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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열전]ICBM→SLBM→신형 잠수함?…북 전략무기 어디까지 왔나



국방/외교

    [안보열전]ICBM→SLBM→신형 잠수함?…북 전략무기 어디까지 왔나

    김정은 "핵 억제력" 다시 언급하면서 전략무기 개발 단계 주목
    2017년 말 ICBM 완성했다며 "국가 핵무력 완성"
    최근 평양 근처 탄도미사일 관련 추정 시설 포착
    신형 SLBM은 이미 발사…잠수함 탑재 발사 성공 여부 미확인
    지난해 7월 일부 모자이크된 잠수함 사진 공개
    ICBM → SLBM → 다음 단계는 '신형 잠수함'
    전문가 "전략무기 개발에 집중할 듯…당장 새 무기 실험으로 보긴 무리"

    ※튼튼한 안보가 평화를 뒷받침합니다. 밤낮없이 우리의 일상을 지키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치열한 현장(熱戰)의 이야기를 역사에 남기고(列傳) 보도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북한 관영매체들은 지난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4차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지난 24일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된 노동당 군사위원회 7기 4차 확대회의에서 '핵전쟁 억제력'이라는 표현이 다시금 등장함에 따라 북한의 전략 무기 개발 상황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은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완성에 이어 지난해 10월 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까지 시험발사하면서 전략핵무기를 상당 부분 완성한 상황이다.

    다만 이를 발사할 플랫폼인 신형 잠수함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탓에, 새로운 미사일 등의 시험발사보다는 해당 잠수함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이 2017년 11월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화성-15형 ICBM 시험발사 모습.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2017년 말 ICBM 완성…지원시설로 추정되는 건물, 평양 근처에서 포착

    전략핵무기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은 크게 지상의 사일로나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발사하는 ICBM과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SLBM, 공중에서 발사하는 ALBM의 3개로 나뉜다.

    이 가운데 북한이 발사 플랫폼 등까지 확실하게 완성한 것으로 보이는 무기는 ICBM뿐이다.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 화성-15형 ICBM 발사에 성공한 뒤, 정부 성명을 내고 이를 공식 발표했다. 이 성명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의 위업이 실현됐다"며 ICBM 완성을 자화자찬했다.

    당시 북한이 성명을 통해 발표한 정점고도는 4475km, 비행거리는 950km로 합동참모본부가 발표한 최고고도 약 4500km, 비행거리 약 960km와 큰 차이는 없다. 다만 미사일 자체는 상당한 고각으로 발사돼 동해의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해 7월 발간한 '2019 전략 다이제스트'에서 화성-15형의 사정거리를 1만 2874km로 추정하며 "미국 본토의 전 지역을 타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 평양 순안국제공항 인근 '신리'에 지어지고 있는, 탄도미사일 지원용으로 추정되는 시설의 3월 21일자 위성사진. (사진='분단을 넘어' 홈페이지)

     

    여기에 더해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인터넷 매체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북한이 평양 순안국제공항 인근의 '신리'라는 곳에 탄도미사일 관련 시설을 짓고 있다고 보도했다.

    CSIS는 유럽우주국이 촬영한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확장과 관련된 것이 거의 분명한 새로운 시설의 완공을 앞두고 있다"며 "천장 고도가 높은 건물은 화성-15형과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을 수용할 만큼 충분히 크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곳이 평양과 매우 가까운 곳이기 때문에, 오히려 탄도미사일을 직접적으로 발사하는 시설일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시에 1순위 공격 목표가 되기 때문이다.

    만약 이 분석이 맞더라도 직접적인 발사 시설이 아니라 탄도미사일을 조립하는 등 핵전력과 관련된 시설일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럴 경우 이 곳에서는 이미 완성한 ICBM을 더 만들고 발전시키는 등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북한 관영매체가 지난해 10월 공개한 북극성-3형 SLBM 시험발사 모습.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SLBM은 완성, 잠수함 발사 실증 최신화는 아직…개발 계속되는 것으로 추정

    공군(항공 및 반항공군) 전력이 심각하게 노후화돼 있는 북한이 ALBM을 갖추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평가된다. 따라서 북한은 그 다음으로 SLBM을 완성하려 하는데, 미사일 자체는 어느 정도 완성됐지만 이를 발사할 잠수함이 아직 제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SLBM은 3가지 전략핵 중 가장 위협적으로 평가된다. 잠수함을 찾는 일 자체가 무척 어렵기에, 자국이 1차 핵공격을 받더라도 살아남아 상대에게 핵공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이 '핵 선제공격을 하면 둘 모두 확실히 붕괴한다'는 상호확증파괴(MAD)를 정립하게 된 것 또한 이 때문이다.

