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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 "말 잘하는 정치인? 이낙연은 깔끔, 김부겸은 감성"



정치 일반

    강원국 "말 잘하는 정치인? 이낙연은 깔끔, 김부겸은 감성"

    타고난 말재주꾼? 25년 동안 과묵하게 지내
    말·글은 한몸. 말 같은 글, 글 같은 말이 좋아
    유머도 중요, 美 대통령 '조크 담당'도 있어
    이낙연과 김부겸, 말하기의 강점 서로 달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원국 작가(나는 말하듯이 쓴다, 저자)

    여러분, 말 잘하십니까? 잘하고 싶으시죠? 여기 25년간 과묵을 무기로 살던 직장인이 직장을 나온 뒤에 말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말하는 법을 익히기 시작합니다. 시행착오 끝에 품격 있는 말하기 방법을 터득하는데요.

    그 뒤로 대통령의 말 그러니까 연설문이죠. 연설물 쓰기의 1인자가 됩니다. 바로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연설문을 썼던 강원국 전 연설비서관. 강원국 작가 얘기입니다. 이번에 나는 말하듯이 쓴다라는 책을 들고 오셨어요. 그 노하우를 우리가 직접 좀 배워봐야겠죠? 스튜디오로 모셨습니다. 강원국 작가님, 안녕하세요.

    ◆ 강원국>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반갑습니다.

    ◆ 강원국> 아니, 오프닝을 대본을 받아봤는데. 참 글을 작가분이 진짜 잘 쓰시는구나 생각했는데.

    ◇ 김현정> 제가 방금 전에 오프닝 한 거.

    ◆ 강원국> 좋은 작가가 있어서 김현정의 뉴스쇼가 이렇게 인기구나 생각을 했는데 읽는 거 보니까 직접 쓰신 것 같아요.

    ◇ 김현정> 오늘 직접 쓴 겁니다.

    ◆ 강원국> 글도 너무 잘 쓰시네요.

     



    ◇ 김현정> 고맙습니다. 칭찬부터 받고 시작하네요. 아니, 네 번째 책의 제목이 그거잖아요. <나는 말하듯이="" 쓴다="">

    ◆ 강원국> 네.

    ◇ 김현정> 그렇죠? 8년 동안 김대중, 노무현 전직 대통령의 연설문 쓰셨고 그 전에는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연설문도 쓰셨고. 연설이라는 게 말하기고, 연설비서관 그만두고 나서는 라디오 진행도 하시고 그래서 저는 말을 원래부터 타고 난 말재주꾼이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책을 보다 보니까 ‘25년 동안 실어증 환자처럼 산 사람이다.’ 깜짝 놀랐어요.

    ◆ 강원국> 누구보다 말을 못하는 사람이었고요. 사실 지금 이렇게 앉아서 말하는 것도 정말 저는 기적 같아요.

    ◇ 김현정> 그 정도로?

    ◆ 강원국> 그래서 누구든지 저같이 말할 수 있다고 말해 드리고 싶어요.

    ◇ 김현정> 지금 이 얘기 들으시면서 그럼 나도 할 수 있어? 이런 분들이 우리 청취자 중에 많으실 것 같아요.

    ◆ 강원국> 방송할 때도, 나 같은 사람도 방송 진행을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했는데 3개월 만에 잘렸죠. 아무나 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 김현정> 말은 참 잘하시는데 라디오 진행은 안 되셨어요?

    ◆ 강원국> 라디오 진행을 하려면 요약하고 정리도 하고 그다음에 쉽게 풀어도 주고 질문도 하고 이래야 되는데 질문이 제가 안 되더라고요. 이해는 하고 정리도 하고 쉽게 푸는 건 가능한데 질문이 안 되니까, 들으면서 계속 질문할 거리를 생각하니까 엉키더라고요.

    ◇ 김현정> 3개월만 넘어가셨으면 잘하셨을 텐데 그 고비를 못 넘으셨군요.

    ◆ 강원국> 네, 그래서 다시는 안 하려고요.

    ◇ 김현정> 끝나고 제가 그 노하우는 알려드릴게요. (웃음) 말 잘하는 법, 글 잘 쓰는 법은 우리 강원국 작가님이 선수이신데요. 사실은 이런 분들이 많아요. 나는 말은 잘하는데 글을 못 또 어떤 분들은 글은 좀 자신 있는데 난 말이 안 돼, 이런 분들. 어때요?

