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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6개월 만에…강정호는 왜 이제서야 사과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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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6개월 만에…강정호는 왜 이제서야 사과했을까

    KBO리그 복귀를 추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음주운전 관련 공개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33)가 음주운전 삼진아웃에 대해 사과했다. 앞으로 달라진 모습으로 봉사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싸늘한 여론을 돌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강정호는 지난 2016년 12월 세 번째 음주운전 적발 이후 3년6개월 만에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고개를 숙이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만약 그때 바로 사과했다면 여론이 조금은 달라졌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그래도 더 일찍 고개를 숙였어야 했다.

    강정호는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가 늦어진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 미리 들어왔어야 했는데 징계 수위 발표와 코로나19 때문에 늦어진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리겠다"고 말했다.

    강정호의 발언을 살펴보면 그가 생각한 사과 시점은 KBO 리그 복귀를 결심한 이후인 것 같다.

    하지만 그에게 실망한 야구 팬 앞에서 고개를 숙일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사고 직후 혹은 메이저리그 복귀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에도 기회는 있었다.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강정호는 세 번째 음주운전 적발 이후에도 소속팀이 있었다.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강정호는 미국 비자 발급 문제가 해결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피츠버그에서 뛰었다.

    지금은 소속이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새로운 소속팀을 찾아봤지만 여의치 않았다.

    야구를 다시 하고 싶은 강정호의 선택지는 아마도 KBO 리그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복귀 요청 소식이 전해지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어떻게든 여론을 돌려야 했다.

    강정호는 KBO 상벌위원회가 열린 지난 5월 말 이전에도 사과할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미국에 있었고 코로나19로 인해 귀국이 여의치 않았을 수는 있다.

    모양새가 좋지 않게 됐다.

    KBO 상벌위원회는 강정호에게 유기실격 1년, 봉사활동 300시간 징계를 내렸다. 3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선수에게 유기실격 3년 처분을 내릴 수 있다는 규정이 2018년에 생겼지만 강정호에게 소급 적용하지 못하면서 KBO 리그로 복귀할 길이 열렀다.

    만약 상벌위원회가 강정호에게 유기실격 3년 징계를 내렸다면 사실상 복귀가 쉽지 않은 상태가 됐을 것이다. 그래도 그는 사과하는 자리를 마련했을까.

    상벌위원회가 열리기 전 공개 사과를 할 기회를 어떻게든 마련했다면 어땠을까.

    만약 메이저리그에서 계속 뛰었다면 국내 야구 팬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자리가 마련됐을까. 강정호는 이에 대한 질문에 "은퇴하더라도 사죄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답했지만 그게 진심인지는 알 수 없다.

    결과적으로 강정호는 KBO 리그 복귀를 위한 여건이 형성된 뒤에야 마이크를 잡았다.

    때 늦은 사과는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

    금주와 사회공헌 활동 등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강정호는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자회견 이후에도 여론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느낌이다. 강정호는 그동안 너무 이기적으로 살았다고 말했지만 뒤늦은 사과 시점이 그를 더욱 이기적으로 보이게 만든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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