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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속 갇힌 그날도…온라인 속 아이는 '이상 없음'



대전

    가방 속 갇힌 그날도…온라인 속 아이는 '이상 없음'

    장기화된 비대면 교육, 아동학대 사각지대 우려 현실로

    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거듭 연기되며 텅 빈 초등학교 교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여행용 가방에 갇혔다 숨진 A(9)군의 사건 당일 온라인 수업 출석 상황에는 이상이 없었다. 학교 측과 A군의 보호자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와 통화에서도 이상은 감지되지 않았다.

    장기화된 비대면 교육이 아동학대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아직 일부 학년이 등교 수업에 들어가지 않았고 여전히 원격 수업도 병행되는 상황에서 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해당 학교와 충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초등학교 3학년인 A군은 가방에 갇힌 지난 1일 온라인 수업에 '출석했다'. 온라인 수업 플랫폼 상 학생의 출석 체크 시간까지는 알 수 없고 출석 여부만 확인이 된다.

    일선 학교에서는 출석이 되지 않은 경우에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로 확인을 하지만, 출석 완료가 된 경우에는 따로 연락을 취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등교가 미뤄지며 학교 측에서 각 가정과 주고받는 문자메시지와 통화 역시 학대의 정황을 파악하는 역할은 하지 못했다. 사건 당일 A군에 대한 건강상태를 묻는 비대면 질문에는 문제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아동학대의 약 80%는 부모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때문에 아동학대를 드러내는 데는 신고 의무자인 교사 등의 신고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코로나19로 개학이 미뤄지면서 올 들어 이들의 신고는 70% 이상 감소한 상황이다. 아동학대가 줄어든 것이 아닌 감시의 눈이 줄어든 것이다.

    5일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 상가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또래 학생들이 찾아와 숨진 9살 아동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인상준 기자)

     

    지난 4월 말 서울 동작구에서 할머니와 손주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교육부는 온라인 수업 기간 학생 소재 파악 및 안전을 위해 온라인 조·종례와 유선 출결 관리 등에 철저를 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개학 연기와 원격 수업 등으로 아동이 가정 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동학대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아동학대 예방 영상 홍보를 강화하고 아동학대 신고 방법을 안내하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또 장기결석 학생의 경우 학생과 직접 통화해 소재와 안전을 확인하고 불확실한 경우 경찰에 수사 의뢰해야 한다는 지침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비대면 상에서 이상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별도의 확인 과정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숨겨진' 아동학대 피해자에 대해 교육당국 등이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편, A군은 지난 1일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서 여행용 가방에 7시간 가량 갇혀 있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흘 만에 숨을 거뒀다.

    A군을 가방에 감금한 사람은 친부와 사실혼 관계인 B씨로 현재 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A군의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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