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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체크] K팝 팬들 때문에 한국이 트럼프에 찍혔다?



미국/중남미

    [노컷체크] K팝 팬들 때문에 한국이 트럼프에 찍혔다?

    미국에서 정치 활동에 나선 K팝 팬들에 대한 오해

    지난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유세하는 트럼프(사진=연합뉴스)

     

    코로나 사태로 3개월 반 동안 중단됐다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재개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선 유세가 흥행 실패로 끝난 이후 그 후폭풍이 거세다.

    100만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며 흥분했던 공화당은 2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오클라호마 털사 유세장에 6200명 밖에 참석하지 않자 충격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뉴욕타임스, CNN,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K팝 광팬(K-pop stans)들이 참가 신청을 해놓고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방법으로 주최측을 골탕먹였다고 전하며 K팝 팬덤의 독특한 문화를 앞 다퉈 분석했다.

    '사건' 발생 8일이 지난 28일에도 미국 NBC 방송이 K팝 팬들의 조직적 움직임과 그 위력의 이면에 대해 분석하는 보도를 내보냈을 정도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언론에서도 이번 이슈가 K팝 팬들의 '무용담'처럼 잇따라 소개됐다.

    그럴 때 마다 국내 독자들은 이번 일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미워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사건을 K팝 팬들이 주도한 것이 맞을까?

    만약 그렇다면 '한국인' K팝 팬들도 이에 가담한 것일까?

    더 나아가 미국에서는 이번 사건을 한국과 연관지어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사진=CNN홈페이지 캡처)

     

    ▶ 먼저, K팝 팬들이 이번 사건을 일으킨 것이 맞느냐 여부다.

    미국 언론에서는 K팝 팬들의 주도여부를 놓고 보도가 엇갈린다.

    뉴욕타임스와 CNN의 경우는 그렇다는 입장이다. K팝 팬들이 행사전 무료입장권을 휴대전화로 예약하라는 공지를 퍼나르고, 행사 이후에는 성공을 자축하는 콘텐트를 올리는 등 '증거'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워싱턴포스트는 그렇게 볼 수만은 없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사람들이 집회에 가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현장 참석자가 적었을 뿐 K팝 팬들과는 무관하다는 취지다.

    물론 K팝 팬들이 참가 신청 숫자를 부분적으로 끌어 올린 것이 맞겠지만 그 것이 '노쇼'를 설명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참가 신청만 하고 참가는 하지 말자는 영상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됐는데, 막상 해당 영상을 찍고 올린 사람은 K팝 팬이 아닌 51세의 평범한 여성이었다는 점도 들었다.

    (사진=트위터 캡처)

     

    ▶ 그렇다면 해당 영상을 퍼나르고 유세를 망친 뒤 자축한 사람들 가운데는 '한국인' K팝 팬들도 있을까?

    이번 사건을 처음 보도한 뉴욕타임스는 이미 '아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22일자 '왜 집착적인 K팝 팬들은 정치행동에 나섰을까'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번 노쇼 캠패인에 한국인 K팝 팬들이 연관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미국에서 K팝이 갈수록 대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디지털 행동에 나서는 사람들은 미국 시민들이라며 그 같이 강조했다.

    K팝 전문가인 인디애나 대학의 시더보우 새지 교수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은 영어를 쓰는 K팝 팬들"이며 "그들은 외국인들이 아니다. 미국인들이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번 사건에 '한국인들'이 가담했다거나 연관됐다는 보도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사진=트위터 캡처)

     

    ▶ 끝으로 미국 조야에서는, 특히 공화당이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한국과 관련지어 인식하고 있는 걸까?

    이에 대한 답도 '노(No)'다.

    이번 사건 이후 공화당의 공식 반응은 "이번 사건은 우리의 생각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브래드 파스칼 트럼프 재선 캠프 매니저, 22일 CNN과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연관성을 운운할 것도 없이 이번 사건 자체를 좌파들의 공작 정도로 치부하고 있는 것이다.

    주미한국대사관측 이야기를 들어봐도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 정부 안팎에서 공식적이건 비공식적이건 언급이 나왔던 것도 없었다.

    이는 K팝(또는 K팝 팬들의 활동)과 한국을 철저히 분리해서 생각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 캠퍼스 김경현 교수는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 K팝 팬들의 95%이상은 미국인들이라고 보면 된다"며 이번 사건과 한국간의 관련성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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