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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실낱같은 가능성에도 '운전대' 다시 잡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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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대통령, 실낱같은 가능성에도 '운전대' 다시 잡은 이유

    "나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미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공개 제안
    북한의 군사행동 '보류' 상황에서 미국 측에 대화 필요 메시지
    북한에는 우리 정부의 진정성, 외교적 노력 보여줘
    '톱다운'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판단 하에 중재자 역할 다시 자처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시 만나 대화를 해야 한다고 공개 제안했다. 현재의 교착 상태를 정상 간 결단을 바탕으로 하는 '톱다운'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는 판단하에 문 대통령이 직접 중재자 역할에 나선 것이다.

    객관적으로 미국 대선 상황 등을 미뤄 북미 정상회담 성사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정착을 위한 나름의 역할을 꾸준히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하면서 진정성을 내비쳤다.

    ◇ 문 대통령 "대선 전 북미 정상 만나야, 나의 의지는 확고하다"

    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재개를 미국 측에 제안한 사실은 지난달 30일 한-유럽연합(EU)정상회담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청와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샤를 미셸 유럽연합 상임의장과의 회담에서 "미국 대선 이전에 북미 (정상) 간 대화 노력이 한 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며 "한국 역시 미국 대선 이전에 북미 간에 다시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데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그간 어렵게 이룬 남북관계의 진전과 성과를 뒤로 돌릴 수 없다는 것이 나의 확고한 의지"라며 "인내심을 갖고, 남북미 간 대화 모멘텀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한반도 평화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제안은 최근 미국 측에 전달됐으며, 미국 측에서도 공감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이 '11월 미국 대선 전'으로 북미 정상회담 시기를 못 박고, 단순히 실무 협상이 아니라 두 정상이 서로 마주 앉아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제안에 나선 것은 현시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북한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 대남 군사행동을 예고했다가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일단 보류한 상태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언제든 재개될 수 있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공개 추진한 것은 미국 측에 대화 재개를 서둘러달라는 '재촉성' 메시지이기도 하다.

    또한, 북한을 향해서는 우리 측의 외교적인 노력과 역할을 충분히 보여주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중앙)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 '톱다운' 방식만이 유일한 해법…비건 방한 앞두고 미국에 '압박용' 메시지

    아울러 문 대통령의 이번 제안에는 현재의 교착 상태는 정상 간 소통과 결단을 바탕으로 하는 '톱다운' 방식으로 풀어야만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정무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 협상이 오랜 기간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남북미 실무자들의 협상이나 남북 자체적인 교류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 오는 7일 방한을 앞두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추진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의미가 있다.

    비건 대표가 이번 방한을 통해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해 무언가를 준비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미국 측에 일종의 의무감을 부여할 수 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비건 대표가 한국 정부의 중개로 판문점에서 북한과 접촉을 시도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도 지난 1일 대담을 통해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과 관련해 "회의적이긴 하지만 고무적 동향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건 대표를 비롯해 상당수 전문가도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비건 대표는 지난달 29일 화상회의에서 '미국 대선 전에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 같지 않다고 본다"고 말해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준비와 코로나19 대응으로 겨를이 없는 상황인데다 성과 없는 정상회담은 미국 내 여론에 득이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설 요인이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북미 정상회담 제안에 나선 것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하려는 우리 정부의 변함없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일관되게 북미 간 대화를 통해 비핵화 문제를 풀고 남북 평화 체제로 나아가자고 주장해왔다"며 "아무리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우리 정부로서는 실낱같은 희망이 있어도 변함없이 추진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 내놓은 문 대통령의 공개 제안이 북미 정상회담 추진 논의에 불씨가 될 수 있을지, 미국과 북한의 향후 행보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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