의에 가담한 재계 인사로, OCN '번외수사'에서는 손지영의 아버지로 등장했다.

    올해 5월 신생 매니지먼트사 킴스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어, 난생처음으로 '소속사'가 생긴 배우 차건우를 지난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CBS노컷뉴스 사옥에서 만났다.

    ◇ 단역 배우가 지는 '책임'

    차건우는 2014년 방송한 EBS 드라마 '슴슴한 그대'에서 아버지 역을 연기했다. 이주승, 정영숙과 함께 출연한 이 작품은 그의 매체 데뷔작이다. 차건우는 "운이 좋았다. 단역이라고 하기엔 조금 올라가 있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당시 연극배우로 활동 중이던 그는 친구의 소개로 미팅을 하게 됐고, 비중 있는 역할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무대에서 내려와 카메라 앞에 서는 '환경 변화' 앞에 가장 깊이 체감한 차이는 무엇일까.

    "제가 대사를 할 때 연극하면서 늘 몸에 익숙해져 있던 대사 톤이 있어요. 멀리 관객석을 보고 (대사를 하니) 성량을 크게 했죠. 그 볼륨 조절이 잘 안 됐어요. '슴슴한 그대' 할 때 연출(PD)님이 '컷' 한 적이 있는데 연극 톤이 좀 나온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차차 조절했어요. 사실 딱히 연극과 드라마 환경의 차이를 크게 느껴본 건 없어요. 시간 지나면서 적응한 부분도 있고요.

    차건우는 올해 tvN 드라마 스테이지 '남편한테 김희선이 생겼어요',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 OCN '번외수사'에 출연했다. (사진=각 방송 캡처)
    아, 현장에서는 스태프들이 보이니까 연극을 할 때 객석을 바라보면서 했던 것과는 다르더라고요. 카메라와 스태프, 주변 인물들이 신경 쓰이긴 했어요. 하지만 거기서 연기하는 건 온전히 배우들의 몫이에요. 연연하지 않고 해야죠. 힘들긴 해요. 오래 집중해야 할 정도의 조연급(역할)을 해 보진 않았지만, 단역들은 짧은 시간 안에 대사를 잘 외워서 주연 배우와 한 번에 호흡을 맞춰야 해요. 나름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하죠. (웃음) 주연 배우들은 NG가 나도 '다음에 잘하면 되지~' 하면서 부드럽게 지나가는데 저희 단역 배우들은 그런 건(분위기는) 거의 느껴보지 못했어요. 눈치도 보이고, 나 때문에 이게(장면) 틀리면 어떡하나 하는 중압감도 있고요."

    현장에서 NG를 자주 내는 편은 아니어도, NG를 내면 호된 반응이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차건우는 "한 번 틀렸어도 저희는 '너희 때문에 (한 장면이) 잘 안 된 거 아니냐' 소리를 들으니 그런 게 현장에서 제일 힘든 부분이다. 누구나 틀리면 부담스러워하지만, (주연은) 한두 번 틀려도 여유롭게 다시 할 수 있으니까… '너 틀렸어, 너 잘못했어' 하고 눈치를 주면 주눅 들게 되더라"라고 부연했다.

    ◇ 100번 넘게 본 오디션… 차츰 배역 제안도 늘어

    지난달 28일 종영한 '번외수사'에는 오디션 없이 합류했다. 차기작인 '낮과 밤'도 마찬가지다. 물론 차건우 역시 수많은 오디션을 거쳤다. 지금까지 오디션을 어느 정도 본 것 같냐는 질문에 차건우는 "배우 입문한 시간이 길지 않아서… 한 100~200번은 보지 않았을까"라면서도 "대배우분들하고는 비교도 안 된다"라고 답했다. 이어 "캐스팅으로 이어진 건 절반도 안 된 것 같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오랫동안 오디션을 보면서 깨달은 부분도 있다. 너무 크게 기대하지도, 너무 낙담하지도 않는 태도다.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는 좌절도 많이 했다. 합격했는데 갑자기 캐스팅이 교체되는 경우가 있었다. 촬영 당일, 해당 장면이 없어졌다는 소식을 전화로 통보받았을 때는 대학로를 오랫동안 배회했다. 이게 무슨 일일까 싶어서. 차건우는 속상했던 경험을 전하며 "단역 배우들이 겪는 흔한 일이라고들 한다. 지금은 그러려니 한다. 이유가 있겠지, 하고"라고 담담히 말했다.

    차건우는 지금까지 100~200번 정도 오디션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출연한 '번외수사'나 차기작 '낮과 밤'은 오디션 없이 합류했다. (사진=황진환 기자)
    차건우는 "오디션은 내가 잘 봤다고 생각해도 안 될 때가 있고, 별로였다고 느껴도 되는 경우가 있다"라며 "모르겠다. '일단 최선을 다하자. 하지만 내가 되겠다, 안 되겠다 하는 건 예상하지 말자' 했다. 평가하는 분들이 계시는 거니까. 저는 최대한 준비해서 현장 가서 정신 똑바로 차리고 준비한 걸 다할 수 있게만 하자는 마음이다. 잘 되든, 안 되든 결과에 대해선 너무 (스스로를) 탓하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 어린이 극단에서 연기를 시작하다

    차건우의 데뷔 과정은 꽤 독특하다. 40대 중반이던 2008년에 어린이 뮤지컬 극단에서 들어간 게 첫 발걸음이다. 자체 극장도 보유할 만큼 큰 극단이었다. 회사 생활을 하다가 사업에 뛰어들었고, 예상치 못한 큰 빚을 지게 됐다. 생계를 위해 일을 구하다가 우연히 구인난에서 극단의 배우와 스태프를 뽑는다는 공고를 발견했다.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필요했지만, 이상하게 시선이 계속 갔다. 결국 전화를 걸었고, 한 번 와 보라는 답을 들었다.

    차건우는 중학교 때 하키를 시작해 한국체대에 진학했다. 연기를 전공한 적도 없었다. 다행히 아내는 '당신이 해 보고 싶은 거면 한번 해 봐'라고 격려했다. 처음 극장에서 공연을 봤을 때, 예상치 못한 감정을 느꼈다. 차건우는 "공연을 한 50분 봤는데… '심쿵'이라고 해야 하나? '나도 할 수 있겠는데?', '저 무대에 서면 어떨까' 상상하게 되더라. 너무 재밌게 봐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고개를 갸웃한 건 극단 쪽이었다. 보통 공연을 직접 보고 나면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차건우는 청소, 소품 수리 등의 허드렛일을 하다가, 입단한 지 한 달이 안 됐을 즈음 첫 대본을 받았다. 다 같이 모여 하는 '대본 리딩'도 처음이었다. 임금을 모시는 나이 든 신하 역할이 주어졌다. 차건우는 그 자리에서 나름대로 캐릭터를 해석해 연기했다. 그는 "되게 신났던 거다, 이 바보가"라며 웃었다.

    나이 든 신하라는 설정에서 사극체도 동원하며 대사를 읽었더니, "진짜 리딩 처음 하시는 거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대학 때 부별로 준비한 연극 무대에서 이몽룡 역할을 한 게 다인데, 그런 뜻밖의 반응이 나온 것이다. 학내 밴드 보컬 출신인 차건우는 "저는 예능 쪽에서도 노래를 좋아해서 주변에서는 (연예인을 한다면) 가수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학교 다니면서 가수 오디션도 봤다"라고 말했다. 그랬던 그가 이렇게 생각도 못 한 '연기'에 발을 들였다. <계속>

    배우 차건우 (사진=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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