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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도 꺾지 못한 투표열기…"투표는 나라의 근간"



국회/정당

    코로나도 꺾지 못한 투표열기…"투표는 나라의 근간"

    • 2020-04-10 19:06

    30m 투표 대기줄…점심시간 이용해 투표행렬
    코로나 방역 위해 체온 측정·손소독·비닐장갑
    48㎝ 최장 투표용지…"비슷한 정당명 헷갈려'

    사전투표소가 설치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주민센터의 10일 오전 모습. 4층에 위치한 투표소부터 건물 밖까지 대기인원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류현준 인턴기자)

     

    4·15 총선 사전투표 첫날 서울 지역 투표소는 한 표를 행사하러 나온 유권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민으로서 권리 행사를 하겠다는 유권자의 의지는 꺾지는 못했다. 이번 총선의 첫날 사전투표율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 코로나 우려에도…'역대급' 사전투표 행렬

    이날 선거관리위원회는 유권자들의 '감염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사전투표소 입구에 손 소독제와 체온계, 열화상 카메라 등을 비치해 두는 등 코로나19 예방에 힘썼다. 사전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은 입구에서 체온을 측정하고, 직원들이 뿌려준 손 소독제를 바른 뒤 투표소 건물 안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직원들은 "양쪽 다 끼셔야 해요"라는 말과 함께 비닐장갑도 나눠줬다. 투표 전 신분 확인 과정은 지문이 아닌 서명으로 대체됐다.

    10일 오전 10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주민센터에 위치한 사전투표소에는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점심 시간이 되자 인근 회사에 다니는 4~5명 단위 직장인들이 몰려 오면서 건물 밖으로 30m까지 대기줄이 이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막 투표소에 도착한 한 직장인은 줄을 서기에 앞서 선거사무원을 찾아가 투표를 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소요될지를 물어보기도 했다.

    투표소에서 만난 여의도동에 40년간 거주한 김재진(70)씨는 "(투표는) 당연히 해야한다. 코로나보다 더한 병이 있어도 할 사람이다"라면서 "(투표는)나라의 근간이 되는건데, 4년에 한번 오는 기회 아니오"라고 했다.

    같은 날 오후 동작구 노량진동 동작구청에 위치한 사전투표소에는 유난히 트레이닝 바지 차림으로 나온 젊은 유권자들로 붐벼 '학교'를 방불케 했다. 동작구청 인근에 있는 '노량진 고시촌' 등에서 공무원준비 등 수험생활을 하던 학생들이 대거 투표소를 찾았기 때문이다. 투표를 마친 젊은 유권자들은 건물 밖으로 나와 손목에 찍은 투표 도장을 내밀고 투표소 안내푯말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었다.

    한 유권자가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주민센터에 위치한 사전투표소에 들어가기에 앞서 체온 측정을 받고 있다. (사진=이도윤 인턴기자)

     

    ◇ 48.1㎝…"정당 번호 보고 왔는데도 헷갈려"

    이번 총선에 처음 등장한 것은 또 있다. 바로 48.1㎝ 투표용지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투표용지에 적히는 당이 35개에 달하면서 생긴 일이다. 팔뚝 길이만 한 투표용지에 대해 "당황스러웠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홍세인(29)씨는 "투표용지가 너무 길어 몇 번 접어서 봉투에 넣어야 하는지 헷갈렸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태현(32)씨도 "어르신들이나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우왕좌왕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투표용지를 채운 정당 이름이 비슷해 헷갈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촌동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직장인 조연수(31)씨는 "뒷부분이 똑같은 정당 이름이 많아서 내가 생각한 당이 이 당이었나 짧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은지(25) 씨는 "의석 차지하려고 표 싸움 하느라 길어진 것이어서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들은 더 큰 어려움을 호소했다.

    종로구 사직동 사전투표소에서는 한 시각장애인 투표자의 남편 나모(64)씨가 "투표용지가 이렇게 길면 맹인들은 어떻게 투표하냐"고 항의했다. 나씨는 투표장에서 나와 "비장애인도 헷갈리는데 시각 장애인들은 어느 세월에 투표하냐"면서 "선택의 자유를 침범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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