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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고개 숙인 강정호 "속죄하겠다 다시 한번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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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만에 고개 숙인 강정호 "속죄하겠다 다시 한번 기회를"

    KBO리그 복귀를 추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음주운전 관련 공개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강정호(33)는 세 번 고개를 숙였다.

    강정호는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 마련된 공식 기자회견 단상에 오르자마자 고개를 90도 숙여 인사를 건넸다. 2016년 12월 음주운전 적발과 삼진아웃제 적용에 따른 실형 선고를 받은 이후 공식적으로 사과하기까지 약 4년이 걸렸다.

    강정호는 말 주변이 없어 원고를 준비해왔다고 양해를 구한 뒤 사과문을 읽었다.

    강정호는 "저의 잘못에 실망하신 모든 팬 분들, 야구를 좋아하는 어린이 팬들에게 야구 선수로서 잘못된 모습을 보여드려 엎드려 사과하고 싶다. 또 저 때문에 음주사고를 떠올린 모든 피해자 분들께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사과가 너무 늦었다. 항상 빚을 진 마음이었고 모두에게 떳떳하지 못했다. 야구선수이자 인간 강정호로서 성실하고 진실되게 살고자 한다. 앞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강정호는 사과문을 모두 읽은 뒤 자리에서 일어나 또 한번 고개를 90도 숙여 사과했다.

    최근 KBO 리그 복귀를 요청한 강정호는 상벌위원회로부터 유기실격 1년, 봉사활동 300시간 징계를 받았다. 세 차례나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선수에게 너무 솜방망이 처벌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강정호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KBO리그 복귀를 추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음주운전 관련 공개 사과 기자회견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본격적인 질의응답에 앞서 강정호가 향후 계획을 밝히는 순서가 마련됐다. 야구장으로 돌아오지 말라는 팬들의 비난이 거센 가운데 그가 여론을 돌리기 위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관심이 쏠렸다.

    강정호는 "구단에서 저를 받아준다면 첫해 연봉 전액을 음주운전 피해자 분들에게 기부하겠다. 음주운전을 근절하고 피해자를 돕는 캠페인과 기부 활동을 이어가겠다. 은퇴하는 순간까지 유소년 야구 선수들에게 재능 기부를 하겠다. 조금이라도 속죄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어지는 질의응답 순서에서는 날선 질문들이 쏟아졌다.

    복귀만 하지 않으면 비난을 감수할 필요도 없는데 왜 굳이 돌아오려고 하는지, 과거 야구로 보답하겠다는 발언에 비난이 쏟아졌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 음주운전 적발 이후 곧바로 은퇴한 박한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등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

    강정호의 답변은 한결 같았다. 세 번째 음주운전 적발 이후 술을 완전히 끊었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으며 달라진 모습,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KBO리그 복귀를 추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음주운전 관련 공개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강정호는 "나는 정말 무지했고 어리석었다. 야구만 바라봤고 야구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선교사님을 만나면서 정말 많이 회개했다. 많은 비난과 질타를 받을 것을 감수하고 있다. 받으면서 더 성숙해지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유소년 야구 선수들에게 재능 기부를 하고 싶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강정호는 "어린 아이들의 꿈을 짓밟은 것 같아 많이 미안했다. 재능 기부를 하러 가면서도 그 아이들이 나를 좋아해주는 모습에 더욱 더 미안했다. 앞으로 이렇게 살면 안되겠구나 느꼈고 아이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다닐 때 인성 교육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야구를 어느 정도 잘하다 보니까 내가 공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거만해졌고 자만한 것 같다. 지금부터라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어린 아이들에게 조언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정호는 모든 질의응답을 마치고 기자회견장을 떠나기 전 또 한번 고개를 90도 숙이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강정호가 그라운드에서 야구 팬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할 수 있는 날이 올까. 강정호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이번 사과 기자회견이 싸늘한 여론을 돌릴 수 있을지 여전히 알 수 없는 가운데 이제 키움 히어로즈의 결단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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