    일단 북한의 SLBM 기술 자체는 어느 정도 완성됐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합참은 이 미사일의 최고고도를 90여km, 비행거리는 약 450km로 탐지했다.

    이어 북한 관영매체들은 "잠수함탄도탄 북극성-3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새로 설계된 탄도탄의 핵심 전술 기술적 좌표들이 과학기술적으로 확증됐다"고 보도했다. 기사에는 이 미사일이 대기권 밖에서 촬영해 지상으로 전송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구 사진까지 실렸다.

    북한 관영매체가 지난해 10월 공개한, 북극성-3형 SLBM에 장착된 카메라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지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문제는 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플랫폼, 즉 잠수함이다. 북한은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 자체는 성공했지만 최신형 SLBM을 탑재해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 개발에는 아직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15년 5월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SLBM의 수중 사출시험에 성공했다. 이듬해 8월에는 이른바 '신포급' 또는 '고래급'이라고 불리는 잠수함에서 북극성-1형 SLBM 시험발사에 성공함으로써 위협이 본격적으로 현실화됐다.

    다만, 이 잠수함은 규모 등의 문제로 SLBM 1~2발만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전략적 가치는 다소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좀더 규모가 크고 SLBM을 더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의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북한 관영매체가 지난해 7월 보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잠수함 시찰 모습. SLBM 발사관이 위치한 것으로 보이는 부분 등이 모자이크 처리돼 있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지난해 7월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돌아봤다며 "잠수함이 우리 당의 군사전략적 기도를 원만히 관철할 수 있게 설계되고 건조된 데 대하여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공개된 사진에는 SLBM 발사관으로 추정되는 일부 부분에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었다.

    국방정보본부는 7월 31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이 잠수함과 관련된 내용을 보고하면서 SLBM 3발 정도를 탑재할 수 있고, 직경 7m에 길이 70~80m 정도로 기존의 고래급보다 좀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 잠수함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신형 신포급 또는 신포-C급 잠수함으로 불리는데, 구형 로미오급이나 골프급을 개조했는지 또는 이를 기초로 새로 건조했는지조차도 아직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신포조선소에서 고래급 잠수함과 (SLBM 발사에 필요한) 수중사출장비가 지속적으로 식별되고 있다며 신형 잠수함 진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관련 개발 자체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지난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4차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5개월만의 '핵 억제력' 표현…"당장 새로운 무기 실험보다는 개발에 집중"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1월 1일 보도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미국의 핵위협을 제압하고 우리의 장기적인 안전을 담보할수 있는 강력한 핵억제력의 경상적 동원태세를 항시적으로 믿음직하게 유지할 것이다"며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대조선(대북) 입장에 따라 상향 조정될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난 24일 보도된 노동당 군사위원회 7기 4차 확대회의에서 북한 관영매체들은 "국가무력건설과 발전의 총적요구에 따라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하고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되었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같은 표현이 거의 5개월만에 다시 등장한 셈이다.

    이는 전원회의 결과 보도에서 지난 2018년 4월 20일 선언한 핵실험과 ICBM 발사 중지 모라토리엄 해제를 시사하는 표현이 이미 등장했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우려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군사위원회 확대회의 보도의 표현 수위가 전반적으로 절제돼 있으며, 대외 메시지 발신보다는 군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주류라는 점에서 당장의 군사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으로 보기에는 조심스럽다.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도 "전략무기를 새롭게 개발하거나 실험하겠다는 것으로 바로 해석하기는 쉽지 않다"며 "새로운 전략무기의 개발이나 실험보다는 기존 전략무기의 운영과 관련한 방침들이 설정됐다는 의미가 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리병철 노동당 군수공업부장이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것을 보면 지속적인 전략무기 개발에 집중하고, 전략무기 중심의 군사전략과 작전 변경, 조직편성 등을 하겠다는 의지 표명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군사도발 가능성은 차치하더라도 ICBM 지원 시스템,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 완성 등 기존의 전략무기 개발에는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또다른 전략핵 탑재 탄도미사일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다음 행보는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신형 신포급 잠수함의 공개와 발사 실증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유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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