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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만 '갓갓' 덜미 잡힌 사연…n번방 수사는 막바지



사건/사고

    자신만만 '갓갓' 덜미 잡힌 사연…n번방 수사는 막바지

    경찰, 'n번방' 창시자 '갓갓' 9일 긴급체포
    "절대 안잡힌다" 오리무중, 디지털 흔적은 남아
    수험생 행세 갓갓, 사실은 24세 대학생…신상공개는?
    남은 공범 코태, 반지, 사마귀…유료회원 수사도 박차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비롯해 수많은 여성의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자들을 수사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경찰이 텔레그램 'n번방' 창시자로 알려진 닉네임 '갓갓'을 검거하면서 디지털 성착취 수사는 사실상 정점에 다다른 모습이다. 이제는 갓갓의 여죄와 추가 공범, n번방 유료회원 등에 수사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박사방' 조주빈 등 굵직한 주범들이 잡힌 것과 달리 오리무중이었던 갓갓이 덜미를 잡힌 경위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나는 절대 잡히지 않는다"며 경찰을 비웃었던 그는 결국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오리무중 '갓갓' 드디어 잡았다…디지털 수사에 덜미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피의자 A(24)씨를 '갓갓'으로 특정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아동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등 혐의로 지난 9일 긴급체포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9일 A씨를 소환해 조사를 벌인 끝에 자신이 갓갓이라는 자백을 받아냈다. 그간 갓갓을 집중 추적해왔던 경찰은 최근 몇가지 주요 단서를 잡아냈고, 이는 A씨 검거에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디지털 기법을 통해 갓갓을 잡아냈고 시인까지 이르게 했다"며 "부인할 것을 대비해서 준비를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n번방 창시자'로 불린 갓갓은 지난 3월 검거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과 함께 디지털 성착취 사건의 주범으로 꼽혔으나 추적은 상당히 까다로웠다. 검거 직전까지 범행을 벌이던 조씨와 달리, 갓갓은 지난해 9월 돌연 잠적했고, 별다른 흔적도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가 장기화되는 와중에도 디지털상 흔적은 반드시 남을 수밖에 없다고 확신했다. 최근 경찰은 핵심 증거들을 잡았다며 검거 임박을 시사하기도 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4일 기자 간담회에서 "제일 안잡히고 있는 것이 갓갓인데, 그동안 의미 있는 수사 단서들을 상당히 확보했다"라고 말했다.

    경찰이 그간 포착한 단서는 지난 1월 조주빈과 갓갓의 대화, IP 주소 및 사용 어플리케이션(앱) 등으로 파악된다. 수개월 동안 행적을 감췄던 갓갓은 올해 1월 돌연 조주빈에게 텔레그램 대화를 걸었다. 갓갓은 "나는 문상(문화상품권)만 받아서 추적해도 나오지 않는다", "증거가 없어서 자수해도 감옥에 가지 않는다"고 자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테랑 수사관이 투입된 경북청에선 갓갓의 IP를 특정해 추적했지만 실제 확인 및 대조 작업에 시간이 다소 지체됐다. 최근에는 익명의 해커를 통해 갓갓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IP 주소가 제보되기도 했다.

    이밖에 갓갓이 n번방 활동 당시 피해자 협박 과정을 관전자들에게 생중계했는데, 이 과정에서 갓갓의 휴대폰 화면과 사용 앱이 노출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앱 추적을 통해 갓갓을 특정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경찰은 갓갓에 대해 11일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향후 심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성별과 나이, 대학생이라는 기본 신상정보를 점을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확인해 주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앞서의 단서 추적이 한 방안이긴 한데, 구체적 수사기법은 알려주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수사 과정을 알려줬다가 자칫 영장심사나 잡히지 않은 공범 행보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라고 경계했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디지털 성착취 수사 막바지…갓갓 여죄‧공범‧유료회원 등 남아

    'n번방'의 시초 격인 '갓갓' A씨가 검거되며 디지털 성착취 수사는 막바지에 다다른 모습이다. n번방을 모방해 악랄하게 운영한 '박사' 조주빈과 공범 '부따' 강훈(18), '이기야' 이원호(19)는 모두 붙잡혀 구속됐다. 제2의 n번방을 운영한 '와치맨' 전모(38)씨, '켈리' 신모(32)씨. '로리대장태범' 배모(19)군도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남은 수사 과제는 갓갓 A씨의 여죄와 함께 남은 공범 추적이다. 애초 텔레그램상에서 신분을 수험생으로 속였던 A씨는 24세 대학생으로 드러났다. 그의 정체에 많은 궁금증이 쏠려 있는 상황이다. 앞서 주범인 조주빈, 강훈, 이원호가 신상공개가 된 점을 볼 때, A씨 역시 신상공개가 유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갓갓의 핵심 공범으로는 닉네임 '코태'와 '반지'가 꼽힌다. 두 사람은 갓갓의 행동대장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 관계자는 "코태 등 공범을 계속 추적 중"이라며 "본격적인 갓갓 조사는 이제부터"라고 밝혔다.

    이밖에 조주빈의 공범으로 지목되는 '사마귀' 행적도 오리무중이다. 사마귀의 경우 조주빈이 박사방을 만들 때 도움을 줬다는 전언이 있으나, 직접적 범행 가담 등 결정적 단서가 아직 부족한 상태다.

    박사방 사건을 수사한 서울지방경찰청에서는 갓갓과 박사방의 연관성도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갓갓과 조주빈이 직접적 연결고리가 없는데, 경북청 조사가 끝나면 자료를 공유하면서 연결고리를 확인해 보겠다"라고 말했다.

    막바지 수사는 n번방을 이용했던 '유료회원'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회원 아이디 1만5천개를 확보해 이중 유료회원 40여명을 입건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료회원을) 계속 특정해 가는 과정"이라며 "특정해도 입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발족한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는 최근까지 디지털 성범죄 517건과 관련된 430명을 검거해 70명을 구속했다. 검거건수 중 제작‧유포는 3건(173명), 조직적 유포는 12건(17명), 개별 유포는 260건(145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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