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키움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전산사고가 발생했다. 원유 선물 거래가 일시 정지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이에 따라 손실이 발생한 개인 투자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 HTS는 전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이 마이너스로 하락하는 순간부터 일부 상품의 매매가 중지됐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거래가 중지된 상품은 WTI 미니 크루드 오일 선물이다. 매매 중지 시점은 새벽 4시 전후로, 마이너스 유가를 HTS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발생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17일 종가 18.27달러에서 55.90달러(305%) 폭락한 수치다.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제 때 청산 주문을 넣지 못한 투자자의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매매 중단으로 롤오버(선물 만기 연장)를 못하게 됐고, 강제로 반대매매를 당해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매매란 개인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약속한 만기 안에 갚지 못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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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고객센터에 글을 올린 한 투자자는 "미니 크루드 오일 5월물 최저가인 0.025원에 매수했고 마이너스로 떨어지길래 -0.025원에 청산하려고 시도했다"면서 "하지만 영웅문 글로벌 차트가 오류나고, 현재가 자동 청산 주문도 안되는데다 바로 팔기 주문도 거부되는 등 청산 주문 자체를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투자자는 "마이너스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을 아무것도 못하는 채로 지켜만 봐야했다"며 "마이너스 판매 주문도 불가능하고, 이미 들어가 있던 주문의 수정 또한 거부 안내창만 뜨는 등 각종 오류와 시스템상 문제로 거래가 불가능했다"고 키움증권이 손실금을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측은 "HTS가 마이너스 하락을 인식하지 못한 것은 맞다"면서 "투자자들의 민원과 회사 차원의 조사를 통해 거래가 정지된 이유와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