    ◆ 강원국> 못하는 쪽을 많이 안 해서 그런 거고요. 잘하는 쪽만 하다 보니까 잘하는 걸로 해결이 되니까 그쪽만 하고, 모자란 부분을 상대적으로 덜 하니까 덜 익숙해서 그런 것이고요. 원래 말과 글은 사실 한 몸이고요. 말 잘하면 글 잘 쓸 수 있습니다. 글 잘 쓰면 잘할 수 있고요.

    ◇ 김현정> 두 가지가 통하는 거예요?

    ◆ 강원국> 그렇죠. 말을 잘하려면 글, 메모로 말을 준비해야 되고요. 그다음에 글을 잘 쓰려면 평소에 말을 많이 해서 말로 생각을 정리하고 그걸 글로 써야 되거든요. 그런데 저는 말 같은 글, 글 같은 말이 좋은 거라고. 글을 읽었는데 막 음성지원이 돼, 말같이 들려. 그건 좋은 글이고요.

    ◇ 김현정> 아, 그게 좋은 글이에요?

    ◆ 강원국> 그런데 말을 하는데 녹음을 해서 글로 풀면 그냥 글이야. 김현정 앵커도 이렇게 (방송)하면 녹취 나오잖아요.

    ◇ 김현정> 네, 녹취 나와요. 그 녹취가 글 같은 글에 가깝잖아요. 그러니까 말을 잘하시는 거예요. 글 같은 말을 하시는 분이 머릿속으로 정리를 다해서 퇴고까지 하면서 말하는 거고요.

    ◇ 김현정> 말과 글의 근본은 같다. 말 훈련하면 글 훈련하는 거고 글 훈련하면 말 훈련하는 거예요?

    ◆ 강원국> 그렇습니다. 두 개를 같이 해야 돼요.

    ◇ 김현정> 결국 말과 글이 통하는 거라고 하셨고 핵심은 같다고 하셨으니까, 짧은 시간이지만 노하우를 몇 개라도 전수받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우선 말도 글도 기본은 공감력이다, 이러셨어요.

    ◆ 강원국> 결국 말이든 글이건 독자건 청중이든 간에 관계거든요. 관계를 잘하는 사람이 말을 잘하고 상대에 대한 배려라든가 상대를 이해하는 정도라든지 상대를 위하는 마음이라든가 이런 게 공감력에서 나오는 거거든요.

    기본적으로 내 말에 대해서 어떤 반응이 있을지 이런 것도 공감력이고 상대를 위하는 마음으로 말을 하든 글을 쓰건 뭔가 위로를 주고 용기를 주고 뭘 해야 되겠다는 상대를 위하는 마음으로 쓸 때 좋은 말, 좋은 글이 가능한데 그것도 역시 공감력에서 나오는 거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공감력을 어떻게 키워요? 다 타고나는 거 아니에요?

    ◆ 강원국> 공감력은 쉽게 말하면 사람에 대한 이해고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사람을 아는 것인데요. 그거는 우리가 소설을 읽거나 TV를 보거나 사람에 관심을 가지고 저 사람이 왜 그러지?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보는 거. 그 방식은 TV가 될 수도 있고 인터넷이 될 수도 있고.

    ◇ 김현정> 드라마, 영화 이런 게 다 되는 거예요. 그게 다 훈련이 되는 거예요?

    ◆ 강원국> 네, 다 되는 거죠. 그런데 대개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 나 사람 관심 없어, 나만 알아 됐어 나 신경 안 써. 이러면 공감력이 떨어지는 거죠.

    ◇ 김현정> 그렇게 되는 거군요. 이 책에서 보면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데 있어서 유머가 너무나 중요하다라고 쓰셨더라고요. 유머 시대다, 이렇게 표현을 하셨더라고요. 이건 무슨 말이에요?

    ◆ 강원국> 저희 클 때만 해도 유머 같은 거 하면 웃기는 놈이 되고. 까분다고 그러고 혼났는데. 이제 갈수록 우리가 여유가 생기고 어떤 삶의 즐거움 이런 걸 찾기 때문에 이제는 이미 미국 대통령 같은 사람은 조크 담당자만 여러 명을 두고 웃기지 못하면 무조건 연설이 실패한 겁니다.

