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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주택소유 희망자와 투기꾼



뒤끝작렬

    [뒤끝작렬] 주택소유 희망자와 투기꾼

    이재명 "투기용 주택엔 엄청난 세금…실거주용 1주택엔 세금완화"
    민간 택지 분양은 '시장 자율'…공공택지는 '장기 공공임대주택'으로
    "정책결정권자 이해관계로 정책 왜곡…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해야"
    대통령 약속도 이제 믿지 못하는 분위기…근본적 쇄신책 절실

    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에서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된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21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아니 엄밀히 이야기하면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이번에도 정답을 내놓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투기용 주택엔 엄청난 세금…실거주용 1주택엔 세금완화"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24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정부가 집을 놓고 돈 놓고 돈 먹기를 하면서 모든 주택 소유 희망자들을 투기꾼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대책은 '다주택자들에 대한 과세 강화'와 '장기 공공임대주택 확충',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이 지사는 먼저 "투기나 투자용으로 가지고 있는 주택에 대해서는 엄청난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생활필수품에 대해서는 세금을 낮게 부과하고 사치품이나 투기자산에 대해서는 고율의 세금을 매기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이다.

    대신 "실거주용 1주택에 대한 규제나 세금은 오히려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 대목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했다.

    "주거용으로 비싼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비난 가능성이 큽니까? 아니면 돈 벌려고 다른 사람이 구입할 수 있는 집을 투기용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비난가능성이 큽니까?"

    "세금으로 제재를 가해도 자기가 실제 거주하는 비싼 집에 대한 제재보다는 거주하지 않고 투자로 가지고 있는 주택에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 게 훨씬 정의롭습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민간 택지 분양은 '시장 자율'…공공택지는 '장기 공공임대주택'으로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부자뿐 아니라 일반 주택보유자도 종부세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종부세 비대상자까지 '종부세'에 대해 저항하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종부세를 미래의 희망에 대한 과세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지사의 시각이다.

    그는 "집이 없는 사람도 평생의 꿈이 집 사 가지고 집값 오르는 것인데 집값에 세금을 부과하니까 화를 내는 것"이라며 "장래 꿈에 세금을 부과하니까 저항하게 된다"고 말했다.

    결국 다주택소유에 대해서는 철저히 규제하고 세 부담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대신 실거주용 1주택에 대해서는 지나친 규제를 배제하는 것이 부동산정책의 핵심이 돼야한다는 말이다.

    이와 함께 주택 외의 빌딩이나 임야 등 부동산에 대해서도 보유세를 최소한 선진국의 절반 수준으로 올려 '투기 자산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이 지사는 설명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지방세기본법을 개정해 광역 지방정부가 기본소득형 토지보유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택 공급정책도 '신축 분양' 중심에서 벗어나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토지거래허가제는 주거지역에서 18㎡, 상업지역에선 20㎡ 넘는 토지를 살 때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사진=박종민 기자)

     

    특히 주택 수요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수도권에서의 분양 당첨은 곧 '로또'라는 인식이 확산하는 것은 우리 경제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들을 불로소득에 대한 기대 속으로만 몰아넣고 땀 흘려 일하려는 노동의욕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민간택지 분양은 시장 자율에 맡기고 대신 공공택지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30년 이상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장기공공임대주택의 평수도 자녀가 늘어나면 늘려갈 수 있도록 다양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대통령 약속도 이제 못 믿는 분위기…'근본적 쇄신책' 절실

    그는 또 자신의 대선공약이었던 '부동산 백지신탁제'의 시행도 촉구했다.

    부동산 백지신탁제는 부동산과 관련된 정책을 시행하는 공직자에 한해 '주식 백지신탁'처럼 실수요임을 증명하지 못하는 부동산에 대해 백지신탁 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 지사는 "합리적인 부동산 정책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정책결정권자들의 개인적 이해관계 때문"이라며 "정책결정권자들이 다주택자일 경우 정상적인 정책결정이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값을 취임 이전 수준으로 돌려놓겠다"고 했지만, 서민들은 이제 대통령의 약속도 믿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근본적인 쇄신책이 절실하다. 실효성 없는 땜질 대책으로는 서민들을 절망 속으로 몰아 넣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특히 다주택 소유자에 대한 보유세 대폭 강화는 이재명 지사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의 요구이기도 하다.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

    부동산 백지신탁제 시행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21번이나 실효성 없는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는 것은 그 자체로 정책결정권자들의 문제해결 의지를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

    이대로 가다간 서민들의 절망이 곧 분노로 바뀔 것이다.

    ※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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