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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세월호 갇힌 승객 몰랐다"던 헬기 기장들 '거짓말'



사건/사고

    [영상]"세월호 갇힌 승객 몰랐다"던 헬기 기장들 '거짓말'

    참사 초기 출동한 헬기, '바구니'로 소수 인원만 구조
    '부적절' 논란에 "배 안에 다수 승객 있는 줄 몰라" 진술
    헬기 내 장비서 수십차례 '350명·세월호' 교신 드러나
    사참위 "업무상 과실…검찰에 수사의뢰"

    (사진=자료사진)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에 바로 출동했던 해양경찰 소속 헬기들은 갑판에 나와 있는 소수의 승객만 바구니에 태워 인근으로 옮기는 구조 방식을 택했다. '수백명이 선체에 갇혀 있었는데 구조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당시 헬기 기장들은 "세월호에 다수의 승객이 있는 줄 몰랐다"고 부인해왔다.

    하지만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조사 결과 당시 헬기에 장착된 장비에서 '세월호, 350명' 등 다수의 승객이 선내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교신이 수십 차례 흘러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기장들은 세월호와 교신도 시도하지 않고 항공구조사에게 조타실이나 선실로 가라고 지시하지 않는 등 퇴선 조치를 취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을 범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참위는 30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양경찰 소속 헬기 기장들의 업무상 과실로 인해 세월호에 탑승했던 303명이 사망하고 142명이 상해를 입게 되었기에 업무상과실치사상 수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세월호가 침몰한지 나흘째인 2014년 4월 19일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민간 및 군 잠수부 등과 구조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사참위에 따르면, 참사 당일 현장에는 해양경찰 소속 헬기 511·512·513기와 항공기 703호기 등 4대가 출동했다. 이들은 세월호 현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이나 현장에 도착해서도 세월호 조타실과 교신을 하지 않았고, 단지 갑판에 보이는 승객을 헬기 바구니에 태워 4~6명씩 인근 서거차도에 옮기는 구조 방식을 택했다.

    이와 관련해 이들은 2014년 해경 123정장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세월호 안에 다수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는 것을 알지 못했고, 만약 그 사실을 알았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내로 들어가서 승객들을 밖으로 나오도록 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사참위 조사 결과, 헬기 및 항공기에 장착된 교신 장비들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350명', '450명', '세월호' 등의 내용이 흘러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참위 박병우 진상규명국장은 "3가지 교신 장치에서 수십 차례의 교신이 이뤄졌다. 특히 9시 10분부터 10시 사이에 '세월호'라는 선명과 다수의 승객이 탑승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교신을 수십 차례 확인했다"면서 "그럼에도 기장, 부기장, 전탐사, 정비사 등이 모두 듣지 못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항공기 기장들은 현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세월호와 교신이 가능했지만 하지 않았고, 부기장 등에게 교신을 지시하지 않았다"면서 "항공구조사를 조타실에 보내 퇴선 조치를 취하도록 하거나 선실로 보내 직접 퇴선 지시를 내릴 수도 있었으나 그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참위는 당시 출동한 기장 4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검찰에 수사 요청할 방침이다.

    박병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국 국장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초기 해양경찰 항공출동세력에 대한 수사요청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사참위는 갑판 위에 오른 항공구조사가 승객들의 추가 구조 요청을 묵살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한 단원고 생존자 A씨는 세월호 우현 난간 계단에서 대기하면서 계단 쪽으로 내려온 항공구조사 김모씨에게 '안에 애들이 많다'는 취지로 소리를 질렀으나, 김씨가 (구조가) 안 된다는 식의 표정과 손짓을 했다고 진술했다.

    화물기사 생존자 B씨 또한 4~5층 우현 후미 난간 계단에서 기다리면서 난간 위에 있던 항공구조사가 난간 안쪽에 있던 다른 항공구조사에게 "(승객들이) 얼마나 돼?"라고 묻고 "몰라, 많아"라고 소리치며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 때문에 항공구조사들이 선내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판단해 다른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세월호 갑판으로 내려간 항공구조사들은 승객과의 대화를 통해서나 직접 목격하는 등의 방식으로 세월호 안에 다수의 승객이 갇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 사참위의 판단이다.

    다만 사참위는 당시 세월호 승객들의 구조나 구호 요청을 항공구조사들은 들은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어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승무원 지휘감독 등에 대한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갖는 기장에 대해서만 우선 수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사참위 관계자는 "만약 (생존자들의 진술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기장들과는 별개로 독자적인 범죄가 인정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2014년 4월 16일 오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선수쪽 선저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모두 침몰한 가운데 구조대원들이 야간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사참위 문호승 상임위원은 "세월호 참사의 진행 과정을 보면 선원들의 반복되는 선내 대기 방송에 따라 가만히 선내에서 대기하고 있던 승객들은 최초로 도착한 헬기의 프로펠러 소리를 듣고 '이제 해경이 왔으니 살았다'라며 순간 안심했다"면서 "하지만 해양경찰 출동세력 그 누구도 퇴선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구조 세력이 현장에 출동했다는 사실을 승객들이 차라리 몰랐다면 승객들은 스스로 대책을 마련했을 것"이라며 "세월호를 통해 앞으로 유사한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로 조사 결과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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