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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아니면 말고' 김정은 위중설…책임은 누가 지나



뒤끝작렬

    [뒤끝작렬]'아니면 말고' 김정은 위중설…책임은 누가 지나

    '제발 믿어달라' 정부의 강한 부인에도 외신 등 통해 다양한 변주
    무심코 돌 던지는 외신 차치하고, 일부 정치인 근거없는 주장은 문제
    문재인 정부의 독자적 대북접근 견제용 해석도
    총선 후 남북관계 위해 북한 보도도 바뀌어야…책임의식 강화할 필요

    (사진=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을 둘러싼 정반대 주장이 1주일 넘게 이어지며 그 자체로 남북관계의 또 다른 부정적 요인이 될지 우려된다.

    정부는 물론 미국 측의 공식 부인에도 김정은 위중설은 일부 외신과 국내 정치인들의 입을 타고 계속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미국 CNN 보도 이후 김 위원장의 신변은 중태설, 사망설, 코로나 대피설 등으로 다양하게 변주됐다.

    북한 관련 뉴스가 오보로 판명 난 적은 많지만 이번 양상은 좀 유별나다.

    예컨대 2014년에도 김 위원장이 약 40일간 두문불출하자 유고설이 나돌았다. 그러나 당시 정부의 정보 분석과 판단은 그리 확고하지 않았고, 이는 억측이 꼬리를 무는 배경이 됐다.

    반면 이번에는 '제발 믿어 달라'는 식으로 비칠 만큼 정부 태도가 단호함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다.

    이처럼 북한 문제에 관한 한 '아니면 말고' 식 보도와 주장이 가능한 이유는 간단하다. 맞추면 시쳇말로 대박이고 설령 틀려도 위험 부담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는 휴전 상태의 적대관계이기 때문에 일반 국가 간에는 상상도 못 할 오보를 내도 책임질 일이 없다. 북한이 정정보도를 요청해올 일 따위는 없는 것이다.

    어차피 확인이 어렵고 심지어 불가능하기조차 하다면, 더 통 크게 내지르는 게 어떤 면에선 합리적 행동 아닐까. 대중은 작은 거짓말보다 큰 거짓말을 잘 믿으니까. (나치 선전장관 괴벨스)

    일부 외신의 줄기찬 위중설 보도 이면에는 남북관계를 둘러싼 시기적 민감성도 감지된다.

    4.15 총선에서 압승한 문재인 정부가 연초에 공언했던 독자적 대북접근에 나서는 것을 견제하려 한다는 의구심이다.

    김 위원장의 위중설이 지속되고 이를 통해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과 비정상성이 부각되면 남북관계는 시동을 걸기도 전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된다.

    정보야 누가 쥐여주든 출처만 그럴싸하다면 대형 특종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게 언론의 생리다. 무심코 던진 돌에 남이야 다치건 말건 상관없는 외신 입장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 당사자가 우리 정치인이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국익 차원의 정무적 고려까지는 기대할 수 없더라도 최소한의 객관적 근거, 하다못해 합리적 판단의 이유 정도는 제시하는 게 공인의 도리다.

    그런 점에서 김정은 위중설로 관심을 모았던 윤상현 의원과 태영호, 지성호 의원 당선인, 장성민 전 의원 등의 행태는 실망스럽다.

    통일부는 북한 내 특이동향이 없다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이쯤 되면 정부를 일단 믿지 않을 도리가 없는데 별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태 당선인의 경우는 김 위원장의 태양절(4월 15일) 참배 불참이 자신의 당선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식의 황당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4.15 총선 개표가 참배보다 시간적으로 후에 이뤄진 사실조차 무시한 주장이다.

    북한 관련 보도도 이제는 바뀔 때가 됐다. 적어도 정치인이라면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나중에 중대한 오보, 거짓 정보로 판명 나도 적당히 넘어가는 관행은 언론과 정치의 신뢰를 위해서라도 시정돼야 한다.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로 '아무 말 대잔치'가 용인된다면 남북관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4.15 총선이 보여준 민심은 그런 게 아닐 것이다.

    기대 이익이 크면 리스크(위험 부담)도 커지는 게 세상 만물의 이치다. 북한을 바라보는 방식도 이와 다를 수는 없다.

    ※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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