    ◇ 김현정> 농담 담당자가 있어요?

    ◆ 강원국> 네, 반드시 웃겨요.

    ◇ 김현정> 연설에서 반드시 팡팡 터지는 게 있어야 돼요?

    ◆ 강원국> 우리는 몇 번 박수를 받냐, 이런 게 중요한데 거기는 몇 번 웃겼느냐. 우리가 일상에서도 사실은 유머가 필요하죠.

    ◇ 김현정> 그런데 아까 제가 공감 타고 나는 거 아니에요? 라고 말씀드렸지만 유머야 말고, 유머감각이야 말로 타고 나는 거 아닙니까? 이것도 노력으로 됩니까?

    ◆ 강원국> 제가 노력으로 웃기는 사람이 됐잖아요. 간단해요. 자기를 내려놓으면 돼요.

    ◇ 김현정> 자기를 내려놔라.

    ◆ 강원국> 자기를 내려놓고 허세, 허풍을 떤다거나 아니면 스스로를 낮추고 자학을 하는 그런 쪽으로 한다거나 자기를 비우면 돼요.

    ◇ 김현정> 그런데 또 하면, 아재개그 한다고 놀리고 이러거든요.

    ◆ 강원국> 자기도 그걸 내려놓는 거예요. 그런 분위기 썰렁하게 하고 욕먹을 각오를 하고 남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헌신하는 거죠.

    ◇ 김현정> 아재개그도 하다 보면 늡니까?

    ◆ 강원국> 계속 하면 늡니다. 대개 반응이 안 좋으면 하다가 말죠. 그 고비를 넘겨서 계속해야 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런 팁들 참 좋은데. 고비를 넘겨서 계속 하다 보면 는다. 사과의 말을 건네는 데도 방법이 있다. 그러셨어요. 사과는 뭐 미안하다, 이러면 되는 거 아닙니까?

    ◆ 강원국> 우리가 사과할 때 무슨 전제를 단다거나 뭐뭐 합니다만, 해서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오히려 사과를 자기를 면피하는 기회로 활용한다든지 그리고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한 어떤 진짜 미안함과 마음이 안 담긴다든지, 그다음에 다시는 이런 일을 안 하겠다는 느낌이 안 든다거나. 그러니까 제가 회사에서 시말서, 경위서 노무현 대통령께도 그걸 써봤는데 일종의 사과문이죠.

    지난 5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강 비서관님이 노무현 대통령께.

    ◆ 강원국> 잘못해서. 경위서를 썼는데 그게 일종의 사과문인데. 대통령이 원하는 게 뭐겠어요?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살려주십시오가 아니고 내가 뭘 잘못했는지를 내가 알고 이런 이유로 잘못했다는 걸 내가 알고 있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아, 얘가 다시 이런 일을 안 하겠구나. 그게 중요한 거죠. 재발을 안 하는 거, 사과는.

    ◇ 김현정> 즉 왜 사과하는지가 구체적으로 담겨야 하고.

    ◆ 강원국> 그렇죠.

    ◇ 김현정> 재발 방지의 다짐이 들어가야 한다.

    ◆ 강원국> 다짐이 아니고 왜 이런 잘못을 저질렀는지 안다는 걸 보여주는 거.

    ◇ 김현정> 그렇군요. 아니, 이 노하우들은 사실 50가지 정도가 책에 담겨 있어서 제가 지금 다 질문할 수는 없고. 이따가 유튜브 댓꿀쇼에서 하기로 미리 말씀을 나눴어요. 그런데 저는 노무현 대통령 말씀이 나왔으니 말인데 그 질문을 좀 드리고 싶네요. 개인적으로 생각하실 때, ‘이 정치인 진짜 글 잘 쓴다. 말 잘한다.’ 이런 분 누구 떠오르세요?

    ◆ 강원국> 두 분 떠오르죠.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 김현정> 특히 연설을 잘하신 그분들이.

    ◆ 강원국> 글도 잘 쓰시고 말도 잘하시고. 두 분 다.

    ◇ 김현정> 스타일은 많이 좀 다르셨어요? 아니면 비슷하세요?

    ◆ 강원국> 김대중 대통령은 글 쪽에 좀 가까우셨다면 노무현대통령은 말 쪽에 가깝죠.

