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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공백 깬 래퍼 나다, 신곡 '내 몸' 회심의 펀치라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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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인터뷰] '내 몸'으로 2년 7개월 만에 돌아온 래퍼 나다
    라틴 그루브 재해석한 얼반 팝 장르 곡 '내 몸'으로 25일 컴백
    다른 누구 아니라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가사, 직접 써
    회사 운영하며 시련 겪고 공백기 길어져…"음악 다시 못할 줄 알았다"
    여자들끼리 팀 짜서 운동하는 유튜브 채널 최근 개설, 수익금 미혼모 가정에 기부
    올해 발매 목표로 미니앨범 준비 중

    지난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래퍼 나다를 만났다. (사진=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단독으로 낸 마지막 싱글 발매일이 2018년 1월이니, 꽤 긴 공백이다. 약 2년 7개월 만에 신곡 '내 몸'(My Body)으로 돌아온 래퍼 나다는 그래서 더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이번 활동을 준비했다. 그동안 드라마('열두밤'), 웹예능('나다의 쉿크릿', '네버 슬립'), 서바이벌 프로그램 심사위원('고등래퍼' 2, 3), 광고 모델(서브웨이) 등 결코 '가만히 있지는 않은' 날을 보냈으나 정작 '음악'은 오랜 시간 하지 못했다.

    직접 회사를 운영하는 건 남다른 경험이었으나 실은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음악으로 다시 돈을 벌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한 시기였다. 결국 회사는 접었지만, 심리적인 슬럼프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자신감이 떨어지니 곡 작업도 잘되지 않았다. 연습생 트레이닝 선생님으로 인연을 맺은 현 소속사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와 정식 계약을 하며 속전속결로 신곡을 준비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내 몸'이다.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래퍼 나다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그는 "안녕하세요? 나다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리게 됐습니다"라며 활기차게 인사했다. 듣자마자 느낌이 와서 바로 가사를 쓰기 시작했다는 나다는 "제가 들어도 정말 좋고 자랑스럽고 후회가 없는 앨범"이라며 오래 기다린 팬들도 흡족할 만한 앨범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늘(25일) 저녁 6시에 발매되는 새 디지털 싱글 '내 몸'은 라틴 그루브를 재해석한 얼반 팝 장르의 곡으로 쉽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 라인과 신나는 비트가 인상적이다. 원래 남미 음악을 좋아한다는 나다는 '내 몸' 비트를 딱 듣자마자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기승전결이 되게 확실한 노래"라며 "제가 운동하는 걸 되게 좋아하는데, (곡에 맞춰 가사를)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림이 그려졌다. 라틴, 뭄바톤 되게 좋아해서 한번 해 보고 싶었는데 딱 좋은 곡을 만나서 수월하게 작업했다"라고 설명했다.

    나다는 약 2년 7개월 만에 신곡 '내 몸'으로 돌아왔다. '내 몸'은 라틴 그루브를 재해석한 얼반 팝 장르 곡으로, 나다가 직접 작사했다. (사진=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나다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내 몸에 투자하자'라는 메시지의 가사를 직접 썼다. 그는 "음악 자체도 다시는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너무 힘들어서… 제가 되게 긍정적인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자존감이 되게 많이 떨어졌다"라며 "작년엔 정말 놀았다. 혼자 여행도 가 보고 하면서 생각한 게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건 자기밖에 없다는 거였다. 좀 더 나 자신을 돌보고 사랑하자고 생각했다. 자존감이 떨어진 분들이나 힘든 분들이 힘 얻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가사를 써 봤다"라고 밝혔다.

    회심의 펀치라인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나다는 "하나 있는데 심의에 안 걸렸다"며 웃었다. '넌 애길 만들 줄만 알지 애비 될 줄을 몰라'라는 구절이다. 가사 속 화자를 분노하게 한 상대에게, 아기를 만들 줄 알지만 좋은 아버지가 될 만큼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일갈하는 내용이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꾸자는 메시지에 맞게 '러닝머신 댄스'도 준비했다. 노래를 듣자마자 '홈 트레이닝' 콘셉트가 생각났는데, 안무가에게 노래를 들려줬을 때도 같은 반응이 나왔다는 게 나다의 설명이다. 그는 "홈 트레이닝을 겨냥한 콘셉트를 잡게 된 건 숙명"이라며 웃었다.

    뮤직비디오에도 나오는 러닝머신 댄스는 움직이는 러닝머신 위에서 동작을 하는 것이어서 위험해 보이기도 했다. 이에 나다는 "무릎, 정강이, 머리 다 멍들었다"라며 "댄스를 저렇게 따라 하시면 안 된다. (안무를) 쉽게 해서 공개하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같은 동작을 바닥에서 하는 버전도 있다고 덧붙였다.

    나다는 '내 몸'을 작사한 것은 물론, 전체적인 콘셉트, 뮤직비디오 구성, 의상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진=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내 몸'은 신체와 정신의 건강함 모두를 이야기한 노래지만, '머릿속'이나 '마음속'을 직접 보여줄 수는 없어서 나다는 '건강한 몸'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제가 진짜 술을 좋아하는데 두 달 가까이 금주를 했다"고 해 폭소를 유발한 그는 "절대 다이어트를 강요하는 음악이 아니다. 체중 감량보다는 근육 만드는 데 집중했다. 열심히 만들었다"라고 답했다. 근육이 더 잘 보이게끔 3년 만에 태닝을 했다.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인 의상부터 메이크업, 헤어 스타일도 눈에 띄었다. 의상 콘셉트는 '뉴트로'(new+retro의 합성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로 잡았다. 1990년대 런웨이를 열심히 보면서 트위드 재킷, 동물 프린트 등 당시 유행하던 의상을 많이 준비했다. 특히 앞머리 일부분에 한 샛노란 브릿지는 시선을 잡아끌었다. 이에 관해 질문하자 나다는 '피콜로', '더듬이 머리', '쫀드기' 등 이 머리에 붙은 여러 가지 별명을 먼저 소개했다.

