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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건 탈출' 9살 아이, 퉁퉁 부은 손으로 먹을 것부터 찾았다



경남

    '목숨건 탈출' 9살 아이, 퉁퉁 부은 손으로 먹을 것부터 찾았다

    빈집서 짜파게티, 콜라 등 먹고 도망쳐
    편의점에서도 시민이 사준 도시락, 바나나 등 급히 먹어
    경찰, 계부·친모 강제 수사 검토··의붓동생 3명 아동보호 명령 청구

    지난달 29일 창녕 한 편의점 CCTV영상 일부 캡처. (사진=이형탁 기자)

     

    계부와 친모로부터 고문 수준의 잔혹한 학대를 받아온 9살 여자 초등학생이 목숨을 건 탈출을 하자마자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먹을 것부터 찾은 것으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9살 A양이 살던 창녕군 빌라 옆집 거주자는 11일 "지난달 29일 오전 10시쯤 아이가 집에 와 짜파게티와 누룽지를 먹고 간 흔적을 발견했다"는 말을 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경사가 심한 15m 높이의 4층 베란다 지붕을 넘어 목숨 건 맨발 탈출을 한 뒤 도망쳐야 하는 위험한 순간에도 짜파게티와 콜라 등을 먹고 허기진 배를 달랜 것이다.

    A양은 이후 인근 마을까지 절뚝거리며 1km 넘게 도망쳤다.

    A양을 발견한 시민이 편의점으로 데리고 가 사준 도시락과 바나나 우유, 과자 등도 A양은 퉁퉁 부은 손으로 급하게 먹기까지 했다.

    발견 당시 A양은 빈혈을 보였을 정도로 제대로 먹지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이 밝혔다. 하루에 한 끼 정도 밥을 줬고, 주로 다락방에 혼자 감금됐을 정도로 철저하게 가족과 분리된 삶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A양과 가해 부부가 살던 집. (사진=이형탁 기자)

     

    그러나 A양을 잔혹하게 학대한 계부와 친모의 경찰 수사는 더딜 전망이다.

    전날 A양의 동생 3명에 대해 안전을 이유로 법원이 임시 보호 명령을 내리자 이들은 머리를 벽에 박고 건물에서 뛰어 내리려는 등 자해·투신 소동을 벌였다.

    경찰은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들을 응급 입원시켰다. 응급 입원은 최대 3일까지이다.

    경찰은 애초 이날 이들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었다.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검찰과 협의해 강제 수사를 검토하고 있다.

    아동보호 전문기관은 A양의 의붓동생 3명이 상습 폭행을 지켜보는 등의 정서적 학대를 당했다고 보고 피해 아동보호 명령을 법원에 청구했다.

    피해 아동보호 명령은 아동을 보호시설에 맡기고 가해자 접근을 금지하는 등 강제적 법적 조처다. 의붓동생들의 몸에는 학대당한 흔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양이 그동안 고문 수준의 엽기적인 학대를 받아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계부와 친모는 쇠막대기와 빨래 건조대로 때렸고, 프라이팬으로 지져 화상을 입혔다.

    집 베란다에서 이틀 동안 A양의 목을 쇠사슬로 묶어 난간에 자물쇠로 고정해 움직이지 못하도록 했고, 욕조 물에 머리를 담가 숨을 못 쉬게 하거나 불에 달궈진 쇠젓가락으로 발을 지지는 등 9살 아이가 감당하긴 힘든 잔혹한 학대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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