    ◇ 김현정> 말 쪽에 가까우셨고.

    ◆ 강원국> 김대중 대통령은 본인의 말을 어떤 역사의 기록으로 생각하신 분이고 노무현 대통령은 말을 청중과의 교감으로 생각하신 분이니까 글에 가깝고. 그런데 두 분 다 말과 글이 다 되시는.

    ◇ 김현정> 노무현 대통령은 강 비서관님을 직접 불러서 혼내면서 가르쳤다 제가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 노무현 대통령 말하기의 장점은 뭡니까?

    ◆ 강원국> 솔직하시다는 거죠. 생각과 말이 일치한다는 거죠. 말과 행동이 일치하고. 본인이 또 그런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또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 굉장히 균형 감각이 있어요.

    ◇ 김현정> 균형 감각이요?

    ◆ 강원국> 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아요. 예를 들어서 경찰, 농민시위에서 농민이 경찰에 의해서 돌아가셨다. 그때도 농민과 경찰 양쪽을 같이 보고 얘기하고, 한미 FTA나 이라크 파병이나 모든 문제에 있어서 보수와 진보, 현실과 이상, 어떤 명분과 실리 이 양쪽을 같이 보는 그런 게 장점이에요.

    ◇ 김현정> 그러면 이쪽 이야기도 하면서 저쪽도 이해가 가지만 이런 것들 같이 해 주시는 거군요. 사실 그런 말하기가, 설득이 더 잘 되는 말하기인 거죠. ‘두려울 때마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내딛은 마지막 한 발을 생각한다.’ 이렇게 책에 적으셨더라고요.

    ◆ 강원국> 그러니까 최악의 상황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저는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시도하고 도전하셨다고 생각하고요. 그걸 생각하면 사실 저 방송 지금 하건 뭐건 무서울 게 없어요. 그렇게까지 하셨는데 세상에 제일 두려운 게 죽음 아닙니까?

    ◇ 김현정> 그 말씀이시군요. 지금 돌아가신 정치인 두 분을 말씀하셨는데 그럼 현직 정치인 중에 야, 이 사람 말 잘한다.

    ◆ 강원국> 그런데 어느 한쪽에 제가 치우쳐서...

    ◇ 김현정> 개인 의견인데요, 뭐.

    ◆ 강원국> 저는 두 분 생각이 나는데요. 실명을 거론하기는 그렇고 누군지 아실 거예요. 한 분은 짧은 말을 잘해요. 딱딱 정리해서 할 말만 딱 하는 말을 잘하시고.

    ◇ 김현정> 유시민 이사장?

    ◆ 강원국> 그분은 다 잘하고요.

    ◇ 김현정> 짧은 말 딱딱 누구죠?

    ◆ 강원국> 당의 후보신데.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출마한 김부겸(왼쪽), 이낙연 후보.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아, 이낙연 후보?

    ◆ 강원국> 그에 반해서 거기에 감성이 실리거나 이런 건 부족한데 또 한 후보가 계시잖아요.

    ◇ 김현정> 김부겸 후보, 지금 당대표 후보.

    ◆ 강원국> 그분은 인간적이고 살가운 말을 잘하시고. 그러니까 말을 모든 걸 다 잘할 수는 없어요. 자기의 장점, 자기의 캐릭터에 맞는 말을 잘하면 돼요.

    ◇ 김현정> 지금 당대표 후보 두 분이 일부러 그렇게 하신 건 아니죠?

    ◆ 강원국> 네. 그건 아니고요.

    ◇ 김현정> 공교롭게도 말 잘하는 두 분이.

    ◇ 김현정> 최악의 스피커는 누구입니까?

    ◆ 강원국> 그거는 있지만 제가 굳이 여기서. (웃음) 적을 만들지 않는 것도 좋은 말하기입니다.

    ◇ 김현정> 많습니까?

    ◆ 강원국> 많죠. 어제도 많이 봤고요.

    ◇ 김현정> 어제도 많이. 그러게요. ‘혐오의 말하기를 우리는 중지해야 한다.’ 이렇게 책에도 쓰셨던데요. 강 작가님, 오늘 여기까지 일단 본방송에서 얘기 나누고요. 댓꿀쇼에서 못 다 한 이야기는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 강원국> 고맙습니다.

    ◇ 김현정> 강원국 작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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