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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서부대개발 20년 실망스러운 성적표



아시아/호주

    中 서부대개발 20년 실망스러운 성적표

    동·서부 격차해소 안되고
    서부지역내에서의 차이도 극복안돼
    비합지적 산업배치, 묻지마 투자, 출혈경쟁
    사람 떠나고, 지방정부는 빚더미, 오염 새문제로
    中 새로운 개발전략( Go West)수립중
    전문가 "맹목적 산업화 전략 안돼"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중국 서북부의 간쑤성 딩시(定西)시는 2000년 초에 동남부 해안가의 푸젠성 푸티엔(莆田)시 보다 인구가 많았지만 20년이 흐른 지금은 8만여 명이 줄어 위축되는 도시로 불리고 있다.

    두 도시 거주자의 소득 격차는 2000년대 초반 2000위안 미만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만3000여 위안으로 벌어졌다.

    2013년 7월에 리커창 총리는 중국 남서부의 광시장족자치구에 있는 친저우(欽州)항을 찾아 "동쪽이 어두울 때는 서쪽이 밝다"며 천저우항을 동남아 신흥시장 개척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 천저우항의 화물처리량은 상하이항의 6분의 1, 그 밑에 있는 닝보-주산항의 10분의1, 광저우항의 5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간쑤성 딩시와 광시자치구의 천저우항 사례는 중국이 20년에 걸쳐 추진해온 서부대개발 정책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서부대개발 정책은 개혁개방 이후 동부 연해지역을 우선 개발하는 정책에 따라 동·서 지역간 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국토의 균형발전과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도모하기 수립한 국가적 과제다.

    서부대개발은 중국 영토의 4 분의 3을 차지하지만 국가 인구의 4 분의 1 만 거주하는 12 개 주와 지역이 대상이다.

    출발점은 시안·충칭이고 북쪽으로는 네이멍커우자치구에서 남쪽으로는 윈난성·광시장족자치주를 아우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중앙정부의 집중적인 투자와 각종 특혜에도 불구하고 서부지역은 여전히 낙후된 채 인구가 감소하고 해당 지방정부는 일자리 감소와 부채 증가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인프라 확장, 친환경 산업건설, 빈곤탈출 등의 청사진이 현실에서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다.

    지리적 환경 등을 고려하지 않은 비합리적 산업배치, 묻지마식 투자, 지역간 과당 경쟁 등이 공기오염·수질오염 등의 부작용을 낳았고 해당 지방정부는 막대한 빚에 허덕이고 있고 인구는 줄고 있다.

    경제적 격차 해소에도 실패했다. 서부지역과 동부해안 지역의 1인당 국민총생산(GDP) 차이는 2000년 7000위안에서 2018년 4만 위안으로 증가했고 서부지역 내에서도 각 성·시간의 불평등이 거의 좁혀지지 않았다.

    2003년에서 2016년 사이에 서부건설을 위해 할당된 토지는 중국 전체의 20% 미만에서 약 35%로 증가했고 동해안 지역은 65%에서 34%로 감소했다.

    인프라 투자 비중도 서부지역은 21%에서 26%로 향상 되었지만 동부 지역 투자는 52% 이상에서 42%로 줄었다.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집중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서부지역의 국가GDP 기여율은 2003년 2003년 17%에서 2016년 21%로 4%p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서부지역의 각 지방정부는 대규모 투자와 토지 쿼터를 바탕으로 막대한 빚을 지고 개발에 뛰어 들었지만 정부 재정지원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부채의 늪에 빠지게 되었다.

    서부지역에 집중된 토지할당과 대규모 투자는 개발수요를 충족하고 증가하는 노동력을 수용해야 하는 동부 해안지방에 부동산 가격 상승과 임금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안겼다.

    특히 세계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2009년부터 565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경제부양에 나섰는데 인구 유출이 일어나는 지역에 집중됨으로써 부작용을 키웠다.

    에너지 집약적이고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기업들이 동부해안 지역의 환경규제가 까다롭게 되자 상대적으로 느슨한 서부지역으로 옮겨옴으로써 대기·수질 악화도 큰 문제로 부상했다.

    2005년에서 2015년 사이에 동부 해안지역의 이산화황 배출량은 11% 감소한 반면 서부지역은 4.5%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무역마찰과 코로나19 이후 세계로부터 고립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광활하고 에너지가 풍부한 서부지역을 활용하는 새로운 개발전략(Go West)을 짜고 있다.

    이 계획은 지난달 전국인민대표대회 전날 발표되긴 했지만 구체적인 밑그림은 연말에 열리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 제출되는 제14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2021-2025)에 담길 예정이다.

    중국 서부개발은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입지와도 연결된다. 그가 주창한 탈빈곤, 온 국민이 기본적인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샤오캉사회는 낙후된 서부지역을 개발하지 않고는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상하이 자오통대 경제학과 루밍 교수는 “지역발전 전략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지리적, 자연적 조건을 면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대도시나 해안가, 항구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맹목적으로 산업화 전략을 추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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