    나다는 "제가 스타일링에 되게 신경을 많이 쓴다. 머리도 오랜만에 단발로 잘라보고, 붙여보기도 했다. 오랜만에 나왔으니 뭔가 특별해야 하지 않을까 했다. 이 더듬이 머리를 추천받았다. 꼭 하라고, 너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2년 전부터 작년까지 외국에서 되게 많이 한 머리다. 이거 100% 유행한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앞머리만 상하니까 활용도도 높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콘셉트, 의상, 뮤직비디오 구성까지 나다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왜 이런 것까지 나다 씨가 하세요?"란 말도 들었다. 하지만 나다는 이번 작업에 많은 이들의 노력이 들어갔다는 것을 강조했다. '너무 좋은 대표님'을 만난 덕도 있고, 안무, 앨범 사진, 재킷 로고를 제작한 '친구들'을 언급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결과가 좋으면 가장 좋지만 꼭 그렇지 않다고 해도 "몇 년 뒤에 봐도 후회가 없는 작업"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25일 저녁 6시 정식 발매되는 나다의 새 디지털 싱글 '내 몸' (사진=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내가 벌어 내가 메꾸는' 상황이 계속되는 등 회사 운영에서 실패를 맛본 나다. "음악은 계속하고 싶은데 경제적으로 제게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도 생각하게 됐다. 제가 이제 서른 살이다. 노후도 생각해야 하고…"라고 말했지만, 음악을 향한 열정과 애정은 식지 않았다. 트레이닝 선생님으로서 연습생을 가르쳤던 나다는 농담처럼 '아, 이 회사에서 앨범 내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했고, 이를 흘려듣지 않은 대표의 제안으로 앨범을 준비하게 됐다.

    한때 자신감 하락으로 '내가 뭔데 누굴 가르치지?'라는 생각도 했다지만, 나다는 지금도 연습생 레슨을 한다. 나다는 "레슨하면서도 배우더라. 제 연습생 때도 생각나고. (가르치기 위해) 준비해야 해서 제게도 도움이 된다"라고 밝혔다. '고등래퍼' 심사위원 역시 잊지 못할 경험이다. '너무 잘하는 어린 친구들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는 나다는 "되게 반성을 많이 했다. 스스로도 돌아보게 되고. 거기 갔다 오면 경각심을 느끼고 왔다"라고 설명했다.

    나다는 "제가 다시 음악 하게 된 만큼 누군가랑 비교하지 말자고 했다. 그러면서 외로워지는 것 같거든요. 제가 준비하고 있으면 운때가 들어올 거니까. 이번 앨범은 최선을 다해서 후회가 정말 없다. 뒤돌아봤을 때도 후회 없는 앨범이 될 것 같다. 정말 다시 앨범을 하게 된 만큼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제가 서른 살이고 이제 8년차가 되지만, 진짜 신인 같은 자세로 뭐든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진짜로!"라고 밝혔다.

    "(힙합이) 남성향이 되게 강한 음악 장르 특성상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 같아요. 아직까지 여자들이 자기 얘기 했을 때 '왜 저래?' 하는 시선이 있는 것 같고요. 그래도 2020년도라 많이 깨어있는 것 같은 게, 제가 트월킹(엉덩이 춤)할 때 2013년도에는 욕을 굉장히 많이 먹었지만 지금은 다들 하고 있잖아요. (웃음) 나 자신이 당차게 뭘 하고 그런 건 힘들지 않는데 아직까지는 그 (시선의) 벽이 있긴 해요.

    나다는 올해 발매를 목표로 미니앨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사진=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해외에서도 여성 래퍼들이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한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사이먼도미닉(쌈디) 님 인터뷰에서 '해외에서도 여성 래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어서 한국의 여자 래퍼들도 급부상했으면 좋겠다'는 걸 봤어요. 지금 (한국 힙합씬에서) 자리 잡고 있는 분들은 거의 남자분들이잖아요. 여자 래퍼들도 많이 끌어주고 해외처럼 합쳐서 러쉬하면 더 잘되지 않을까 기대 갖고 있어요."

    코로나19 시국으로 인해 공연을 할 순 없지만, 나다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소통할 예정이다. 얼마 전에는 '브린이의 연봉협상'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부터는 직접 유튜브 채널 '나다 외 XX야'를 개설해 친구들과 함께 운동 경기를 펼치는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다. 경기할 때마다 기부하자는 마음으로 진행 중인데, 이 돈은 미혼모 가정 돕기에 쓰인다.

    미혼모 가정을 기부처로 정한 이유를 묻자, 나다는 "여자 염색체 XX에서 따온 말이다. 여자끼리 운동하려고 만든 거라서, 여성들에게 도움 될 만한 곳에 기부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미혼모 가정에 끌리더라"라며 "다 갖춰진 가정에서도 아이 키우는 게 힘든데 여자 혼자 아이 키우는 건 더 쉽지 않으니"라고 말했다. "여자가 조금 힘들다고 생각하면 우리(여자)끼리 도우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는 나다는 '여돕여'(여자를 돕는 건 여자)의 자세로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걸그룹 와썹으로 데뷔한 후 지금까지 주로 디지털 싱글을 발표한 나다는 미니앨범을 준비 중이다. 나다는 "아마 이번 연도 안에 미니앨범으로 나올 것 같다. 작업해 둔 것들이 있다"라며 "그걸 기대해 달라! 더 좋은 곡이 있다"라고 밝혔다.

    래퍼 나다 (사진=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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