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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지 마" 문자·아들 신고한 엄마…시민이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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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가지 마" 문자·아들 신고한 엄마…시민이 막았다

    고3 확진자 나온 체육학원 원장, 문자로 확산 막아
    이태원 다녀 온 아들 방역당국에 알려 추가 감염 막은 어머니도
    집에서도 마스크·위생장갑 착용 50대 아들 80대 어머니 감염 막아
    박남춘 인천시장 "시민들의 적극적인 도움 지역확산 막는 원동력"

    인천시 미추홀구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 모습.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지만 인천에서는 시민들의 자발적 신고와 방역수칙 준수 등으로 코로나19 방지 '민간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확산을 막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고3 확진자 나온 체육학원 "학교 가지말고 검사 받으라" 문자로 확산 막아

    인천시는 연수구 소재 체대 입시 전문학원 이용자 37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음성'이 나왔다고 22일 밝혔다.

    이 학원은 고3 등교수업 첫날인 지난 2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18)군이 같은달 7일과 9일 수업을 받은 곳이다. 당시 A군은 마스크를 썼다가 벗기를 반복하는 등 간헐적으로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지난 9일 서울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뒤 확진된 학원강사 B(25)씨의 수업을 듣고 감염된 제자(18)와 그의 친구가 들린 탑코인노래방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A군은 B씨의 제자들이 노래방을 다녀간 직후 이 노래방을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원 원장은 수강생인 A군이 코로나19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한 즉시 출근해 고3 수강행 97명에게 다급하게 등교하지 말라는 문자를 보냈다. A군이 수강 당시 마스크를 썼다가 벗기를 반복하며 수업을 받아 다른 학생들도 감염됐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땀을 많이 배출하고 사람 간 접촉이 많은 체육시설은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장소로 평가된다. A군을 통해 다른 수강생들이 감염됐을 경우 이날 등교로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원장은 수강생들이 문자를 확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에 "답장해달라"거나 "절대 등교하지 말고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를 모두 4차례나 보냈다. 다행히 문자를 본 학생들이 등교수업 당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수강생 출석부를 사진으로 찍어 방역당국에 제출하는 한편 수강생뿐만 아니라 수강생 접촉자들에 대한 검체검사도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했다. 검사 뒤에도 자가격리 중인 수강생들과 수시로 통화하며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철저한 자가격리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검사 결과 고3 학생 97명을 포함한 학원 관련 검사 대상자 378명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집합금지명령문' 이 붙어 있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의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아들 이태원 갔다왔다" 신고한 어머니도 추가 감염 막아

    무증상자에 대한 조사를 요청해 지역사회 확산을 막은 사례도 있었다.

    지난 4일 이태원 주점을 방문한 C씨는 지난 5일 인천 서구의 한 정신요양병원에 입원했다가 8일 검사를 받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C씨가 입원한 날인 5일은 인천 지역 이태원 클럽 관련 첫 확진자인 B씨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이었다. 또 B씨는 입원 당시 발열검사에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무증상자였다.

    방역당국이 B씨의 이태원 방문 사실을 확인해 검체 검사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B씨 어머니의 신고가 있었다. 서울 구로구에 살던 B씨 어머니는 병원에 전화해 "아들이 최근 이태원을 다녀왔으니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를 토대로 방역당국은 B씨의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고 해당 병원의 외래진료를 전면 중단토록 조치했다.

    또 병원의 외부인 접촉 차단과 출입 통제 등 동일집단(코호트) 격리한 뒤 입원환자 179명과 의료진·직원 58명 등 237명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벌여 전원 음성인 것을 확인했다.

    자칫하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직업과 동선을 속여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야기한 B씨보다 더 큰 집단 감염이 발생할 뻔한 순간이었지만 어머니의 전화 한 통으로 막을 수 있었던 셈이다.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발열검사를 받는 모습.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감염 우려에 집에서도 마스크·위생장갑 착용…어머니 감염 막은 아들도

    앞서 인천에서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초기인 올해 초 중국계 관광객 가이드 업무를 마친 뒤 스스로 감염을 우려해 한 달가량 자가격리해 수십명의 감염 확산을 막은 관광가이드 D(58·미추홀구·완치)씨 사례도 있었다.

    D씨는 올해 1월 말 서울에서 중국과 대만 관광객 가이드를 한 직후 집을 돌아와 자가격리했다. 당시 주요 감염원이었던 외국인과의 접촉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우려한 행동이었다.

    86살 어머니와 같이 살던 D씨는 어머니에게 코로나19가 전파될 수 있다는 걱정에 집에서도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착용하며 생활했다. 택시로 전파할 수 있다는 생각에 수㎞ 떨어진 곳도 도보로 이동했다. 그는 자신의 건강상태를 매일 일기로 기록해 방역당국에 제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월 13일 발열 등 의심증상이 나타나자 곧바로 미추홀구 선별진료소를 찾아가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에도 증상이 멈추지 않자 같은 달 23일 다시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가 한 달가량 접촉한 사람은 불과 23명에 불과했고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인천시는 시민들의 이같은 협조와 노력이 코로나19 추가 전파와 확산을 막는 모범사례라고 평가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시민 한분 한분의 적극적인 도움과 방역수칙 준수가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는 원동력"이라며 "인천시도 정부 방역 지침보다 수위를 높여 숨어있는 감염자를 찾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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